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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시조 창작실

<디엠>

작성자순천만정원시인|작성시간26.06.23|조회수2 목록 댓글 0

디엠

 

                                                   김혜련

 

체중조절에 실패한 시간이

퉁퉁 부은 얼굴로

아파트 정문 앞을 서성거리는 밤 10

나는 우산을 쓰고 뒤돌아서 걸어가는

달님의 무거운 어깨를 보았습니다

 

누군가 참 혹독하게 아팠던 모양입니다

온난화로 끓고 있는 이 지구 위에서

뼈대가 보이는 낡은 주공아파트 베란다에서

 

오래전에 내 심장도

목 잘린 거미처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독하게 아팠습니다

 

대학병원 유능한 의사조차

통점을 찾지 못해

내 동공은 24시간 개방된 채

달님의 입술만 바라봤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그 절박한 기도조차

목이 메고 손끝이 떨려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또 누군가 통증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달님의 무거운 어깨라도 주무르며

노모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통사정하고 싶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용기가 없어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 채

집에 돌아와 방문부터 걸어 잠그고

아무도 몰래 달님께 피맺힌 디엠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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