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2차 항정신병약 : Clozapine(클로자핀, 클로자릴, 클자핀) --- (사람 잡는 처방전)
클로자핀이 1961년 산도즈(현 노바티스)에 의해 개발된 이후 1989년 9월에야 미국 식약청의 승인이 났다고 하니 그 우여곡절은 대단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972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다가 무과립구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하자 1975년 저절로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10년 이상 관심조차 없던 클로자핀이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었던 정신분열병(treatment-resistant schizophrenia) 환자에게 효과적인 반응을 나타냄으로써 무과립구증이 나타나는지를 살펴가며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는 정신분열병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승인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10월에야 시판되었으니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 기간이 있었을 것이고, 필자가 환자에게 처음 처방낸 때가 1997년 하반기로 생각됩니다. 오래 전부터 클로자핀에 대하여 분명한 임상경험이 없는 정신과전문의를 위하여 꼭 알려드리고 싶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정신병동이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정신과의사는 지속적으로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는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클로자핀 한 가지만 복용시켜서 좋은 경험을 하시길 당부합니다. 1985년 방배동에서 개업하여 외래만 9년간 운영하다가, 1994년 입원실을 성남에 내었던 이유도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어서 전기치료를 하여야만 호전되는 환자들 때문이었습니다.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가 필자의 경험상 15% 전후가 되리라 추정됩니다. 2008년 방배동 외래를 폐업할 때에 클로자핀 만으로 유지하던 환자가 35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이후 봉직의로 대형 정신병원을 2년 남짓 근무하는 동안 경험한 환자까지 생각하면 50여명의 환자에게 클로자핀을 처방하였습니다. 클로자핀을 처방낸 경위와 그 효과에 대하여 임상 경험을 나누고 클로자핀이 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정신과전문의는 숙지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동료 정신과전문의들을 향하여 이런 기우를 하는 이유는 (할돌 80mg+클로르프로마진 300mg+로도핀 75mg+벤츠트로핀 3mg+라제팜 20mg+디아제팜 9mg/day), (할돌 40mg+로도핀 300mg+클로르프로마진 200mg+벤츠트로핀 1.5mg+카마제핀 800mg+디아제팜 15mg/day), (할돌 50mg+벤츠트로핀 2mg+디아제팜 10mg+프로막 1000mg+라제팜 2mg), (자이프렉사 10mg+세로켈 800mg+오르필 1200mg+트랄린 50mg/day), (자이프렉사 30mg+할돌 30mg+세로켈 200mg/day)과 같은 사람 잡는 처방전을 근무했던 정신병원마다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2년간 봉직의로 근무하면서 가는 곳마다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음에도, 위의 예시와 같은 과량의 항정신병약물을 3가지씩이나 투여하면서도 클로자핀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즉 클로자핀의 사용경험이 없는 전문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할돌 80mg+클로르프로마진 300mg+로도핀 75mg/day+벤츠트로핀 3mg+라제팜 2mg+디아제팜 9mg/day)을 복용했던 환자는 입원한 지 8개월 내내 ‘텔레비전에서 빌게이츠의 아들이다, 이건희 아들이다고 했다. 텔레비전에서 나만 쳐다본다.’며 혼자 웃고 혼잣말을 하며 복도에서 태권도를 한다며 돌려차기를 하여서 언제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줄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인계를 받자마자 클로자핀 200mg/day 단일 복용에 잠을 푹 자고 나더니 위의 증상이 다음날로 사라지는 신기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전임자는 리스펜 4mg/day부터 시작하여 입원 8일째에 리스펜 8mg/day까지 증량시켰으며, 입원 11일째에는 클로자핀 100mg/day를 추가시켰고, 입원 19일째 (리스펜 10mg+클로자핀 200mg+프로이머 15mg+벤츠트로핀 3mg+ 부스파 15mg+라제팜 1mg/day)까지 증량하였습니다. 입원 32일째 앞의 약은 중단시키고 (할돌 40mg+클로르프로마진 100mg+ 벤츠트로핀 2mg+ 트라조돈 300mg+ 아티반 3mg+ 라제팜 2mg/day)로 바뀌어서 7개월내내 증량한 용량이 위와 같습니다. 문제는 클로자핀은 다른 약과 함께 병용시키는 약이 아닐 뿐 아니라 필자와 같이 하루 클로자핀 200mg을 복용시켰음에도 호전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호전되었음에도 모르고 지나면서 다른 약으로 대체되어 다시 나빠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점차 감량하여 3주 만에 하루 클로자핀 100mg만을 복용하자 면회 온 모친은 입원했어도 8개월 내내 눈빛이 날카롭고 헛소리만 하던 아들을 약도 한 개만 먹는다는데 낫게 해주었다며 제 손을 붙잡고 그리 고마워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도 하루에 클로자핀 100mg만 복용하고 정상상태에 있습니다.
