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선의 <너는 왜 큰소리로 말하지 않니>동화집/ 권오삼 『아동문학 평론』지 1994년 여름호에서

작성자박경선|작성시간17.01.25|조회수50 목록 댓글 0

권오삼 아동문학 평론 1994년 여름호(총권 제 71)에서

(생략)

박경선은 <너는 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니>라는 동화집을 통해, 자기가 체험한 18가지 삶의 현장을 독자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카메라 대신 글로써 보여 주는 현장이지만, 줌렌즈가 달린 카메라 이상으로 현장감이 생생하도록 그려 보이고 있다. 또 여성 작가답게 꼼꼼한 심리 파악에다 그것을 담아 내는 솜씨가 능숙하다. 그리고 손끝도 여간 맵지 않아 치밀한 묘사에, 구성도 빈틈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그러나 이런 것은 겉모양에 불과할 , 정작 높이 사고 싶은 것은 박경선의 세상 보는 눈과 생각이며 따뜻한 마음이다. 이런 마음 바탕, 즉 인간애를 지니지 않고 <체험, 삶의 현장>에 있었다면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흐뭇하고 즐겁고 건강한 그런 모습이 아니라, 곤혹감을 느끼게 하는 메마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박경선이 보여 주는 <체험, 삶의 현장>은 어디 어디인가?

재로, 교실이란 현장이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아이들에다 선생님인 박경선 자신이다. 이런 교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한 아이들이구나, 하고 생각될 정도로 교사와 아이들 사이,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가 스스럼없는 데다, 다듯한 마음의 끈으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락 소동’ ‘너는 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니’ ‘떳다 떳다 비행기’ ‘도화지 위의 땅’ ‘작꿍’ ‘일주일 반장 교실이란 작품이 그러하다.

둘째로, 가정이란 현장이다. 주인공이 되는 아이에 대한 가정이야기를 그의 동무들을 통해, 또는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흐뭇하게 그려 보이고 있다. ‘하모니카 별자리’ ‘크리스마스 선물’ ‘동전 두 개’ ‘거울 속의 아이’ ‘아빠가 주신 선물’ ‘생선 비린내가 그러하다.

세째로, 사회란 현장이다. 여기에는 아이들과 어른들 사이의 정겨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외톨이의 맨 처음 기도’ ‘붕어빵 할머니’ ‘뻥튀기 아저씨’ ‘보석보다 귀한 돌이 그러하다. ‘바보 사장님과 박사 사장님은 비판과 풍자를 보인 작품이며 못난이 돌의 꿈은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의인화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런 현장의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가. 이런 이들을 따스하게 위로해주고 마음 써 주는 이가 바로 박경선의 아이들인 동시에 박경선 자신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한 편 한 편 읽을수록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그만큼 깊고 절실한. 이것은 박경선이 그들의 처지 그들의 심정이 된 마음에서 얻은 체험을 소재로 하여 작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재주로 될 일이 아니다. 제 아무리 글재주가 뛰어난다 한들 그런 마음씨를 지니지 못했다면 몇 줄 쓰지 못하고 들통이 날 헛 이야기만 썻을 것이다. , 이 동화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동화가 대부분 외롭고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들 이야기를 쓴 것인데도 조금도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기에 나오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하나같이 따스한 마음씨를 지녔고, 또 삶에 대해서 낙관에 차 있다는 점이었다. (외톨이의 맨 처음 기도 인용- 생략)

낙관은 살아가는 일 자체에도 중요하지만, 내일의 세계를 열어가는 데에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정신 요소라고 본다. 예를 들면 통일에 대한 낙관같은 것은 우리 민족 누구나 지녀야 할 통일에 대한 의지다. 통일에 대한 비관주의는 분단을 긍정하는 것이고, 통일에 대한 낙관주의는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낙관주의는 개인에게는 물론 민족 구성원 전체에도 꼭 필요한 철학이다. 낙관적인 민족이나 나라는 장애를 딛고 나아갈 것이며, 그렇지 못한 민족이나 나라는 좌절과 패배감에 사로잡혀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다.(중략)

재치있는 표현은 웃음을 자아내개 하여 줌과 동시에 작품을 한결 부드럽게 해조는 윤활유 노릇을하게 된다. 또 독자들을 작품의 무게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게 되고, 작품의 진지성도 의심하게 만들므로 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이 동화은 이 점에 있어서도 잘 균형을 취하고 있어 안심이 된다. 오랜만에 내 시간을 앗아 간 18편의 흐뭇하고 아름다운 동화를 우리 아이들이나 어머니들이 많이 읽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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