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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본 글,2

[스크랩] 폐 시 상12친구-푼수 언년이...이영훈-첫사랑(영화 '보리울의 여름' OST)

작성자古今|작성시간26.06.19|조회수0 목록 댓글 0

이앞의 가난이란 '폐 시 상' 글을 쓰고 며칠간은 

주절거리지 못하고 있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상념들이 스쳐가는데

부질없어도 보이고

진정도 안읽어질 마음의 방랑들도 흐르고...

 

이러다간 10부 작 정도로 끝마쳐야되나

조바심도 스쳐간다.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처음 이글을 쓰려했던 초심부터 돌이켜보자

그동안 주절 거렸던 글들을 조금 고쳐도 보고

또 내가 그글들을 쓸 때와는 형편이 많이 달라졌으니

아얘 고칠수도 있을 게라고 시작하지않았는가?

 

새로운 무얼 또 찾아내려들기보다는

내 진심의 기록이라던 전엣 글들 중에도

네게 싯적 감흥을 줬던 것들은 많았잖니

그걸 다시 써보자꾸나.

또 죽음앞에서 삶을 진실되게 보는 기록만해도 가치있지 않겠니?

그래 그 맘 잊지 말고 다시 일으켜보리라.

 

난 그래 약하고 내세울 것 없어서

다툼이 생기거나  극렬한 지적질을 만나면

일기를 쓰며 억울함을 풀려고 일기를 썼노라고 얘기 했죠?

참 그러구보니 일기 하나도 다른이들과 다른 이유로  쓰기 시작한

경우이군요.

 

내가 오십대가 되기전까진 일기들을 죄 갖고 있었다고  전에 말했었죠?

난 글자를 쓸 줄 알게 된 처음부터 일기도 썼었어요.

그래요 그래선지 난 일기를 매일 쓰진 않았더라구요,

그것도 정해놓고 썼던게 아니니 그럴만도 했다 싶군요.

가끔 난 그 초기에 쓴 일기들을 그후 보며

앉은뱅이 시절도 잊지 못했었죠.

당시 난 일기에 자치기의 왕이 되고 싶다거나

축지법을 터득해 달리기의 왕이되는 꿈을 많이 그렸었어요.

다방구를 제일 잘 하고 싶다고도 ,

깔빼기의 고수도,

오재미 선수등등 하고팠던 것 투성이었더라구요.

그런걸 하고는 싶었지만 못했었으니

집 문앞에 앉아 그걸 하는 동네 애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기만 했었으니...

 

정말 두고두고 이상했던 건

난 글자를 쓸 줄 알기 전에 읽는 법은 알았었어요,

어쩌다 알게 된건지 지금도 모르죠,

당시 나와 제일 친했던 아이는 언년이 였어요.

약간 모자라 아무도 안놀아준 아이 .

무엇도 할 수 없고 놀 수도 없던 아이

당시 읽은 거라곤 형 누나의 교과서와 

대학촌 헌책시장서 사다준 동화 뿐이었는데

그 애에게 아주 많은 얘기들을 했었죠....

 

 

푼수 언년이/ 古今

1999 07 08  

.

.

.

푼수 언년이는

어릴 땐 같이 놀았다.

 

조금 늦되긴 해도

얄상한 얼굴에

고운 자태의 계집애들은

새침을 떨었건만

언년이는 안그랬다.

 

궁둥이로 기는 나와는

아무도 안놀아

전날 헌책방서 형이 사다준

동화 책이라도

보고있으면

가까이 와 그 얘기를 해 달라며

넌 학교두 가기 전에

어떻게 글자를 배웠냐고 물었다.

 

낸들 어찌어찌 배웠어야

이리 이리 했노라 하지

누구에게 배운 적도 없고

할 일 없어 보던 책이

그림만 뵈더니

어느날 글자가 뵌 걸

어찌 설명 할 까 보냐?

 

국민학교 들어가자

엄마가 날 업어 학교에

데려다 놓으면

책보는 언년이가 들어 줬다.

엄마가 늦게 오는 날은

날 업어 준다고 업다,

궁그르기도 하고

엄마가 올 때 까지

나와 함께 어두워지는 학교에

남아 있기도 했다.

 

그애는 책 얘기만 해주면

힘든 것 배고픈 것 모두

잊고 사는

얘기책 소녀 였다.

 

이학년 때 들은

용한 의사-그분 얼마전에 작고하셨다.-가

미국서 왔다고

수술 받으러 들어 간 삼년후

다시 이학년에 갔을 때

이학년에 남아있던 아이는

언년이 뿐 이었다.

 

곱상하고 맘 착한 언년이는

여자 태가 나기 시작했는데도

여직 글자를 깨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어찌 어찌 오학년에 올라 갔는데

언년이는 그대로 이학년에 남았다.

 

그는 내 얘기 듣는다고

오학년 반에 왔다가

망신당한 일도 있고

이젠 책가방을 메고

느릿 느릿 이라도 걷게 된

내 책가방을 들어 주고 프다고

빼앗아 도망가

울보인 내가 운 적도 있다.

 

다른 애들이 그앨 놀려도

난 그애를 놀릴 수 없었고

우리 부모님도 그애를

왜 그냥 학교에 두냐고 했지만

내 생각에 그애는

없으면 안되는 천사 같았다.

 

이학년은 일찍 끝나고

오학년은 늦게 끝나는데

기다렸다 학교서 집에 올 때 까지

책을 얘기 해 달라고 했다.

하도 얘기 해

내가 더 이야기 할 게 없어

내가 만들어 얘기해도

재밋어 했다.

 

내가 육학년을 마칠 때

그의 부모는 그애를

요양원에 넣었다.

 

이년후

그애를 잠깐 만났다.

 

동네서 나를 보자

처음엔 모르겠는지

어색하더니

금새 책 얘기 해 달라고 했다.

난 공부도 많아졌고

여자애랑 놀기에 조금 커져

이즘은 책을 본 게 없다고

매정히 짤랐다.

오십년이 넘게

부끄럼 속을 살았어도

그일이 가장 부끄럽다.

 

그후

그애는 낙산밑 거지 소굴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죽은채 발견됬다.

아랫도리가 벗겨지고

오줌 누는 곳에선

구데기가 나오고 있는 걸

말차기 할 돌을 줍는다고

낙산 밑에 갔던

한 친구가 보고

니가 제일 잘 아니 확인해 보래서 갔었다.

얼굴은 부어있고

예쁜 모습이 허물어졌지만

부끄럼도 고통도 모르겠는

그런 모습으로

그 애는 내 곁을 떠났다.

 

미안하고

은혜를 모르는 사람인냥

얘기를 들려주지 않은

나를 자책하던 어느날

꿈에서 그 애를 보았다.

 

'나 여기 천당에 왔어.

여기선 아무도 나 안놀려

너 좋은 일 많이 하고

꼭 천당에 와

책 많이 읽고

그얘기 해 줘야 해.'

 

아무 원망없이

그애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는 꿈에서조차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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