클로자핀으로 인해서 졸지에 명의가 된 에피소드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입원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계속 정신병적인 상태로 ‘탄도 미사일을 내가 만들었다.’는 등등 계속 헛소리를 하며 (리스펜 6mg+리튬 900mg+벤츠트로핀 1mg+아티반 3mg+졸민 0.25mg/day)을 복용하던 환자를 인계받아서 보호자의 얘기를 자세히 듣게 되었는데 3개월 전인 지난 연말에는 보건소 정신보건센터에서 망년회에 참가하여 기타를 치며 노래도 잘 부르고 너무 좋았는데, 약도 끊지 않고 꼬박꼬박 복용했는데 나빠져서 입원했고 지금도 제 정신이 안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용했던 약을 알아 오게 했더니 항정신약물이 리스펜, 클로자핀, 할돌로 3가지였습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었고, 아들이 거기에 살고 있어서 대신 약을 받아오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니 클로자핀은 매달 혈액검사를 하지 않으면 심평원에서 일방적으로 약값을 주지 않으니 병원에서는 꼭 필요한 클로자핀은 빼고 나머지 두 가지 약을 처방해 주었고, 꼭 클로자핀이 필요했던 환자는 필요 없는 항정신병약물을 두 가지 복용하고 있었으니 재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계속 정신병적인 상태에 있고 몸도 여위어 클로자핀 150mg/day를 복용시키자 만 이틀을 일어나지도 않고 자더니 잠에서 깨자마자 제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혼합 처방은 가능하다면 피함이 원칙입니다. 클로자핀은 2005년에 미국 식약청에서 또다시 사용지침까지 내린 것이 있고 혼합 처방을 해서는 안 되는 약입니다. 위의 사례에서도 호전이 되었다면 주치의는 세 가지 약물 중에 어느 것이든 꼭 필요 없는 약은 줄여서 중단시키는 노력을 해보았어야 합니다. 무과립구증이 나타나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부작용이 있어서 매달 환자에게 채혈하게 한 우리나라 심평원과 제조사인 노바티스에서는 정상생활을 하는 환자들에게까지 평생, 매달 채혈함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를 깨닫고 완화시켜야 합니다. 더구나 노바티스 회사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무과립구증은 치료 시작 3개월에 그 발생빈도가 가장 높고, 1년 후에는 10,000명에 1명 미만으로 발생빈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클로자핀 투약 후 1년이 지나면 매달 혈액검사를 꼭 하게한 것을 정신과의사의 재량권에 맡겨주길 노바티스 회사에 요청하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도 심평원에 건의가 있기를 바랍니다.
클로자핀의 사용용법을 보면 200mg까지 증량을 하는 데에 적어도 5일이 걸리지만, 환자는 이미 입원하여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기존의 약을 복용시켜보느라 적어도 2, 3주는 훌쩍 넘긴 상태이니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할돌도 처음 사용용법을 보면 마찬가지이지만 개업가의 의사에게는 빠른 증상의 호전을 기대함이 당연하였고, 첫날부터 치료적인 용량의 범위(할돌 6.5~10mg/day 혹은 리스펜 3~4mg/day)를 처방내었었습니다. (자이프렉사 30mg+할돌 30mg+세로켈 200mg/day)을 복용하며 3주가 지나도록 닭장 같은 격리실에 계속 갇혔던 환자가 화장실에 가다가 근무간호사 머리채를 휘어잡자 담당전문의가 박사과정 수업을 들으러간다고 서울로 가고 없는 틈을 타서 클로자핀 복용을 결정내린 날 당일로 클로자핀만 200mg/day를 복용시키자 5년 내내 정신병적인 상태로 있었던 환자가 잠을 푹 자고 나더니 다음날 점심 때 깨어난 환자는 이미 정신병적인 증상이 없어져버렸었습니다. 클로자핀 처방자인 필자는 오히려 환자가 호전되었는지 긴가민가하며 갸우뚱해 했으나, 마침 속옷을 전해 주려고 병원에 온 모친이 얼굴이나 보고 가겠다며 만나고 오더니 5년 내내 모친을 만나도 날카롭고 욕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던 환자가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좋아져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엄마’를 다 부른다며 명의를 만났다며 필자를 낯부끄럽게 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정신과전문의라면 왜 클로자핀이 2차 항정신병약물이며, 단일 제재로 복용시켜야 하며, 과량의 항정신병약물들의 복합처방에 앞서서 투약해 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정신분열정동장애라 하더라도 과량의 