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처럼 빠르고 편리한 세상?
밤 11시에 주문해도 다음 날 아침이면 문 앞에 택배가 놓여 있습니다. 정말 편리한 세상입니다. 저도 이 편리함에 익숙해진 지 오래되었고, 솔직히 이제는 하루 이틀만 기다려도 왠지 느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다림이 사라진 자리에 '빠름'이 들어섰고, 우리는 어느새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빠름의 습관'이 신앙의 자리에도 그대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기도를 드리고 곧바로 응답이 없으면 불안해집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으면 '내 기도가 잘못된 걸까?' 의심이 밀려옵니다.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일 앞에서는 먼저 지치고, 먼저 포기하게 됩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자주 넘어집니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쿠팡 신앙'인지도 모릅니다. 빠르고, 편리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딱 맞춰 배달되는 은혜 말입니다. 그게 나쁜 마음은 아닙니다. 간절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까요.
하지만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이사야 40:31). 여기서 '앙망하다'는 히브리어로 **카와(קָוָה)**인데, 단순히 '기다리다'가 아니라 '밧줄처럼 서로 꼬여 붙들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시간은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그분과 내가 더 단단히 연결되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느리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분은 우리가 원하는 속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좋은 때를 아시는 분입니다. 그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응답이 없어 보여 포기했던 그 기도를, 오늘 다시 꺼내어 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해보시겠습니까? 기도한 뒤 바로 일어서지 말고, 딱 2분만 조용히 앉아 계셔 보십시오. 서두르지 않고, 그분이 말씀하실 자리를 남겨 드리는 것입니다.
쿠팡은 새벽에도 배달해 주지만, 하나님은 새벽이 오기 전부터 이미 우리 곁에 와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