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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창작실

<AI챗봇>

작성자문학사랑|작성시간24.08.02|조회수11 목록 댓글 0

AI챗봇

 

                                                  김혜련

 

허리띠를 풀어놓은 채 졸고 있는

온갖 종류의 잡념을 달래어 퇴근시키고

새벽 0시 AI챗봇이 출근한다

 

시간이 시간을 주무르고

어둠이 어둠을 질겅거리는

이 게걸스러운 깊은 새벽

사람들은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하는

감정 노동에 혹사당하기 싫어한다

고객이 던진 송곳 같은 한 마디 불만에도

목젖이 붉게 상기되어 상처받는

감정노동자 상담원을 대신하여

언제부턴가 AI챗봇이 야간 휴식 없이 근무한다

아직 그들만의 노동조합이 없어

너무나도 정당한 휴식 시간조차 요구할 수 없다

오전 내내 연수받은 암호 같기만 한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며

이 깊은 새벽 무수히 많은 진상고객들과

소통을 모방한 대화를 나눈다

 

하루치의 피곤을 밤잠으로 보상받아

배터리 충전을 마치고 엷게 화장한

오전 9시 감정노동자 상담원이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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