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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C 목회컬럼

멀어도, 가까이

작성자예수님만|작성시간26.06.13|조회수14 목록 댓글 0

 

멀어도, 가까이

 

며칠 전, 우리 교회의 한 부부가 직장 때문에 지방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일터, 그리고 함께 예배하던 자리 하나가 또 비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부부에게 "힘들어도 한 주에 한 번은 꼭 와서 예배드리자"고 권면했습니다.

하나님과 가까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권면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을 건네면서 마음 한구석에 다른 생각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 교회에 사람이 워낙 없으니까…'

순수한 목회적 권면이었는지, 숫자에 대한 제 마음이었는지, 저 자신도 잘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자주 넘어집니다.

목회자라고 마음이 늘 깨끗한 것은 아닙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그 속에 욕심과 두려움이 섞여 드는 경험, 여러분도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섬기면서도 인정받고 싶고, 베풀면서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우리의 동기는 늘 그렇게 순수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로마서 8장 28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우리의 동기가 완벽해야 한다는 조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부족하고 섞인 마음까지도, 하나님께서 붙드시고 선한 방향으로 이끄신다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부에게 건넨 권면이, 제 안의 작은 욕심에서 시작되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그것조차 사용하셔서 그 부부의 신앙을 지키는 도구로 쓰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동기가 늘 순수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일하심은 우리의 순수함에 의존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혹시 어떤 선택이나 말 한마디를 두고 '내 마음이 순수했나' 스스로를 추궁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이렇게 기도해 보시면 어떨까요.

"주님, 제 마음을 다 아시지만, 그래도 이 일을 선하게 이끌어 주세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멀리 떠난 그 부부도, 섞인 마음으로 권면한 저도,

하나님의 손 안에서는 결국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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