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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관한 시모음 99)

작성자와룡산|작성시간26.06.10|조회수187 목록 댓글 0

여름에 관한 시모음 99)

 

여름 아이들      /이원문

 

냇가로 들녘으로

봇물 시원히 물놀이 즐기고

먹을 것 찾아 들녘으로 뛰어간다

 

참외 밭 수박 밭 오이 밭 가지 밭

무엇이 더 맛있고 입으로 들어갈까

원두막에 올라 끝 놀이로 가위 바위 보

 

빤쓰(팬티) 하나 입고 노니 까맣게 끄을린 살일까

벗기는 사내놈들이 벗고 노는데

손 가림의 계집아이들 왜 계집아이들이 부끄러운가

 

손가락질에 놀려 대며 풀 뜯어 끼얹는 계집아이들

그 앙살에 왜 놀려 나무떼기 집어 던지는 사내놈들

계집아이들 그 나무떼기 얻어맞고 울고 말았다

 

 

여름이란 계절 앞에      /최하정

 

내리쬐는 햇살 아래
아름찬 과실과 곡식들이
너울대며 영글어간다

쉼 없이 돌아가는 자연에 귀 기울이면
여기저기 소곤대는 울림은
맞바람에 두근거림으로 다가오고

시원한 물소리와 매미들의 울음은
지친 심신을 녹아내며

구름발치 계절에 어깨를 겨루며가는
입하의 미소를 가만히 건져 올려보면

우리의 삶도 그 속에서
똬리를 틀듯 흥겨운 장단에 노닐며 간다.

 

 

여름         /김정자

 

젊음이 여름이라면
가을은 중년일까요?
찰나에 지나간 초록빛
하루 종일 눈 맞춤도 싱그럽습니다

짧은 옷에 드러난 맨 살의 향기
뜨거운 햇볕에 붉게 익은 모습이
아름다워 바람에 머리칼 풀고
춤추는 모습이 경쾌합니다

강 건너 청춘이 가물거릴 때
내게도 가을이 와 있다는 걸
지나가는 바람이 말을 합니다

단풍이 아름답다고...

따뜻한 모카커피 한 잔 들고
창가에
지나간 내 시간을 더듬어
창 앞에 놓아두면 행복하겠지요

 

 

여름은         /김성수

 

덥다

아주 많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이른 아침에

밖을 나가 보니

벌서 풀잎에

울어 고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얼마나 더웠으면

밤새도록 흐느끼며

울었을까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것도

슬플 텐데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것이

더 슬퍼 울었을

것이다

 

그 눈물마저 마셔 버리는

태양은 이글 거리며

정수리에 앉아

따라다닌다

 

얼마나 더 몸에서

눈물이 나오길 바라는 것일까

지치고 무력해진다

도대체 바람은

어디로 가서 바람피우나

돌아올 기미가 없다

 

 

여름의 꼬리       /이원문

 

이 덥고 뜨겁다 하는 날이

열흘 지나도 그럴까

그 열흘 지나 보름이면

아침 저녁으로 다를 것인데

그럭저럭 가는 여름 언제 뜨거웠더냐

 

그래도 한낮은 그 여름의 뜨거움

거둬들일 밭일 언제 다하나

고추에 가지에 깻잎에 호박 참깨

참외 수박 넝쿨 걷어 김장갈이 해야 하고

또 뭐 있나 생각이 안 나는구나

 

차라리 왠여름이면 여름 핑게나 댈 것인데

뜨거워도 가을이니 안 할 수 없지 않는가

이러다 찬바람 나면 또 한 세월 어쩌나

알면서도 딛어온 날 무엇하다 다 보냈나

아직은 여름 마음이 움츠려드는구나

 

 

여름살이         /세영 박광호


찌는 듯 무더운 여름날에
우거진 숲에선 뻐꾸기 울고
푸른 들판엔 농작물 생육의
열기가 높다

이른 아침 시골 오일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도로엔 출근하는 차량들이
신호등 앞에 줄 서 있네

사계에 있어
여름이란 어떤 의미일까
인생에도 여름이 있어
청춘이 바로 그것

열심히 살거라 후회하지 말고
그 말 한마디 젊은이에게
하고 싶구나.

 

 

여름 아침       /이원문

 

이 연무 걷히면 얼마나 뜨거울까

바람 없는 들녘 뿌연 연무에 덮히고

후덥지근한 하늘 아침부터 무덥다

곧 걷힐 연무에 아침 인사의 나팔꽃

나팔꽃 접히는 시간이면 땡볕이 될 것인데

나팔꽃은 어떻게 그 시간을 잘 아는지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구름이라도 들어왔으면

봉숭아 뜨겁고 채송화 뜨겁다

오늘일랑 콩국수나 해 먹을까

그것도 일손 많아 귀찮은 생각이 앞서니

있는 감자나 쪄놓고 아이들이나 기다려야겠다

 

 

성하盛夏의 계절엔     /정심 김덕성

 

산속에 흐르는 맑은 공기

조잘거리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

여기가 천상인가 싶어지고

 

초복 메시지가 전해 온

작열하는 태양열 복더위 어쩌랴

정수를 벗기고도 남을 위력

땀의 장막에 쉼을 얻고

 

산의 세미한 호흡 소리

산새들의 어울려내는 우렁찬 합창

심신을 맑게 씻기고 활력을 주고

짙푸른 녹음에 맑아지는 영혼

 

미지로 열리는 계절에는

모두 젊은 가슴으로 꿈꾸며 떠나자

꿈이 익어가는 환상의 무대

풍성하게 열매 맺는 가을

희망의 무대가 열렸으면

 

