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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땅이름⑤

작성자권오숙|작성시간03.06.12|조회수280 목록 댓글 0
재미있는 땅이름⑤
대야미역(大夜味驛)과 4호선 역이름들

이형석(한국땅이름학회 부회장, 해양지명위원)
♤'한 밤중에 맛이 좋은 역'인가?-대야미역
경기도 군포시 대야미동에 자리한 대야미역(大夜味驛)을 한자로 풀이해 보면 위와 같이 희안한 의미의 역이름으로 풀이된다. 이 역에 가서 살펴보아도 큰 식당이나 특별히 맛이 좋기로 이름난 식당이나 나이트클럽은 찾을 수 없다.
울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 경계를 흐르는 회야강(回夜江)이 있는데 이 강에 대하여 서생지방에서는 다음과 같은 야담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강 건너 마을에 두 아이를(혹은 일곱 아이라고도 한다) 키우며 살아가는 과수댁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잠에서 깬 아이들이 엄마를 찾았더니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밤이 되면 엄마는 어디론가 마실을 나갔다가 아이들이 깨기 전에 되돌아오곤 했다. 궁금증을 못 이겨 자는 척 하고 누웠다가 살금살금 엄마의 뒤를 밟아본 아이들은 강의 반대편 마을에 어머니의 숨겨 논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밤이면 나갔다가 날이 새기 전에 돌아오는 부정한 어머니...어둠이 걷히기 전에 돌아온다고 해서 '회야(回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실로 수긍이 가는 그럴듯한 땅이름 유래이다. 그러나 이는 대야미역과 함께 견강부회(牽强附會)-즉 말을 억지로 끌어 붙이어 조건에 맞도록 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그러나 '회야강'은 '밤에 돌아온다'는 의미의 강 이름이 아니고 '논배미를 활처럼 크게 감돌아 흐르는 강'으로 '크게 감돌아 흐른다'는 의미에서 '회'(回). (논)배미의 '배미'가 '밤'(=夜)으로 바뀌어져 '회야강'이 된 것이다.
그리고 대야미역 또한 산간지역으로 대부분 논밭이 협소하나 '이 지역에 1정보(町步) 크기의 논이 있었다'는 데서 '큰 배미-한 배미'라는 뜻으로 대야미라는 땅이름이 유래되었다. 즉 '큰=한=대(大)'이 되고 '배미는 뱀-밤(=夜). 미(味)'가 되어 '대야미'가 된 것이다.
'한배미, 큰배미, 대야미, 대야미리'라고도 부르는 대야미리는 본래 광주군 북방면의 지역으로서 큰 논배미가 있으므로 '한배미, 큰배미 또는 대야미, 대야머리'라 하였는데, 고종32년(1895년) 안산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갈티 뒷뱅이를 병합하여 대야미라 해서 수원(화성)군 반월면에 편입되었다가 다시 1994년 12월 26일 행정구역 조정으로 군포시에 편입, 대야동이 되었다.

♤ 전철 4호선 역이름 중 보통 명사과 고유명사의 역이름.
전철 4호선은 당고개에서 26개 역과 과천선, 안산선으로 연결되어 오이도역에 이르기까지 총 47개 역으로 그 이름은 다음과 같다.
<4호선/ 26역> 당고개⇒상계⇒노원⇒창동⇒쌍문⇒수유⇒미아⇒미아삼거리⇒길음⇒성신여대입구(돈암)⇒한성대입구(삼선교)⇒혜화⇒동대문⇒동대문운동장⇒충무로⇒명동⇒회현(남대문시장)⇒서울역⇒숙대입구(갈월)⇒삼각지⇒신용산⇒이촌⇒동작⇒이수⇒사당⇒남태령. <과천선>⇒선바위⇒경마공원⇒대공원⇒과천⇒정부과천청사⇒인덕원⇒평촌⇒범계⇒금정. <안산선>⇒산본⇒대야미⇒반월⇒상록수⇒한대앞⇒중앙⇒고잔⇒공단⇒안산⇒신길온천⇒정왕(한국산업기술대)⇒오이도.
위 역이름 중 문화적인 명칭-즉 문화재이름이나 역사적인 땅이름, 토박이 땅이름은 찾아 볼 수 없다. 단지 동대문을 비롯, 경마공원, 대공원, 중앙, 공단역 외는 대부분 마을이나 동이름, 고개이름, 바위이름, 청사이름 등이다.
여기에서 역이름으로 알맞지 않은 '중앙역'이나 '공단역'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로 지역을 첨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 역이름 중에서 재미있는 이름이나 혼동하기 쉬운 이름은 다음과 같다.
▶신길온천역-이 역주변에 온천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 역에 내렸을 경우, 낭패를 보게 된다. 그것은 이 역 주변에 온천은 없고 일반 목욕탕정도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헛걸음치는 내방객을 위하여 입구에 '이곳에는 온천이 없습니다'고 안내판까지 게시하여 놓았다. 역 역의 주변이 신길동이고, 주변에 '온천이 개발될 예정이라 하여 명명하였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밖에 없다.
▶오이도역-옛날에는 옥기도라 부르는 섬이었는데 섬의 모양이 마치 '오이'모양으로 생겨 '오이도'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옛 수인선 군자역 자리는 정왕동의 중심지에 위치하므로, 서울의 군자역과 혼동이 예상되어 정왕역으로, 오이도와 근접해있는 역은 땅이름 되찾기 일환과 시의 문화유산을 널리 소개하기 위하여 오이도역으로 제정하였다. 오이도에는 원시시대 주거지로서 이곳 조개무지에서 빗살무늬토기를 비롯, 원시인들의 유물이 발견되는 유적지이기도 하다.
현재는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오이도 종점에 내려 다시 버스나 택시를 바꿔 타고 오이도 바닷가 회집에 이르러 한잔하는 관광지를 겸한 해양 식당가로 인기가 높다.
▶선바위역-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인근, 하리천에 큰 바위가 우람하게 서 있어서 선암이라는 바위이름을 순 우리말로 고쳐 불려지게 된데서 유래하였다.
선바위는 말 그대로 서 있는 바위로 입암(立岩)을 비롯, 선바우, 선바구, 선암, 좃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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