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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한라산 산행

작성자문섬지기|작성시간15.01.19|조회수197 목록 댓글 0
어제는 아침 7시 20분에 버스로 성판악에 도착, 완전무장으로 정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 출발은 혼자였지만 앞서 가시고 계시는 완식형님 일행들이 내보다 20분 먼저 출발한 상태다.

이른 아침인데도 성판악 초입부터 등산객들이 쭉 이어저 있다. 다들 등산복이 화려해 가을 단풍을 연상하게 한다. 형님을 따라 잡을려고 오버페이스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양손에 잡은 스틱으로 힘을 분산해 일정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서귀포에서 바라본 한라산은 악 1700미터 이하에는 눈이 보이지 않았는데, 성판악은 초입부터 눈이 쌓여 있었다. 성판악은 초입부분 바닥에 돌이 깔려있어 눈이 없을때는 바닥을 주시하면서 걸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같이 눈이 쌓여 있으면 걷기가 수월하다. 사람이 많아 조금 빨리 갈려고 해도 갈수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단체로 온 등산객들은 대화를 위해선지 두세명씩 평행으로 걷는 모습은 뒷 사람을 배려하는 질서정신이 부족해 보인다.

약 3.5km 넘어서야 완식형님과 조우할수 있었다. 일행은 6명, 제일 고령이신분이 79세 다음 70중반 되신분과 형님과 또한분이 60대 후반 한분은 부산 아마다스 박사장 한분은 홍일점인 닥터로 이루어저 있었다.

첫번째 휴게소에서 차한잔 하면서 서로 인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후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가다 뒤에서 오시던분이 하트 모양의 얼음을 갖고 오셔 닥터분에게 내마음이다 하시니, 아유 어떻게 이렇게 만드셨냐고 감탄을 하신다.

그리고는 뒤에 올라 오시는 모르는 다수를 향해 "여러분 사랑합니다, 제 마음입니다" 하시면서 하트를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들어 보이니 다들 웃으시면서 즐거워 하신다. 말이 사람을 치유케 가능함을 깨닫게 한다.

이분은 아빠와 같이 등산을 하고 계시는데 아버님께서 우리 맏딸이라고 이야기 하셨다. 오늘 등산길에 항상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셨다. 기회 있으면 아플때 이분에게 진료를 받아 봤으면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올라가다 중간에 있는 사라오름에 올라가니 오름 분화구에 눈이 쌓여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분화구의 하얀눈과 분화구 끝지점에 있는 나무숲 가지에 있는 눈과 한라산 정상이 깨끗하게 보이고 파란 하늘과 구름의 조화가 환상이다.

사라에서 내려와 올라 갈수록 눈의 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나무 가지에도 쌓여있고 겨우쌀이도 보인다.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막걸리 한잔하고 간단한 간식으로 입을 즐겁게 한후 정상을 향해 출발 하였다.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니 정체가 극심해 실럭이 있든 없든 천천히 밀리다시피 올라가게 된다. 1700m 고지에서는 쌓여있는 눈의 높이가 가늠이 불가할 정도로 깊게 쌓여있다.

숲을지나 백록담 정상을 올라가는 계단에는 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바람에 날리는 눈이 얼굴을 때리는데 따끔할 정도다. 계단에 눈이 얼어서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깊게 패여있어 올라가는데 어렵다.

장갑은 에베레스트에 사용해도 됄 정도의 두꺼운 장갑이지만 손이시려 참기 힘들 정도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이고 헨드폰을 꺼내 맨손으로 촬영하니 손가락이 시려 아프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귀포가 깨끗하게 보이고 바다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비쳐 그런지 아니면 바람으로 인해 그런지 바다로 보이지 않고 구름위에 지귀도 숲섬 문섬 범섬이 떠있는 것 같은 환상을 연출하였다.

뒤에 올라 오시던 제일 어르신을 기다리느라 한참을 추위에 떨면서 있었다. 드디어 어르신 합류하고 정상에서 사진 찍는걸 포기하였다. 서둘러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관음사로 조금 내려가니 바람이 잦아들고 내려가는 좌측에 백록담이 예전 용진각 대피소가 있던 골짜기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급경사가 아름다음의 극치를 나타낸다. 마침 헨드폰이 어두워 켜도 보이지를 않아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대충 여러장을 찍고 내려가니 눈의 깊이가 엄청남을 알수가 있게 가끔 눈속에 동굴이 보인다. 지열로 인해 눈이 녹아서 동굴이 생긴 모앙이다. 짐작으로 깊은곳은 1ㅡ2m 정도 되는 모양이다.

조금 내려가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하니 제일 어르신이 안보이신다. 기다리다 점심을 먹고 한참을 기다리니 어르신이 오신다. 일행이 성판악으로 내려간줄 알고 내려가시다 다시 올라와 관음사로 오셨단다.

점심 먹기전에는 제주 동북쪽 해안선에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는데, 점심후에는 그름이 걷히고 해안선이 깨끗하게 보인다. 조금있다 출발해 관음사 최대 급경사로 내려오면서 바라다본 경치가 장관도 이런 장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절경이다.

급경사에 쌓여 있는 눈이 많다보니 다들 조심스럽게 내려오지만 미끄럼을 타면서 다들 무사하게 내려온다. 관음사 코스에는 산악 훈련하는 군인들도 대거 보이고 등산객들과 어우러저 함께 내려온다.

예전 용진각 대피소 있는곳에 도착해 보니 거대한 산맥이 사방에 둘러쳐저 있고 산위에 눈은 만년설이 쌓여 있는듯해 보인다. 알프스나 남미 안데스에서 보았던 만년설의 아름다움 보다 더한거 같다.

바람이 세차다 보니 바람에 날리는 눈보라와 중턱에 나무숲에 켜켜이 내려앉아 있는 아름다움은 그 어디와 비교가 불가할 정도다. 내 내려가면 조만간 다시 찾을 것을 다짐해 본다.

한참 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한다. 함께 내려오던 군발이들도 절경에 감동을 받았는지 감탄사를 연발한다. 조만간 눈이 녹기전에 관음사로 올라와 제대로된 사진을 찍어볼 생각이다.

새로이 만들어 놓은 대피소 까지의 아름다움을 쉽사리 잊을수 없을거 같다. 내가 한라산 정상을 약 15회가 넘도록 올라왔지만 대다수 성판악으로 올라가 성판악으로 내려왔기에 이런 절경을 보고 가슴 벅찬 감동은 처음이다.

대피소에서 부터는 숲속으로 걸으며 우측 능선 방향을 가끔 보면서 내려왔다. 엄청난 눈이 얼어 있는곳과 얼지 않은 곳이 있고 얼지 않은 곳은 하얀 모래가 쌓여 있는듯 내려오는 발걸음이 푹신한게 힘이 덜들어 편하게 내려올수 있었다.

대피소에서 부터 일행을 놓쳐 다른 등산객들 틈에끼여 내려왔다. 거의 다 내려와 일행들을 만나 함께 내려올수 있었다. 젊은 내도 허벅지와 발바닥이 아픈데 어르신들이 꿋꿋하게 내려가고 계신다.

드디어 10시간 만에 관음사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5.16으로 이동 내는 버스를 타고 서귀포까지 오고 다른분들은 성판악에 내리셔 주차한 차를 타고 서귀포로 이동하셨다.

작은 거인이신 완식형님이 오늘 산행에서 대장 역활을 하셨다. 산을 타는거나 술을 마셔도 형님에겐 당하지 못한다. 나와는 무려 11년이나 선배이신데, 고개를 숙이게 하신다. 형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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