복합처방보다는 클로자핀이 더 유용할 수 있고, 정신병적인 상태의 기간이 항정신병약물 투여 후 1개월을 넘기고 있는데도 지속적인 정신병적인 상태에 있다면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는 정신분열병(treatment-resistant schizophrenia) 환자로 의심해 봄이 타당하고, 클로자핀을 단일 투약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판된 지가 15년 세월이니 이제는 정신병원 운영자나 원무과에 오래 동안 근무한 정신병원 직원들까지 클로자핀이 전기치료를 대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정신과전문의가 이를 몰라서 위와 같은 과량의 혼합처방으로 환자는 엉금엉금 기어 다닐 정도이고 몰골은 말이 아닌 채로 엉뚱한 소리를 계속 하도록 만들어서야 전문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학회 차원에서도 전문의 시험에 클로자핀의 효능과 사용방법에 이르기까지 매년 시험문제로 출제하여 이를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시킬 수 있도록 교육시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30년째 정신과의사 생활에서 최근 13년간 클로자핀을 복용시켜본 환자가 50여명이었으나 단 한 명 백혈구 수치가 3500 이하였고, 호중구수치(ANC)가 1500 이상이어서 2주마다 혈액검사를 하면서 유의한 적은 있으나 클로자핀 복용을 중단시킬 정도로 백혈구나 혈소판이 감소한 적은 없었습니다. 클로자핀의 유지용량으로는 50~150mg/day로도 충분하였습니다. 175mg 이상을 유지용량으로 매일 복용시킨 환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클로자핀 애용자로 비추어질지 모르나 실은 가장 피하고 싶은 약입니다. 잠을 많이 자게하고, 침을 흘려서 자고나면 베개를 젖게 만들고, 식욕이 당겨서 비만해지기 쉽고, 매달 채혈을 해야 하니 정말 피하고 싶은 약입니다. 방배동 외래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클로자핀 50mg을 매일 복용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에서 경리일을 보던 총각이 있었습니다. 매달 오게 해서 피검사를 하게 하자니 나중에는 의사인 제가 미안하고 안 해도 되는데, 백혈구 수가 5년 이상 매달 변화가 없었고 또 같을 터인데 클로자핀 약값을 심평원으로부터 삭감될까봐 매달 환자를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었습니다. 매달 피검사를 평생 해야 할 약이라면 정말 다른 약으로 대치시키고 싶지 처방내리고 싶은 약이 아닙니다. 그래서 몇 년 후 자이프렉사가 처음 나왔을 때에 클로자핀의 혈액검사를 안 해도 되는 같은 계통의 약이라고 그 회사 사람들이 선전하고 다녔으나 몇 사람 클로자핀 대신 자이프렉사로 바꾸었더니 모두 재발했고 클로자핀으로 호전된 사람은 클로자핀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얼마 전에 인계받은 환자가 클로자핀 50mg+리스펜 3mg/day을 먹고 관해상태에 있어서 클로자핀을 끊었습니다. 리스펜도 2mg으로 줄여서 복용하다가 1주 만에 리스펜 1mg로 줄였더니 며칠 안 가서 상태가 나빠지고 재발 증상을 보였습니다. 리스펜 3mg을 벤츠트로핀 1mg과 함께 먹이고 그날 취침 전 또다시 리스펜 3mg+벤츠트로핀 1mg을 복용케 했더니 다음날 벌써 안정이 되고 정신병적이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매일 리스펜 3mg+벤츠트로핀 1mg을 취침 전에만 복용시키다가 1주후에는 리스펜만 2mg만을 복용하여 현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쓸데없이 클로자핀을 병용시킨 것이고 잘못된 처방입니다. 정신과전문의는 환자가 호전되는 즉시 항정신병약물의 장기복용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감량을 시도해야만 합니다. 2010년 4월초에 이 환자가 입원할 때 전임자가 첫날부터 클로자핀 200mg를 2주간, 리스펜은 6mg을 8주간 병용시키며 이후 감량을 했던 경우입니다. 클로자핀을 처음부터 병용하여 복용시킨 것은 잘못된 처방입니다. 또한 필자가 인계받은 후에 과도한 감량으로 단 하루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였지만 리스펜 3mg에 호전을 보이는 환자를 8주간이나 리스펜 6mg을 복용시킨 것도 과량입니다. 정신과전문의는 환자들이 과도한 용량의 항정신병약물을 복용하지 않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입원한 지 6개월이 넘어가도 입원하던 날 처방을 낸 리스펜 6mg을 그대로 1년 이상 변함없이 복용시키는 전문의는 재교육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처방이 너무 많고 선배로서 조심스럽게 얘기하면 오히려 적반하장의 모습을 연출합니다.
