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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유산

절 알면서 방문하기- 가람배치의 역사와 전각 2

작성자현봉|작성시간07.03.17|조회수53 목록 댓글 0
 

1. 조선의 불교사원

 

 조선시대에 들어 불교사찰은 조선사회가 유교를 국가의 지배이념으로 채택함에 따라 정책적으로 크게 제약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불교 종파는 통합을 당하였고, 승려의 사회적 신분은 크게 약화되었으며, 사찰의 재정적 기반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더구나 승려들은 도성 출입이 제한되었고, 많은 승려들은 각종 노역을 담당하여야 했습니다.


 이런 억불정책의 영향으로 이전까지 도시의 주요 경관을 이루던 불교사원은 그 수가 크게 줄어들어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어갔습니다. 기존 도성내의 사찰들은 철폐되어 향교나 서원등의 유교건축을 지을 때 그 부재로 사용되었죠 선종의 영향으로 창건되었던 산지사찰들만 남아서 그 명백을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일반 서민층의 불교에 대한 신앙이 더 확산되고, 또 임진왜란 당시 승병들의 활약에 힘입어 불교사원은 17세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17세기 후반을 거쳐 18세기 전반기에 들어서면서 불교사원은 임진왜란으로 불에 탄 전각을 복구하면서 새로운 가람구성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불국사·통도사·해인사·화엄사·금산사·은해사 등 이전의 유명 사찰들이 다시 그 면모를 회복하기 시작하고, 또 깊은 산간에 있던 소규모 사찰들이 활발하게 재건되기 시작하며, 큰 강이나 해안에 인접한 사찰들이 신앙의 중심지로 부각되었습니다.


 종파에 의한 사원의 특징은 약화되는 반면, 가람 구성이 공통적인 특징을 형성하는데, 특히 대웅전 등 본전 건물의 앞 마당이 가람의 중심공간을 형성하며 그 앞으로 누각이 조영되어 사찰의 출입과 경관구성을 위한 주요 전각이 되고, 또 마당 좌우에는 요사와 선방이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규모가 큰 사찰에서는 이러한 공간이 몇개의 마당에 의하여 중첩되었고 사찰을 형성하는 단위 건물은 내부공간이 예불과 집회를 위하여 확장되거나 장식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건물로는 여천 흥국사 대웅전·김천 직지사 대웅전·논산 쌍계사 대웅전 등이 있습니다.


 산지형가람이 자리잡아서 현재의 절하면 떠오르는 사찰의 배치나 구조가 완성됩니다. 이전에 주요 예불 대상이었던 탑은 규모가 축소되거나 아예 소멸되어 버립니다. 원래 승원과 탑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가람이 이제는 금당이나 불상중심의 사찰로, 절하면 대웅전을 먼저 떠올리게 된 것입니다.


 


 

2. 사원내 여러 전각의 구성

 

 우리나라 문화유산 답사나 여행을 하다보면 산사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산사에 들어서면 각 명칭의 건물과 불화와 불상도 만나게 되죠.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알수록 재밌는 것이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2000년동안 불교가 전래되어 각 예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각 유물이 왜 만들어졌는지 안다면 우리유산 이해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당간지주: 지주만 남아있는 모습


 

 절에 들어서면 젤 먼저 보이는 것이 당간지주입니다. 보통은 일주문이 절건물의 시작이라고 알고있죠. 당간지주는 사찰을 표시하는 깃발을 거는 막대기를 받치기 위한 돌기둥입니다.  깃발을 걸려면 깃대가 있어야하고 그 깃대가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지대가 필요합니다. 깃대를 당간, 그 깃대를 지지하는 것을 지주라고 합니다. 현재 당간지주로 알고 있는 것은 정확히는 지주라고 해야합니다. 예전엔 사찰을 상징하는 깃발이 있었나봅니다.


 그 뒤로 일주문등의 전각이 이어집니다. 고려시대 이전의 사찰양식에는 일주문과 천왕문이 좀처럼 발견되지 않습니다. 남아있다면 불에 강한 지주정도입니다. 사찰이 일주문 또는 불이문과 천왕문을 지나서 금당으로 이어지게 하는 구조는 사바세계와 청정도량을 구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찰이 아름다운 산속에 자리잡은 연유는 법화경(法華經) 신앙이 영지신앙(靈地信仰)과 결합하여 민간신앙으로 널리 행해진 것과 연관되어있죠.



