그믐밤-김명순
분야: 어문 > 시 > 자유시(현대시)
저작자: 김명순
원문 제공: 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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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 별 고운데 떨어질 듯 여겨서
한아름 받건마는 허전한 이 모양아
버러지 울어낸다
가을을 찾노라니 깊은 골에 왔구나
청황적(靑黃赤) 난만(爛漫)한데 이곳이 어디냐
물소리 그윽하여 숨은 정(情) 아노란다
모랫길 예이는 잔잔한 시냇물아
내 목소리 높이어 네 이름 부르노라
바다로 가는 길을 나 함께 가자꾸나
쓸쓸한 거리 끝에 임 오실 리 없거늘
그리운 정 도지면 오신 듯 달 떠진다
행여나 같은 모양 눈앞에 벌어지리
초겨울 밤 깊어서 힘든 글 읽노라면
뒤뜰의 예리성(曳履聲)이 그의 것 같건마는
내 어려움 모르니 낙엽성(落葉聲) 그러한가
뜻대로 된다 하면 훌훌 날아 보고서
임이 웃고 일하는 다행한 화롯가에
파랑새 한 마리로 이 추움 고(告)하리라
《삼천리》, 1939년 1월.
<재편집: 오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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