치매 노인이나 뇌졸중으로 인해서 불면이 심하거나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 리스펜 3mg이나 세로켈 100~600mg, 혹은 클로르프로마진 50~300mg 정도를 처방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정신병적인 증상의 호전으로 병동을 조용히 잠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스펜 1mg을 복용하는 78세의 노인이 양손을 달달 흔들며 떨고 있었습니다. 정신과에 입원하기 전에는 없었던 증상이었습니다. 인계받자마자 클로자핀 25mg으로 대체해 보았더니 모든 게 더 낫고 1개월이 지나자 양손을 떨던 것이 없어졌습니다. 그 노인의 딸이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모릅니다. 앞서나간 글에서 지연성운동장애나 불수의근육운동이 나타나면 즉각 설피라이드나 클로자핀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현재 본원의 입원상태에서 지연성운동장애가 심하게 나타나는 사람이 2명입니다. 두 분 중에 한 분은 정신병원에 입원한 지 1년6개월이 지나자 나타났다는데 당시 복용했던 약은 리스돈, 클로르프로마진, 자이프렉사, 벤츠트로핀, 아티반, 졸피드, 인데놀로 아무런 처치가 없었고 그 병원에서 퇴원 후에 또다른 정신병원에 3년간 입원했으나 리스펜, 벤츠트로핀, 아티반, 디아제핀, 리보트릴, 졸피뎀, 졸피드로 지연성운동장애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2009년 7월에 본원에 입원했던 분은 클로자핀, 리보트릴, 아티반, 디아제핀, 인데놀, 라제팜으로 지연성운동장애가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처방한 흔적이 보입니다. 현재는 그 두 분은 클로자핀 50mg만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1년이 넘도록 클로자핀을 복용한 분도, 3개월 가까이 클로자핀 50mg만 복용한 분도 모두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분명하고도 심각한 지연성운동장애가 나타났는데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을 중단하고 클로자핀으로 교체하지 않은 병원은 비가역성 지연성운동장애 환자에게 소송을 당하면 몇 억 원을 배상해야할지도 모릅니다(최근 미국에서 지연성운동장애를 대상으로 소송을 전담하는 인터넷 싸이트를 3군데 알게 되었습니다. http://www.tardive-dyskinesia-lawyer.com/, http://www.tardivedyskinesia.com/, http://www.coreynahman.com/atypical-antipsychotic-lawsuits.html). 제가 그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정신과전문의는 좀 더 환자들의 동태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주 1회라도 면담실에 앉아서 면담을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클로자핀에 대한 또 다른 소견은 리스펜이 나오기 전에 피모자이드를 필자가 많이 선호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지용량으로 피모자이드를 1~2mg까지 줄이면 약을 복용하는 표시가 전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리스펜 1~2mg도 마찬가지로 약을 먹는 표시가 안 나서 필자도 선호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1~2mg까지 감량도 하기 전에 조금만 약을 줄여도 곧 나빠지는 환자들이 있어서 하는 수 없이 피모자이드 4mg을 그대로 복용해도 뭔가 위태위태함을 느끼게 했던 환자들의 상당수가 나중에 전기치료를 받게 했거나 클로자핀이 필요한 환자들이었습니다. 사실 한 번 입원하면 1년이 지나도 리스펜 4mg 이상을 그대로 복용시키는 정신과전문의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귀 있는 자는 들을 것입니다. 끝까지 이의 시정이 안 된다면 이제 8세인 막내딸이 20년 후인 28세에 시집을 간다면 그때 필자의 나이 79세입니다. 51세에 본 막내를 시집보낸 이후에도 조물주가 필자의 생명을 이어가게 하신다면 그때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홈페이지에 동료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호소가 아니라, 평생 고개를 뒤로 재치며 온몸을 뒤흔드는 환자들을 찾아서 그들에게 정신과전문의는 정당한 처치를 했는지 따져서 묻고 불쌍한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덧붙인다면 59세의 이 나이에도 게으른 만성정신분열병 환우들을 깨워서 새벽 5:20분이면 바닷가까지 비지땀을 흘리며 10분 조깅, 20분 워킹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습니다. 똥배를 내민 90kg 거구의 환우가 아침밥을 함께 먹으며 조깅을 하니 개운해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오늘 새벽에도 10명이 두 줄로 뛰면서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클로자핀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클로자핀 임상사용의 실제] - 김용식, 2009.4,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한 책이 있습니다. 이를 검토하지 않았고 지난 13년간 클로자핀의 임상 경험으로 쓴 글이니 필자의 실수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알려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201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