일주문(一柱門)

 

범어사 일주문


 일주문은 사찰 경내로 들어서는 첫번째 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은 네 개의 기둥을 사방에 세워 지붕을 얹는 것이 원칙이나 일주문은 기둥이 일직선상에 한 줄로 늘어서 있고 그 위에 지붕을 조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일주문을 건립한 것은 신성한 세계로 들어서기 전에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한다는 일심(一心)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문을 경계로 하여 문밖을 속계(俗界)라 한다면 문안은 진계(眞界)인 것이며, 이 문을 들어설 때 일심에 귀의 한다는 결심을 가지도록 하는 마음을 촉진 시키는데 그 뜻이 있다고하네요. 또한 한 마음을 의미한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경건하게 입장해봅시다.^^



천왕문(天王門, 또는 四天王門, 金剛門)

 


불국사 천왕문

 

 일주문을 지나면 그 다음에 서 있는 문이 천왕문입니다. 사찰에 따라서는 천왕문 대신 사천왕문 또는 금강문이 있기도 하고, 어떤 사찰에는 천왕문 앞에 별도로 금강문이 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주문에는 출입문이 없는 반면에 천왕문에는 출입문 두 짝이 설치되어 있고, 이 대문에는 불법을 호지하고 도량을 수호하는 금강역사(金剛力士)가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의 수문신장(守門神將)은 밀적금강(密蹟金剛), 오른쪽은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라고 합니다. 이들 두 역사의 머리 뒤에는 커다란 원형의 두광(頭光)이 있습니다.

 

지국천왕

증장천왕

광목천왕

다문천왕


 천왕문 안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인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시고 있습니다. 외호신이란 불국정토의 동·서·남·북 네 외각을 맡아 지키는 신으로서, 동쪽을 지키는 사천왕은 지국천왕(持國天王), 남쪽은 증장천왕(增長天王), 서쪽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북쪽은 다문천왕(多聞天王) 또는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고 합니다. 지국천왕은 몸은 약간 푸른 기운을 띠고 있고 왼손에는 칼을 오른손은 주먹을 쥐고 허리에 대고 있거나 보석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증장천왕은 붉은 기운이 도는 몸에 노란눈을 하고 오른손으로는 용을 움켜잡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용의 입에서 빼낸 여의주를 쥐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광목천왕은 몸은 백색이고 오른손에는 삼지창(三枝槍)을 들고 있고 왼손에는 보탑을 받들고 있습니다. 다문천왕은 몸은 흑색이고 왼손에는 비파를 잡고 오른손가락으로 비파줄을 튕기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악귀를 내쫓는 금강역사와 사천왕상을 천왕문에 모시는 것은 사찰을 청정도량으로 만들어 신성한 장소로 들어간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수행자가 발심하게 하는 수미산 중턱에 있는 문임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불이문(不二門, 또는 解脫門)

 


범어사 불이문

 

 수미산 중턱의 천왕문을 지나 수미산 정상에 오르면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고 해탈을 이룬 세계로 나가는 도리천이 나온다고 합니다. 바로 이 도리천 입구에 불이(不二, Advaya)의 경지를 상징하는 문이 불이문입니다. 불이는 둘이 아닌 경지를 뜻하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생사가 둘이 아니며, 세간과 출세간, 색(色)과 공(空) 등 모든 상대적인 것이 둘이 아닌 경지를 말합니다. 또한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며,선과 악이 둘이 아니며, 유와 무가 둘이 아니며, 공과 색이 둘이 아니라는 깊고도 묘한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이상 언급한 일주문, 금강문, 불이문을 흔히 삼문(三門), 또는 산문(山門)이라고 합니다. 사원의 외문(外門)에 "삼(三)"자를 쓴 연유는 뭘까요?


 "무릇 사원에는 삼문이 있다. 문이 하나인 것도 삼문이라 부른 것은 왜 그러한가? 『불지론(佛知論)』에 근거하면, 대궁전은 삼해탈문(三解脫門)이 입구가 된다. 대궁전은 법공열반(法空涅槃)을 말하는 것으로 삼해탈문은 공(空), 무상(無相), 무작(無作)을 말한다. 오늘날 사원은 수도하여 열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에 삼문으로 들어간다고 한다"(宋 釋道誠 『釋氏要覽』, 「大正藏」 권54)


고 하였습니다. 즉 사원 문에 들어서면 삼해탈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이런 종교적인 관점으로 보면 세 채의 문이 아니라 한 채의 문만 있어도 사원의 문은 모두 "삼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을 지나면 진리의 세계가 전개된다고 하네요. 불이문을 지나면 사찰을 형성하는 전각들이 배설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첫번째 나타나는 중요한 전각이 범종각입니다.


 건물은 교리와 지형 때문에 엄격한 구분은 아니지만 상단-중단-하단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上壇의 건물은 여러 부처님들의 예배소이며, 사찰 구성 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中壇의 건물은 보살들과 나한들을 예배하며, 상단 건물의 옆이나 뒤에 놓이게 되며 下壇의 건물은 불교 또는 토착종교의 여러 신들을 예배하는 곳으로 민중 신앙과 관계가 깊습니다. 하단의 건물들은 대체적으로 규모가 작으나, 풍수의 체계에서는 중요한 지형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일반 신도들의 인기가 높답니다. 이제 각 전각을 알아봅시다.



