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니까야에 나타난 ‘내(ajjhatta)’와 ‘밖(bahiddhā)’의 의미 범위 연구
– 수행론적 타자화(他者化)와 마음의 안정·산란 구조를 중심으로
국문 초록
본 논문은 초기 니까야(Nikāya)에 빈번히 등장하는 ‘내(ajjhattaṃ / ajjhattika)’와 ‘밖(bahiddhā / bāhira)’이라는 네 가지 표현이 단순한 공간적 경계를 넘어, 수행자가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하고 집착을 해체하기 위한 정밀한 분석 도구임을 규명한다. 특히 ‘me ajjhattaṃ’ 구문을 통해 5장애(五蓋), 7각지(七覺支), 번뇌(汚染, aṅgaṇa) 등이 ‘내적’으로 관찰되는 양상을 분석하고, ‘ajjhattaṃ’이 마음(citta)과 삼매(止, samatha)와 함께 사용될 때는 안정과 집중을, ‘bahiddhā’가 5감각적 욕망(kāma-guṇa)과 함께 사용될 때는 산란과 흩어짐을 의미함을 밝힌다.
나아가 『Rūpasutta』(AN 4.65)의 게송을 통해 ‘내면을 잘 알고, 외면을 보는’ 수행자가 장애를 넘어선다는 가르침을 조명하며, ‘내/외’의 구분이 단순한 방향의 부사(不變詞)가 아닌 수행적 맥락에 따라 대격(對格)적 의미로도 기능할 수 있음을 논증한다.
이를 통해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DN 18)이 타인의 심신 관찰이 아닌 자신의 오온(五蘊)을 ‘타자(他者)’로서 완전히 객관화하는 수행론적 타자화임을 최종적으로 확립한다.
주제어: ajjhatta, bahiddhā, 사념처(satipaṭṭhāna), 수행론적 타자화, parato, 5장애, 7각지, 무아(anattā), 위빳사나(Vipassanā)
Ⅰ. 서론
1.1 연구의 문제의식
초기불교 경전, 특히 사념처(satipaṭṭhāna) 수행의 정형구(refrain)에는 ‘내(ajjhattaṃ)’와 ‘밖(bahiddhā)’ 그리고 ‘내외(ajjhattabahiddhā)’라는 세 가지 관찰 방식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또한 『Mahāmālukyasutta』(MN 64) 등의 선정(禪定) 수행에서는 초선(初禪)의 오온(五蘊)을 ‘parato’(타자로서) 관찰하라는 가르침이 나타난다.
이 ‘내/외’와 ‘parato’의 구분은 초기불교 수행론의 핵심을 이해하는 열쇠이지만, 그 해석에 있어 적지 않은 혼란이 있어 왔다.
특히 ‘밖(bahiddhā)’의 관찰을 두고 일부에서는 ‘타인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수행의 실제와 동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초기불교가 지향하는 통찰의 본질을 오해하게 만든다. 과연 수행자가 다른 사람의 호흡이나 느낌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을까? 사념처 수행의 핵심은 타인의 심신을 엿보는 신비주의적 체험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에 있다.
또한 ‘me ajjhattaṃ’(내게 내적으로)이라는 구문은 5장애(五蓋), 7각지(七覺支), 번뇌(汚染) 등 다양한 법들이 수행자 자신의 내면에서 관찰됨을 보여준다. 이는 ‘내적’ 관찰이 단순한 공간적 의미를 넘어, 수행자의 심리적·정신적 상태에 대한 정밀한 분석임을 시사한다.
1.2 연구의 목적과 방법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니까야 전반에 걸친 ‘내/외’ 용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특히 다음 네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1. ‘me ajjhattaṃ’ 구문 분석: 5장애, 7각지, 번뇌 등이 ‘내적’으로 관찰되는 양상과 그 수행적 의미
2. ‘ajjhattaṃ’과 ‘bahiddhā’의 대비적 용법: 마음의 안정·집중(내) vs 감각적 욕망에 대한 산란·흩어짐(밖)
3. 선정 수행에서의 ‘parato’ 관찰: 초선 오온을 ‘타자로서’ 관찰하는 수행법과 그 무아 통찰로의 연결
4.『Janavasabhasutta』(DN 18)의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 재해석: 수행론적 타자화의 결정적 증거
이를 통해 ‘밖’의 관찰이 타인의 오온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오온을 마치 타자의 오온처럼 완전히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통찰의 과정임을 밝히고자 한다.
