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 경엔 한낮 기온 30도를 살짝 웃돌며
6월 초순부터 찜통을 걸어놨던 작년보다도 더 빨리 여름이 왔나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6월에 접어들며 조석 기온차가 크고 낮기온도 추억의 그 온도이다.
그래도 아침 운동한답시고 그늘하나 없는 곳을 걷기란
선스크린을 쓰지 않는 내겐 불편해서
여기 저기 다른 경로를 발견할 필요가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웬 달밤에 체조?"라도 비야냥 할 수도 있으나
내겐 '딱'이자 안성맞춤 트랙을 발견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가마솥 더위가 이젠 여름 기후로 고정되어 버린 요즘 시대에,
여유 있거나 또는 없어도 폼생폼사로 사는 사람들이야
에어콘 빵빵 피트네스에서 pt도 받아가며 몸 만들면 되지만
매사 미니멀 허영끼 없는 나같은 부류야 고작 야외 걷기 운동이나 할 뿐이니
여름엔 좀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햇빛 난사는 빌딩 숲 그늘 트레킹으로 때우거나
해 저문 뒤 동네 한 바퀴 정도로 숙제 끝내듯 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런데...
새로 정착한 이 동네에선 '볕 아래 걷기'가 난관에 봉착한 듯 보였다.
가로수는 아직 우람하지 않고 볕 가려줄 고층 빌딩숲도 없는데다
고도는 낮은데 산도 멀찍이 있어 저녁 8시 가까와서야 걸을 만하다.
어쨌든 맨몸맨땅 헤딩 스타일인 내게, 절박함의 대답인지,
새로운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고 발상의 전환일 수도 있는 해법이 찾아왔다.
처음 이사왔을 때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보수 공사 중이었다.
거의 50일 걸려 완성된 온전한 면적은 내가 본 중 가장 큰 지하주차장이었다.
순간 스치는 생각, 여기서 걸을까.
층고가 2층보다 훨씬 높고 입구와 출구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세 군데나 있어,
지하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커녕
공기 순환이 매우 좋아 차라리 도로 걷는 거 보다 훨씬 쾌적한 느낌이다.
지상 아파트 건물로 볕이 가려지는 덕에 얼음골이 따로 없다 싶은 정도로 차다.
지하주차장 트레킹 할 땐 점퍼를 걸치고 갈 정도다.
드나드는 사람/차량도 걷기 시간 동안 평균적으로 불과 1~2명(대).
잦은 노출 위험 없이 나의 안마당 걷듯 룰루랄라 편안하게
일체의 어떠한 소음 공해도 없이 음악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방처럼 둘러진 빈 공간도 많아 방해 받지 않고 철푸닥 눌러 앉아 독서라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러모로 이보다 좋은 걷기 루트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시속 5KM이상 속도로 4O분 걸으니 5000보가 넘는다.
이로써 나의 여름 걷기는 걱정 끝!!!
발상의 전환으로 얻은 쾌거!
여름철 걷기 관련 햇볕 탈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한 번 살펴보라고 말하겠다.
물론 여기 아파트 같은 조건,
너른 면적, 쾌적한 공기 순환, 드믄 차량 출몰의 지하주차장이 많지 않긴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