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지"
오늘 당근마켓에서 오래 찾던 스피커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상태가 꽤 괜찮아 보였는데, 막상 받아보니 입력 단자 안에 뭔가가 끼워져 있어 잭을 꽂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했더니, "아이고…" 하는 짧은 말 한마디가 돌아왔습니다.
반품을 위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시간도 들고, 기름값도 나가고. 오가는 길에 별생각이 다 났습니다. 괜히 산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꼼꼼히 확인할걸 하는 후회도 들고. 그 분도, 저도, 좀 불편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뭐, 그럴 수 있지.'
이게 단순한 체념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완벽한 거래도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본인도 몰랐을 수 있고, 실수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 분도 분명 미안했을 겁니다.
사실 이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기까지, 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본래 작은 것도 쉽게 넘기지 못하는 편이었거든요. 손해 보면 억울하고, 기대가 어긋나면 오래 마음에 담아뒀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도 자주 넘어집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도 그런 분들이 계실 겁니다.
에베소서 4장 3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우리가 누군가를 "그럴 수 있지"하고 넘길 수 있는 힘은, 사실 우리가 먼저 받은 용서에서 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많은 실수와 허물을 주님의 은혜로 덮어 주셨습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끝없이. 그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면, 오늘 조금 억울한 일 하나쯤은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마음속에 아직 걸려있는 누군가의 실수가 있다면 딱 한 번만 이렇게 말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럴 수 있지."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내려놓게 해줄 겁니다. 그리고 그 말이 입에서 나올 수 있다면, 그건 당신 안에 하나님의 은혜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