Ⅱ. ‘내(ajjhatta)’의 의미 층위와 ‘me ajjhattaṃ’ 구문 분석
2.1 네 가지 표현의 품사와 기능
니까야에서 ‘내/외’를 나타내는 표현은 부사형(ajjhattaṃ / bahiddhā)과 형용사형(ajjhattika / bāhira)으로 구분되며, 각각 수행의 맥락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 구분 | 부사형 | 형용사형 | 주요 기능 |
|------|--------|----------|-----------|
| 내(안) | ajjhattaṃ | ajjhattika | 마음의 상태·관찰 방향(부사) / 6내처·내적 조건(형용사) |
| 밖(외) | bahiddhā | bāhira | 관찰의 대상 지평(부사) / 6외처·외적 조건(형용사) |
부사형(ajjhattaṃ / bahiddhā)은 수행 중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나 상태를 지시하며, 형용사형(ajjhattika / bāhira)은 경험의 구조적 조건인 6내처(六內處)와 6외처(六外處)를 분류하는 데 사용된다.
2.2 ‘내(ajjhatta)’의 네 가지 의미 층위
『담마상가니』 주석서(DhsA.46)는 ‘ajjhatta’가 네 가지 층위에서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 층위 | 빠알리어 | 의미 | 대표 경전 용례 |
|------|---------|------|----------------|
| ① 영역으로서의 내 | gocarajjhatta | 수행 중 마음이 향하는 내적 대상·영역 | ajjhattarato samāhito (내적 영역에서 기뻐하며 삼매에 듦) |
| ② 자기 상속으로서의 내 | niyakajjhatta | 자신의 심신 상속(相續)에 속하는 법들 | ajjhattaṃ dhammesu dhammānupassī|
| ③ 구조적 내부로서의 내 | ajjhattajjhatta | 6내처(六內處) — 감각 기관 자체 | cha ajjhattikāni āyatanāni |
| ④ 대상으로서의 내 | visayajjhatta | 궁극적 깨달음의 대상 — 공성(空性) 등 | ajjhattaṃ suññataṃ upasampajja viharati |
이 중 주석서는 사념처 수행의 맥락에서 ‘자기 상속으로서의 내(niyakajjhatta)’를 가장 중심적인 의미로 제시한다. 즉, ‘내’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흐름(santāna) 안에서 전개되는 법들을 가리킨다.
2.3 ‘me ajjhattaṃ’ 구문: 내적 법들의 관찰
니까야에는 ‘내게 내적으로(atthi me ajjhattaṃ)’라는 구문이 빈번히 등장하며, 이는 수행자가 자신의 내면에서 특정 법(심리적 현상)의 존재 여부를 관찰하는 정형적 표현이다.
(1) 5장애(五蓋, nīvaraṇa)의 관찰
santaṃ vā ajjhattaṃ kāmacchandaṃ ‘atthi me ajjhattaṃ kāmacchando’ti pajānāti; asantaṃ vā ajjhattaṃ kāmacchandaṃ ‘natthi me ajjhattaṃ kāmacchando’ti pajānāti; yathā ca anuppannassa kāmacchandassa uppādo hoti, tañca pajānāti; yathā ca uppannassa kāmacchandassa pahānaṃ hoti, tañca pajānāti; yathā ca pahīnassa kāmacchandassa āyatiṃ anuppādo hoti, tañca pajānāti.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kāmacchanda)이 있을 때는 ‘내게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있다’고 알고,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없을 때는 ‘내게 내적으로 감각적 욕망이 없다’고 알고, 아직 생기지 않은 감각적 욕망이 어떻게 생기는지도 알고, 이미 생긴 감각적 욕망이 어떻게 버려지는지도 알고, 버려진 감각적 욕망이 미래에 어떻게 다시 생기지 않는지도 안다.)