 

여름휴가         /전세창

 

더운 여름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여름휴가

 

더 넓은 해수욕장이나

푸른 산속의 캠핑장에서

일상의 피로를 날려 버린다

 

언제나 막히는 도로

휴양지의 바가지 상혼

알면서도 구태여 가는 건

쌓인 스트레스 때문이리라

 

며칠 간의 고생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느끼는 건

집의 소중함 직장의 소중함

 

놀기만 하는 건 아냐

소비만 하는 건 아냐

큰 깨우침을 얻는 귀중한 경험

도시민의 일상탈출 여름휴가

 

 

별난 여름       /鞍山백원기

 

오직 내 할 도리라고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

불 지피듯 뜨거운 여름

가끔은 꼭꼭 숨어도 좋으련만

인정 사정없이 내리쬐니

 

구름이 사라지고

안개가 사라지듯

찜통 폭염 사라지는 날

흘린 땀을 생각하며

그 순간을 즐기고 싶다

 

 

여름에 애인이 있다면      /김이듬​

아침 일찍 카페에 가지 않겠어

카페 문 열릴 때까지 서성이다가

콘센트가 있는 구석 자리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겠어

 

한여름에 애인이 생긴다면

집에 당장 에어컨부터 달겠어

나의 밝은 방으로 그를 초대하겠어

같이 마트 가서 고등어를 골라도 재미있겠지

 

하지만 애인을 찾을 수가 없네

둘러보면 유쾌하게 떠드는 사람들뿐이야

내가 다정해보이지 않는 건 알아

만약 내가 식물이라면 내부에 붉은 꽃을 피우는 과야

저기 혼자인 이는 온라인게임만 하고 있군

말을 붙일 찬스도 없네

 

“이렇게 나이 먹은 사람이 오실 데가 아니잖아요.”

마주 앉은 이가 찡그리며 말했지

우연히 부킹한 것 뿐인데

친구 부부 따라 춤추러 간 것뿐인데

 

그날 샴푸나이트클럽 사이키 조명 아래에서

그도 내 또래로 보였는데

인간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젊게 생각하지

 

아, 여름날 애인이 있다면

밤새 춤을 추겠어

물속에서도

원피스 안에 수영복 입고 지금 당장 해수욕장 달려가겠어

잠자지 않고 밥 먹지 않아도 헤엄치며 신나겠지

 

저녁 때가 가까우니 카페 손님들이 해변 피서객처럼 빠져나가네

음료 한 잔 더 주문해야 눈치가 덜 보이겠지

아, 무화과깜뺘뉴는 왜 이리 비쌀까

 

여름에 애인이 생긴다면

카페에서 죽치며 우스꽝스러운 시를 쓰지 않겠어

 

 

여름휴가       /세영 박광호

무더운 긴 하루도 저물어
서산으로 해 넘어가니
한줄 파도 바람이 시원하여라

목화송이처럼 피어난 수평선 뭉게구름
석양에 물들고
바닷물에 절고 태양에 붉어진 등살이
화끈거리는 저녁나절
야영객 가족들은 저녁준비에 바쁘다.

바쁜 일정에 몇 날의 휴가는
가족을 위한 봉사던가?
일정을 손꼽으며
다시 이어질
업무의 면면을 정리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직장인,

추억의 뒤안길로
세월은 또 흘러가겠지...

 

 

여름 향기     /박명숙

 

여름이면
들꽃의 부름에 마음은 뛰놀고
앞마당에 흙냄새가
그리운 계절이다

멍석깔고 땅처럼 누워 있으면
온갖 풀벌레가 화음을 넣어
자장가처럼 들려주고

바람에 흔들린 풀 향기가
온몸에 묻어날 것 같은
여름밤의 기억이 살아난다

그리운 고향의 정서와
비록, 가난했고 낡은 허름한
울타리 안에 행복으로 꽉 찬 집
그곳의 흙내음
그리움으로 찾아옵니다

고향 하늘은
박힌 보석으로 가득했고
별이 쏟아진다는 말이
참말이었다

아름다웠던 시절은
까마득히 멀고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는 향수에 젖는다.

 

 

떠나는 여름      /이원문

 

아직도 무더운 날

이제 더워야 얼마나 더 더울까

하늘도 지치고 사람도 지치는 낮

 

말복 지나 요 며칠

조금만 더 열흘만 기다리면

그때는 아침 저녁 다른 바람이겠지

 

가을은 가을인데 아직도 더운 여름

이러다 하룻 사이 아주 떠나려나

덥기도 너무 덥다 너무 뜨겁다

 

여름 속에 숨은 가을

여름은 여름인데 여름이 아닌 여름

며칠 더 참으면 참새 떼 모이겠지

 

 

여름         /이준희

 

누구는 뜨겁다고 불평하지만

어느 곳에는 꽃을 피우고

가지마다 푸르름 가득하고

때론 달곰하게 입안을 채워주니

이보다 사랑스러운 계절은 없지

 

 

비 오는 여름      /미송 이옥순

 

여름 태양의 열기 거침없이

지상을 뜨겁게 달구니

갈증으로 애태우는 외침 소리에

하늘 문 열고 쏟아지는 반가운 소리

 

주룩주룩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

창가에 또르르 또르르

흘러내리는 진줏빛 맑은 물방울

속절없는 서러운 눈물처럼

영롱하게 똑 똑똑 떨어진다

 

자연에서 얻는 모든 것을

당연하다 여겼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닌

축복이란 것을 느끼며

오묘한 섭리에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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