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식’의 번역어
‘심(心)’은 ‘마음’이라고 번역하는데 있어서 반대하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약간 까다로운 경우가 ‘식(識)’인데요, 육식에서 전오식의 역할을 여섯 번째인 ‘의식(意識)’이 모두 주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식’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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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의(意)’의 번역어가 흡족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⑴영어권에서는 ‘heart, mind(정신), consciousness’으로 보는데, 제 견해로는 <‘물질’과 대비되는 의미에서의 ‘정신’>이므로 <‘심의식 전체’를 비색(非色, arūpa)의 의미로 지칭하는 용어>로 남겨두었으면 합니다. 그래야만 ‘정신적, 정신적인’이라는 용어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⑵유식(唯識)에서는 ‘의와 심’을 모두 ‘식’으로 봅니다.
의(意) ; 말라야識, 제 7識, 잠재의식, 사량(思量)識, 내재(內在)識, 저장識, 반응識.
심(心) ; 아뢰야識, 제 8識, 무의식, 이숙(異熟), 일체의 종자(種子)識.
유식에서는 ‘의(意)’를 흔히 <끊임없이 사량하는 말나식(末那識)>이라고 합니다. 말나(末那)는 ‘mano’의 음사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의(意)’를 그냥 ‘마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제 견해로는 심의식중에서 하나는 원어로 부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⑶한자 번역어인 ‘의(意)’는 참으로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번역어입니다. 한글로는 ‘뜻, 생각하다’는 의미인데, 제 견해로는 ‘생각’이라는 번역어도 좋을 듯합니다. 또한 ‘뜻’의 의미를 강하게 가진 ‘의지’라는 번역어도 mano에 어울릴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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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意)’에 대해 알아보기 위하여 ‘심의식 전체’에 대해 살펴봅니다.
①심의식은 기본적으로 ‘아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심’은 ‘상(想, saññā)이나 vitakka(覺, 尋)’과 가깝고 ‘의’는 ‘사(思, cetanā)나 vicāra(觀, 伺)’와 가까운 것입니다.
②심의식 중에서 ‘처, 근, 문’은 의(意)와만 복합어를 이루는 용어입니다. 그래서 ‘意處(āyatana), 意根(indriya), 意門(dvāra)’이라는 용어를 통하여 ‘심과 식’과는 차별되는 <의(意)의 모습>을 파악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
③심의식과 ‘탐진치, 계정혜, 낙/고/비고비락’과의 관계에서 ‘의(意)’는 ‘진(瞋), 정(定), 고(苦)’와 관계가 깊습니다. 특히 <고(苦)가 有對의 잠재(paṭighānusayo, 유대의 경향)>와 관련되듯이, ‘의(意)’가 거론되는 곳에는 ‘paṭigha-saññā(有對想), paṭighanimitta(有對相), paṭigha-samphassa(有對觸)’이 많이 거론됩니다. 예를 들면 “유대상(有對相)과 올바르지 않은 작의라는 두 가지 조건은 유대(paṭigha)를 일으키게 한다.”라는 경문이 그것입니다.
④심의식 중에서 ‘해탈’은 ‘심’과만 복합어를 이루고, ‘행’은 ‘심과 의’와 복합어를 이룹니다. 그리고 ‘온(蘊)’은 <오직 ‘식’에만 관계되는 용어>입니다. 또한 ‘계(界)’는 ‘의와 식’과만 복합어를 이루지 <‘계’가 ‘심’과 복합어를 이루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이와 같이 ‘복합어’를 통한 조명은 각자가 연구하셔야 할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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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적당한 번역어는 못 찾은 것입니다.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이해되시죠?
요즈음 ‘둑카’님께서 <스스로의 번역>을 시도하시는 것 같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옳고 그름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둑카’님의 견처(見處)가 드러나는 것이기에
‘번역’만 보고서도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가 드러납니다.
사실 <그러한 번역이 ‘설사 오류투성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아~~ 이렇게 보는 방법도 있구나!”하면서 저도 놀랐습니다.
‘둑카’님의 성격이 ‘길따라’님을 빼 닮으신 것 같습니다.
‘깐깐한 문법을 적용하시는 것’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아무쪼록 ‘막가’를 발견하시기를 빕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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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니까야 작성시간 13.10.23 헐~~경에 나오는 문구를
이리 연결해서 보고 저리 연결해서 보고, 이 관점에서 보고 저 관점에서 보고, 위에서 보고 아래서 보고, 뒤집어보고 엎어서 보고.................안 해보는 것이 없네요.............
심의식에 대한 이해를 더 도모해 봅니다.
근데 이렇게 다양하게 경을 파고들다 보면 푸욱 빠져서 실참을 못하겠네요...........
저는 그렇게는 못합니다........머리를 쉬어야 살 수 있기에............. -
답댓글 작성자아위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1.23 ㅎㅎ............... 현실과 타협을 '최대한' 해 보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인 견해로는 '식(識)'은 '알음알이'라는 번역어가 딱입니다만,,,,,,,,,그러한 번역어가 '복합어'에서는 매우 불편합니다......ㅋ. ...그냥 "식(識)'이라고 하자........하니까.........한자어라서 ....안 된다네요.....ㅋㅋ..............영어 표현은 <그냥 넘어가도>........ㅋㅋ........그렇다네요.......
다양한 문화를 흡수해서 자신의 문화로 재창조하는 것에는 저도 찬성입니다만.........
오직 '한자어'만 안된다는 것은 아마도 <대승불교 경전>을 견제 하기위한(=사장 시키기 위한) 술책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