이 구문은 byāpādo(악의, 瞋), thina-middha(해태·혼침, 惛沈睡眠), uddhacca-kukkucca(들뜸·후회, 掉擧惡作), vicikicchā(의심, 疑) 등 5장애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내적’ 관찰은 수행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이러한 장애들이 존재하는지, 소멸되었는지, 미래에 다시 생길 가능성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직시하는 과정이다.
(2) 7각지(七覺支, bojjhaṅga)의 관찰
idha, bhikkhave, bhikkhu santaṃ vā ajjhattaṃ satisambojjhaṅgaṃ ‘atthi me ajjhattaṃ satisambojjhaṅgo’ti pajānāti, asantaṃ vā ajjhattaṃ satisambojjhaṅgaṃ ‘natthi me ajjhattaṃ satisambojjhaṅgo’ti pajānāti, yathā ca anuppannassa satisambojjhaṅgassa uppādo hoti, tañca pajānāti, yathā ca uppannassa satisambojjhaṅgassa bhāvanāya pāripūri hoti, tañca pajānāti.
(비구들이여, 여기서 비구는 내적으로 기억의 깨달음 구성요소(satisambojjhaṅga)가 있을 때는 ‘내게 내적으로 기억의 깨달음 구성요소가 있다’고 알고, 없을 때는 ‘내게 내적으로 기억의 깨달음 구성요소가 없다’고 알고, 아직 생기지 않은 그것이 어떻게 생기는지도 알고, 이미 생긴 그것이 어떻게 닦여져 원만해지는지도 안다.)
이와 같이 dhammavicaya(법의 분별), vīriya(정진), pīti(희열), passaddhi(평안), samādhi(삼매), upekkhā(평정) 등 7각지 모두에 적용된다.
(3) 번뇌(汚染, aṅgaṇa)와 기타 법들의 관찰
idhāvuso, ekacco puggalo sāṅgaṇova samāno ‘atthi me ajjhattaṃ aṅgaṇan’ti yathābhūtaṃ nappajānāti.
여기, 벗이여, 어떤 사람은 번뇌가 있으면서도 ‘내게 내적으로 번뇌가 있다’고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한다.
이처럼 ‘me ajjhattaṃ’은 6경(色·聲·香·味·觸·法)에 대한 rāga(貪), dosa(瞋), moha(癡) 등의 번뇌, 혹은 신·구·의의 더러움(sandosa) 등 모든 내적 현상의 관찰에 적용되는 보편적 틀이다.
2.4 ‘ajjhattaṃ’과 마음·삼매의 결합: 안정과 집중
‘ajjhattaṃ’은 종종 마음(citta)이나 삼매(止, samatha)와 함께 사용되며, 이때는 내적 안정과 집중을 의미한다.
ajjhattaṃ susamāhito (내적으로 잘 삼매에 든 자)
ajjhattaṃ cetosamathaṃ (내적 마음의 고요함)
ajjhattaṃ vūpasantacitto (내적으로 평온한 마음)
반면, 부정적 측면에서는 해태와 혼침(thina-middha)에 빠져 위축된 상태를 나타낸다.
ajjhattaṃ me saṃkhittaṃ cittan’ti (내게 내적으로 마음이 위축되었다고)
여기서 ‘saṃkhittaṃ’(위축된, 수축된)은 마음이 활력을 잃고 처지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정진의 부족으로 인한 수행 장애로 간주된다.
Ⅲ. ‘밖(bahiddhā)’의 의미와 산란·흩어짐의 양상
3.1 ‘bahiddhā’와 5감각적 욕망(kāma-guṇa)
‘bahiddhā’는 종종 5감각적 욕망(kāma-guṇa)과 함께 사용되며, 이때는 마음의 산란과 흩어짐을 의미한다.
bahiddhā me vikkhittaṃ cittan’ti (내게 외적으로 마음이 산란되었다고)
여기서 ‘vikkhittaṃ’(산란된, 흩어진)은 마음이 외부의 감각적 대상들(색·聲·香·味·觸)에 이끌려 안정을 잃은 상태를 의미한다.
