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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C 목회컬럼

빠른 하루와 느린 하루 사이에서

작성자예수님만|작성시간26.06.05|조회수15 목록 댓글 0

빠른 하루와 느린 하루 사이에서

 

주말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그런데 어떤 월요일 오후, 시계를 보면 고작 두 시간밖에 안 지났습니다. 분명 60분은 60분인데, 왜 어떤 날은 하루가 훌쩍이고, 어떤 날은 하루가 이렇게 무거울까요?

 

시간이 빨리 가는 날은 대개 내가 무언가에 몰입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반대로 시간이 더디 가는 날은 지루하거나, 불안하거나, 혹은 간절히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입니다. 저도 그런 날이 참 많습니다. 그냥 버티는 날들,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은 날들이요.

 

전도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전 3:1) 그리고 시편 기자는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 90:12) 하나님 앞에서 시간을 헤아린다는 것은 달력을 채우는 게 아닙니다. 내 하루가 무엇을 위해 흘러가는지 묻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시간이 빨리 가는 날이 반드시 좋은 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너무 바빠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날이기도 하니까요. 반대로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더 깊이 빚으시기도 합니다. 기다림도, 지루함도, 그분 안에서는 낭비가 아닙니다. 그 느린 시간들 안에서도 하나님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일하고 계십니다.

 

오늘 시간이 유독 느리게 느껴진다면, 잠깐 멈추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이 내게 무엇을 보여주려 하시는가?" 그 작은 질문 하나가, 지루한 오후를 기도의 자리로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빠른 하루도, 느린 하루도, 결국 모두 그분의 손 안에 있습니다. 그 사실 하나로, 오늘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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