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신 싸운 봉구-여운형
분야: 어문 > 수필 > 경수필/수필
저작자: 여운형
원문 제공: 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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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는 재작년(1933년) 겨울, 아버지가 감옥에서 나와 서울에 있는 사이 상해에서 이 세상을 떠난 나의 맏아들입니다.
그가 여섯 살 먹었을 때, 하루는 경관들이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그때 그는 가지고 놀던 생철 칼을 빼들고 쫓아나가면서 우리 아버지를 왜 잡아 가려느냐, 못 잡아간다고 대들어 싸우려고 합니다. 여섯 살 먹은 그가! 나는 그를 껴안고 용감스럽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일곱 살 먹었을 때는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불란서∙영국∙미국의 그 중 한 아이가
"너는 차이니즈(중국인)“
라고 놀리며 업신여겼습니다. 그때 그는 분함을 참지 못하였습니다.
"무엇이냐? 나더러 차이니즈라고? 나는 코리언이다. 여태 코리언을 몰라? 코리언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간다“
고 덤벼들어 서로 어우러져서 싸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가 나한테 역성을 들어 달라는 눈치를 보이므로 나무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삼십 명 가운데 조선이라고는 봉구 하나! 그는 끝까지 용감하게 싸워 마침내는 그들을 물리치고야 말았습니다.
"싸워라! 네 힘껏 싸워라! 그리고 네가 너를 아낄 줄을 알아라!"
나는 6백만 어린 동무들 앞에서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소년중앙》, 1935년 2월호)
<재편집: 오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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