『Vibhaṅgasuttaṃ』 (SN 51.20)에서는 이를 더욱 명확히 한다.
katamo ca, bhikkhave, bahiddhā vikkhitto chando? yo, bhikkhave, chando bahiddhā pañca kāmaguṇe ārabbha anuvikkhitto anuvisaṭo — ayaṃ vuccati, bhikkhave, bahiddhā vikkhitto chando.
(비구들이여, 무엇이 외적으로 산란한 욕망(chanda)인가? 비구들이여, 외부의 다섯 가지 감각적 욕망에 대해 흩어지고 퍼져 나간 욕망 – 이것을, 비구들이여, 외적으로 산란한 욕망이라고 한다.)
3.2 ‘bahiddhā’의 긍정적 측면: 지견(知見)의 발생
그러나 ‘bahiddhā’는 단순히 부정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적 삼매가 깊어지면, 오히려 ‘밖’으로 지견(ñāṇadassana)이 생겨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so tattha sammā samāhito sammā vippasanno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 abhinibbatteti.
(그는 거기서 잘 삼매에 들고 잘 청정해져서, 밖으로 타인의 몸에 대한 앎과 봄을 일으킨다 – DN 18)
이 구절은 앞서 논의한 ‘수행론적 타자화’의 핵심 증거로, 내적 삼매가 완성될 때 오히려 자신의 오온을 ‘밖’으로 객관화하여 보는 지혜가 생겨남을 보여준다.
3.3 AN 4.65의 게송: 내외 관찰의 통합적 의미
『Rūpasuttaṃ』(AN 4.65)은 내면과 외면을 모두 아는 수행자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ajjhattañca na jānāti, bahiddhā ca na passati.
samantāvaraṇo bālo, sa ve ghosena vuyhati.
(내면을 알지 못하고, 외면도 보지 못하는 자,
사방이 막힌 어리석은 자, 그는 소문에 휩쓸린다.)
ajjhattañca pajānāti, bahiddhā ca vipassati.
vinīvaraṇadassāvī, na so ghosena vuyhatī”ti.
(내면을 잘 알고, 외면 또한 보는 자,
장애가 없이 보는 자, 그는 소리(소문)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 게송은 ‘내면을 아는 것(ajjhattaṃ pajānāti)’과 ‘외면을 보는 것(bahiddhā vipassati)’ 이 모두 수행의 완성에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vinīvaraṇadassāvī’(장애 없이 보는 자)라는 표현은 내외 관찰이 5장애를 넘어선 통찰로 이어짐을 암시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jjhattañca’와 ‘bahiddhā ca’가 단순한 방향의 부사(不變詞)가 아니라, 대격(對格, accusative)적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내면을 알고, 외면을 본다’는 것은 ‘내적 현상’과 ‘외적 현상’을 대상으로 삼아 관찰하는 수행적 행위를 가리킨다.
Ⅳ. 사념처 수행과 ‘내/외’의 삼중 구조
4.1 사념처 정형구의 세 가지 관찰 방식
사념처 수행의 정형구는 수행자에게 각 관찰 대상을 세 가지 방식으로 관찰하도록 지시한다.
ajjhattaṃ vā kāye kāyānupassī viharati, bahiddhā vā kāye kāyānupassī viharati, ajjhattabahiddhā vā kāye kāyānupassī viharati.
(내적으로든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물고, 외적으로든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물고, 내외적으로든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이는 몸(kāya)뿐 아니라 느낌(vedanā), 마음(citta), 법(dhamma)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4.2 ‘밖(외)’의 관찰에 대한 수행론적 타자화 해석
앞서 살펴본 ‘me ajjhattaṃ’ 구문과 ‘parato’ 관찰, 그리고 AN 4.65의 게송을 종합하면, ‘밖(bahiddhā)’의 관찰은 다음과 같이 재정의될 수 있다.
