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개척 교회를 처음 시작하던 오래 전 일입니다.
월세 날이 다가오면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성도는 서너 가정, 헌금은 어떤 주는 있고 어떤 주는 없고. 아이들 학비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새벽 기도 대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목사가 기도보다 계산을 먼저 한다는 게 부끄러웠지만, 그게 솔직한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 긴 개척 시절 내내, 저는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돈만 좀 더 있으면, 교회도 안정되고 나도 믿음으로 살 수 있을 텐데.' 재정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돌아보니,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말씀 묵상 중에 이 구절 앞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마태복음 6:31-32)
그날은 그 말씀이 야속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찔렸습니다. 저는 하나님보다 통장을 훨씬 더 자주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돈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정말 아버지로 믿고 있느냐—그것이 진짜 문제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개척의 세월 동안 하나님은 단 한 번도 때를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월세 날 아침 이름 모를 분의 헌금 봉투, 냉장고가 텅 비었을 때 문 앞에 놓인 쌀 한 포대, 모든 걸 내려놓고 싶던 날 걸려온 성도의 전화 한 통.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확했습니다. 언제나 딱 필요한 만큼, 딱 필요한 때에 채우셨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자주 넘어졌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늘 그분이 먼저 움직이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재정 걱정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면, 먼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십시오.
"나는 지금 돈보다 하나님을 더 믿고 있는가?"
대답이 머뭇거려진다면, 바로 그 자리가 은혜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빈 손을 이미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손은, 단 한 번도 비어 있던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