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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향 수필방

내 소설과 모델-현진건

작성자오솔향|작성시간26.06.19|조회수14 목록 댓글 0

내 소설과 모델-현진건

 

분야: 어문 > 수필 > 경수필/수필

저작자: 현진건

원문 제공: 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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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와 철창」과 죄수

 

얼마 전에 『신소설』에 실린 「신문지와 철창」이란 일편은 내가 대구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 있을 때에 그 주인공 같은 실재 인물을 같은 감방에서 보았다. 그의 주름살 잡히고 찢어진 옷을 입은 모양과 누구를 원망하는 듯 스스로를 조소하는 듯한 그 태도와 눈물겨운 가정생활들을 꺼칠꺼칠한 목청으로 들을 때에 나는 이상한 흥미를 느꼈다. 그리하여 그 노인의 성격을 내 마음에 맞도록 조금조금 고치기도 하고 테마도 뺄 것을 빼고 내 머리속에서 만든 부분을 보충도 하여 이 일편을 만들어 낸 것이니 이것이 내가 10여 년을 두고 장단편 소설 수십 편을 쓴 속에서 실사실(實事實)을 가장 많이 취급하여 본 작품이었다.

 

이 밖에 있는 「조선의 얼굴」이나 「타락자」나 「지새는 안개」나 「피아노」 「불」 같은 다수한 작품은 대개가 극히 적은 암시를 우연한 기회에 받아 두었다가 구상을 발전시키고 표현을 요리시키어 맨들어 낸 것이니 대개는 상상의 산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나는 대체로 소설을 씀에 있어서 실사실에서 재료를 취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딴말이나 소설은 실사실이나 혹은 실재 인물에 있어서 그것을 작품화하는 것이 쉬울 것같이 생각된다. 이미 있는 인물이매 늘 보고 듣고 하여 산 성격과 산 동작이 떠오를 상싶다. 그러나 어쩐지 상상으로 그리는 편이 편하여 나는 실제 테마와 실제 인물에 그렇게 치중하여 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로 반드시 천재·영웅·미인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나의 주장은 평범인을 취급하되 그 평범인의 비범성을 붙잡는데 노력한다. 인물이야 어떤 것인들 거리끼랴. 또 사건도 어떤 것인들 소설가가 바라볼 때에는 다 재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여기에 평탄한 테마 중의 비범 부분과 평범한 인물 중의 비범사를 붙잡으면 족하다 아노라.

 

(삼천리, 1930. 5)

 

<재편집: 오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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