‘밖(외)’의 관찰이란, 자신의 경험을 ‘나’가 아닌 ‘객관적 현상’으로 완전히 타자화(他者化)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오온을 마치 ‘강 건너의 불’이나 ‘타인의 몸(parakāya)’처럼 철저히 객관화하는 통찰의 과정이며, 궁극적으로 ‘netaṃ mama, nesohamasmi, na meso attā’(이것은 내 것이 아니며, 나는 이것이 아니며, 이것은 내 자아가 아니다)라는 무아 통찰로 연결된다.
Ⅴ. 선정 수행과 ‘parato’ 관찰: 타자화 수행의 결정적 증거
5.1 초선(初禪)에서 오온을 ‘parato’로 관찰함
『Mahāmālukyasutta』(MN 64) 및 관련 경전들은 초선(初禪)에 든 수행자가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지 명시한다.
idha, bhikkhave, bhikkhu vivicceva kāmehi … paṭhamaṃ jhānaṃ upasampajja viharati.
so yadeva tattha hoti rūpagataṃ vedanāgataṃ saññāgataṃ saṅkhāragataṃ viññāṇagataṃ, te dhamme aniccato dukkhato rogato gaṇḍato sallato aghato ābādhato parato palokato suññato anattato samanupassati.
(비구들이여, 여기서 비구는 감각적 욕망을 여의고 … 초선(初禪)에 들어 머문다.
그는 거기에 있는 어떠한 색(色)에 속한 것, 수(受)에 속한 것, 상(想)에 속한 것, 행(行)에 속한 것, 식(識)에 속한 것이든, 그 법들을 무상(無常)하며, 고(苦)이며, 병(病)이며, 종기(腫)이며, 화살(箭)이며, 재앙(禍)이며, 질환(疾患)이며, 타자(他者, para)로서이며, 허물어지는 것이며, 공(空)이며, 무아(無我)라고 관찰한다.)
5.2 ‘parato’의 정확한 의미와 무아 통찰로의 연결
빠알리어 ‘parato’는 ‘para’(다른, 타자)의 탈격(ablative) 또는 여격(adverbial) 형태로, “타자로서”, “남의 것으로서”, “자신과 다른 것으로서”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문맥에서 ‘parato’ 관찰은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자아관을 해체하는 직접적 도구이며, ‘anattato’(무아로서)와 직접 연결된다. 자신의 오온을 ‘타자’로 보는 것은 곧 ‘이것은 내가 아니다’라는 무아 통찰의 선행 단계이자 동시적 체험이다.
Ⅵ.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의 수행론적 재해석
6.1 경전의 결정적 증거: 『Janavasabhasutta』(DN 18)
『Janavasabhasutta』(DN 18)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So tattha sammā samāhito sammā vippasanno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 abhinibbatteti.
(그는 거기서 잘 삼매에 들고 잘 청정해져서, 밖으로 타인의 몸[parakāya]에 대해 앎과 봄을 일으킨다.)
6.2 ‘parakāya’의 참의미: 수행론적 타자화
앞서 살펴본 ‘parato’ 관찰과 『Sāmaññaphalasutta』(DN 2)의 ‘알고 봄’ 구절을 종합하면, 이 ‘parakāya’는 문자적 의미의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오온을 타자화한 경험’으로 읽어야 한다.
| 층위 | 문자적 해석 | 수행론적 타자화 해석 |
|------|------------|---------------------|
| parakāya | 다른 사람의 신체 | 자신의 오온을 ‘남의 것(para)’으로 완전히 객관화한 경험|
| bahiddhā | 외부 세계 | ‘나’라는 경계 밖으로 나아가 자신을 객관화하는 관찰 방향|
| ñāṇadassana | 타인에 대한 앎과 봄 | 자신의 오온을 무상·고·무아로 통찰하는 지혜|
6.3 『Sāmaññaphalasutta』(DN 2)의 ‘알고 봄’ 구절과의 대비
『사문과경』(DN 2)은 4선 이후 ‘알고 봄(ñāṇadassana)’의 실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So evaṃ pajānāti – ‘ayaṃ kho me kāyo rūpī cātumahābhūtiko mātāpettikasambhavo odanakummāsūpacayo aniccucchādana-parimaddana-bhedana-viddhaṃsana-dhammo; idañca pana me viññāṇaṃ ettha sitaṃ ettha paṭibaddha’nti.