1)상중단건물(불보살전)


대웅전(大雄殿, 또는 大雄寶殿)

 


수덕사 대웅전


 

 보통은 석등 뒤에 위치합니다. 신앙행위의 중심을 이루는 건물로 절의 본전(本殿)을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본전 건물을 흔히 법당이라고 합니다. 법당이란 불상이나 불보살 등을 모신 전각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법당의 본래의 의미는 진리, 즉 법(法, Dharma)으로써 가득 채워져 있는 집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관념과 일치하는 말은 금당입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법문을 설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법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주불(主佛)로 모신 전각이며 석가모니를 대웅세존(大雄世尊)이라고 부른데서 그 명칭이 유래했다고 하네요. 법화종(法華宗),천태종 계통의 사찰에는 대웅전을 본전으로 하며, 한국 불교사원에서 가장 많은 불전입니다. 사찰하면 대웅전을 떠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극락전(極樂殿, 또는 彌陀殿, 阿彌陀殿, 無量壽殿)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극락정토(즐거움이 있는 곳)의 아미타여래를 주불로 모신 불전입니다. 극락전이란 명칭은 아미타여래나 무량수불의 정토(淨土)를 극락(極樂)이라고 한데서 유래합니다. 협시불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봉안합니다. 아미타여래는 한없는 광명의 뜻으로 무량광불(無量光佛), 한없는 목숨의 뜻으로 무량수불(無量壽佛)로 표현됩니다. 정토종 계열 사찰의 본전입니다.



대적광전(大寂光殿, 또는 華嚴殿, 毘盧殿, 大光明殿)

 


화엄사 각황전

 

 대적광전은 화엄경에 의한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신 전각으로, 화엄경의 세계인 연화장세계의 교주인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건물입니다. 비로자나불의 빛의 세계는 화려한 빛이 아니라 크나큰 고요가 깃든 빛의 세계, 즉 대정적(大靜寂)의 세계라는 뜻에서 대적광전이라는 이름을 취하였습니다. 법신(法身)인 비로자나불은 협시불로 좌우에 보신불(報身佛)인 아미타여래(또는 盧舍那佛)와 화신불(化身佛)인 석가모니불을 각각 봉안하는데, 화신불과 보신불은 각각 그 좌우에 문수·보현·관음·대세지보살을 봉안하기도 합니다. 화엄종 계통 사찰의 본전입니다.



미륵전(彌勒殿, 또는 龍華殿, 慈氏殿)

 


금산사 미륵전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Maitreya)을 주불로 모신 전각입니다. 미륵불의 회상 즉 그 세계가 용화세계(龍華世界)이므로 용화전이라고도 하고, 미륵의 한문 의역인 자씨(慈氏)를 취하여 자씨전이라고도 합니다. 협시로 월광보살·일광보살을 모시고, 법상종 계통의 사찰 본전입니다.



약사전(藥師殿, 또는 琉璃殿)

 


송광사 약사전


병든 중생을 해탈시켜 준다는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협시로 월광보살·일광보살을 모시기도 합니다. 약사전은 주로 부불전(副佛殿)으로 경영되었습니다.



영산전(靈山殿) 

 


경기 석남사 영산전

 

석가모니불과 그의 일대기(一代記)를 표출시킨 팔상탱화(八相撑畵)를 모신 전각입니다. 영산(靈山)이란 석가모니의 설법회상인 영산회상의 준말인데, 팔상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좌우 협시로 상리보살(翔罹菩薩)과 미륵보살을 모십니다.



나한전(羅漢殿, 또는 應眞殿)

 


통도사 응진전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면서, 그 좌우에 석가의 제자들인 16나한상을 봉안하고 신앙심을 함께 묘사한 전각으로 수도승에 대한 신앙형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천불전(千佛殿) 

 


대흥사 천불전


불교의 시간관에서 볼 때 현재에 속하는 현겁(賢劫)의 모든 부처님을 모신 전각입니다.



관음전(觀音殿, 또는 圓通殿, 寶陀殿, 大悲殿)

 


법주사 원통보전

 

천수천안(千手千眼)으로 중생의 고통을 제도하는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전각입니다. 협시는 남순동자(南巡童子)·해상용왕(海上龍王)을 후불 탱화로 모시는데, 관세음보살을 모신 건물이 중심 법당일 때 원통보전이라고 합니다.


대장전(大藏殿, 또는 法寶殿, 藏經閣)

 


해인사 장격판고

 


금산사 대장전

 

 대장경판을 모신 전각입니다.  합천 해인사(海印寺), 경북 예천의 용문사(龍門寺), 김제 금산사(金山寺) 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려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의 장경판고는 온도와 습도의 변화가 거의 없도록 통풍과 환기 등을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어 현대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건물이며 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세계유일을 건물로 국보일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합니다.

 

 금산사 대장전은 본래 미륵전 창건 당시에 세운 목탑으로, 17세기 중반에 중수한 것을 일제강점기에 지금의 위치로 옮겼습니다. 대적광전 오른편에서 동쪽을 향해 있으며 창건 당시의 형태는 알 수 없고 다만 지붕 중앙에 목탑의 흔적인 복발(覆鉢)과 원추형 보주(寶珠)가 남아 있습니다. 불탑에는 본래 법신을 상징하는 경전이나 불신을 상징하는 사리를 모시므로, 목탑이 전각 형식이 되면서 대장전이라는 당호를 얻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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