(그는 이와 같이 안다 – ‘이 나의 몸은 물질적이며, 네 가지 큰 요소[四大]로 이루어졌고, 부모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밥과 죽으로 자라났고, 문지르고, 부수고, 파괴되고, 산산이 부서지는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이 나의 의식(識)은 이 몸에 의지하고, 이 몸에 결박되어 있다.’라고.)
이 구절은 수행자가 자신의 몸을 4대(四大)·기원(부모)·양식(단식)·무상성(파괴)·의식과의 결박이라는 다섯 가지 측면에서 여실히 아는(evam pajānāti) 통찰을 보여준다. 바로 이 순간, 자신의 몸은 ‘parakāya’(타자의 몸)가 된다.
Ⅶ. 결론: ‘내/외’와 ‘parato’를 통해 본 해탈의 구조
초기 니까야에 나타난 ‘내(ajjhatta)’와 ‘밖(bahiddhā)’은 단순한 공간적 구분이 아니라, 수행자가 자신의 경험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집착을 해체하기 위한 입체적 좌표계이다.
본 논문이 특별히 주목한 바는 다음과 같다.
1. ‘me ajjhattaṃ’ 구문은 5장애, 7각지, 번뇌 등 모든 내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직시하는 수행적 틀이다.
2. ‘ajjhattaṃ’은 마음과 삼매와 결합하여 안정과 집중을, ‘bahiddhā’는 5감각적 욕망과 결합하여 산란과 흩어짐을 의미한다.
3. 그러나 ‘bahiddhā’는 긍정적 측면에서 지견(知見)의 발생으로도 기능하며, 이는 자신의 오온을 ‘타자(para)’로 객관화하는 통찰이다.
4. 선정 수행에서의 ‘parato’ 관찰은 이 타자화가 단순한 개념이 아닌 실제 수행 체험임을 증명한다.
5. 『Janavasabhasutta』의 “bahiddhā parakāye ñāṇadassanaṃ”은 이 타자화된 관찰의 정점을 가리키며, 『Sāmaññaphalasutta』의 ‘알고 봄’ 구절로 구체화된다.
6. AN 4.65의 게송은 내면을 알고 외면을 보는 수행자가 장애를 넘어선다는 가르침을 통해, 내외 관찰의 통합적 완성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내 몸과 마음(안)이든 세상과 타인(밖)이든 본질적으로 똑같이 무상(無常)하고 고(苦)이며 무아(無我)임을 평등하게 통찰함으로써, 안과 밖이라는 이분법적 분별 자체를 초월하여 완전한 소멸(해탈)로 나아가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붓다가 ‘내/외’와 ‘parato’라는 가르침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한 궁극적 해탈의 구조이다.
참고문헌
1. 원전 자료
- Dīgha Nikāya (DN) — 『長部經典』
- Majjhima Nikāya (MN) — 『中部經典』
- Saṃyutta Nikāya (SN) — 『相應部經典』
- Aṅguttara Nikāya (AN) — 『增支部經典』
- Dhammapada (Dhp) — 『法句經』
2. 주석서 및 논서
- Dhammasaṅgaṇī Aṭṭhakathā (DhsA) — 『法集論註釋』
- Visuddhimagga — 『淸淨道論』
3. 연구 논저
- Anālayo, Bhikkhu (2003). Satipaṭṭhāna: The Direct Path to Realization. Windhorse Publications.
- Bodhi, Bhikkhu (2000). The Connected Discourses of the Buddha. Wisdom Publications.
- Ñāṇamoli, Bhikkhu & Bodhi, Bhikkhu (1995). The Middle Length Discourses of the Buddha. Wisdom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