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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무 시모음

석류, 석류꽃에 관한 시모음 2)

작성자와룡산|작성시간26.06.23|조회수30 목록 댓글 0

석류, 석류꽃에 관한 시모음 2)  

 

석류         /박상희

봄꽃 축제 모두 끝나고
녹색 옷 입은 계절에
수줍은 듯 이제야
초록 잎 사이 숨어
빨간 몽우리 내민다

수줍어 망설이다
터트린 꽃망울은
새 신랑 마고자 단추 같구나!
반웃음 띤 모습
들킬 새라 꽃술 소복이
문지기 하지만
가을 날
메밀 잠자리 하늘에 나르면
둥그런 잉태
못 견뎌 속살 탁 터트리고
알알이 다 보여 줄 걸

초록 잎 뒤에 숨어 내숭떠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너는 아느냐.

 

 

석류의 행복한 웃음      /황인숙

 마을 골목길에 들어서니
 담장 너머로 석류나무 가지 늘어져
 봄에 홍색으로 예쁘게 꽃 피우고
 여름에 태양의 사랑을 흠뻑 받아

 마냥 행복한 모습으로 웃고 있어
 너무 예뻐 따고 싶은데
 자꾸 유혹해요
 까치발로 서서 누가 볼까 눈치를 보며

 행복을 꺾어 보아요
 향기 좋고 너무 예뻐 흐믓해
 코에 대고 향기를 느껴보고
 우리 모두 석류처 렴 너무 행복해

 활짝 웃으며 하루하루가
 행복하게 벙글벙글 웃는 날이
 기쁨이 넘치는 날들이면 좋겠고
 반쪽으로 쪼개어 새콤함을 느껴보고 싶은데

 너무 예뻐 장식바구니에 담아놓고
 보기만 해도 예쁜 석류와 향기를
 행복해 하는 모습을 느껴 보아 요

 

 

석류는          /문인귀
   
그 것은
잎파리들이 채 붉어지기도 전에
부른 배를 들어 내 놓을 수밖에  없었던 점,
누가 뭐래도
그 것은 사실이라니

푸르디 푸른 하늘을
어쩌면 저리도 붉은 염주알로
하나하나 따 담더니
그러고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어금니로 깨물다 그만
가슴채 툭 터 뜨리는
뒷 뜰이 온통 소란을 떠는 소리라니까

그러기,
자기네끼리 주고 받는 말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못 견디게 입이 마려웠던 거야.

 

 

석류          /이정자

초록빛을 좋아하는 끼 많은 여자
가을만 되면 도지는 불치의 병에
아픔도 서러움도 붉게 익어
더 이상 자제할 힘조차 없는
알고 보면 여리디 여린 여자
백주 대낮
뜨거운 가슴 열어 보이며
터트리는 사랑의 환희
쏟아지는 열락의 폭포수다.

 

 

석류           /최경숙

 

누가 너를 보아 네 속을 알랴

 

시린 아픔 알알이 품어

인고의 통증으로 조각하여

 

피빛 보석 한아름 품은 가슴을

진솔한 고백 부풀어 가는데

 

부끄러워 껴안고 감추다

가을 햇살에 속살 터져

와르르 오르가즘으로 떨며

 

새콤 달콤한 입술 배시시 열고

마지막 사랑의 빛나는 별이 된 너 !

 

 

石榴            /정지용 

 

薔微꽃 처럼 곱게 피여 가는 화로에 숫불,
立春때 밤은 마른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 겨울 지난 石榴열매를 쪼기여
紅寶石 같은 알을 한알 두알 맛 보노니,

 

透明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金붕어 처럼 어린 녀릿 녀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 해 시월 상ㅅ달 , 우리 둘의
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것이어니.

 

자근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네 가슴에 조름 조는 옥토끼가 한쌍.

 

옛 못 속에 헤염치는 힌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외롭게 가볍게 스스로 떠는 銀실, 銀실,

 

아아 石榴알을 알알히 비추어 보며 

新羅千年의 푸른 하늘을 꿈꾸노니.

 

 

석류          /안희선

 

꽃가지 줄기 타고 푸른 햇살 가득해,

하얀 낮달이 고요한 하루

 

이따금 밀려드는 바람의 실오라기에

귀 울리는 단심가(丹心歌)

 

영혼에 스민 한 가슴앓이가 붉어,

그렇게 소인(消印)한 그리움이 보풀어,

터지는 망울마다 목 조이는 향기

 

아, 내 가슴 한복판 질러나간

그대

 

나는, 지금 아프다

 

 

석류         /양전형

 

바람도 차츰 익어가는
아직은 설깬 가을

한평생
그대에게 익어가는 것이
이렇게 가슴 베이는 일

싸락눈 후려드는 날이면
아아, 기어코
그대에게 다 익어
빈집만 남을 낯익은 허무여!

 

 

석류나무        /靑山 손병흥

꽃말마저도 원숙한 아름다움처럼
많은 벌들을 불러 모은다는 그 자태

새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봄날
관상용이나 분재용으로 용기재배 가능한

햇볕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잘 자라
정원수로 널리 알려져 사랑받는 낙엽성 소관목

수많은 시가(詩歌)소재와 고려자기문양으로 쓰여 진
‘홍일점’의 어원이기도 했던 여섯 장 붉은빛 꽃잎 모양새

이란이 원산지이지만 중국 통해서 우리들 곁으로 온
붉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잎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열매

 

 

석류         /채홍정

 

유월 꽃

영원토록

염원의 기도 세월

 

빨갛게

영근 시월

꿈에도 기쁜 마음

 

알알이

눈부시는 날

보석 안고 춤추자

 

 

석류꽃        /나태주

     

들판은 이제

젖을 대로 젖은 여자

사타구니

까르르 까르르

개구리 알을 낳고

꽈리를 불 때

바람은 보리밭에서

몰려오고

담장 아래

석류꽃 핀다

옴마, 징한 거

저 새빨간 피 좀 봐

흰 구름은 또 장광 너머

엉덩이 까 벌리고

퍼질러 앉아

뒷물하느라

눈치도 없고

코치도 없네.

 

 

석류 연작시        /임재화

 

석류 1

 

아직도 가슴에 품은

수많은 사연이

터질 것 같이 많은데

그리움 가득 쌓이면

사랑으로 절로 터져 나오리

붉은 석류는 사랑의 마음

한 줄기 소슬한 가을바람에

저 멀리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아름다운 마음과 마음은

붉은 석류의 사랑이라오

 

석류 2

 

너무나도

얼굴이 붉게 물들었네요

작은 가슴 또한

울퉁불퉁 불이 붙었어요

사랑한다고 차마 말은 못 하고

삐죽이 터져 나오려는

가슴 속 애타는 마음

아~ 정녕 가을은

석류의 계절인가 봅니다

 

 

석류          /진향 윤춘순

 

태양을 먹은 듯

숨이 턱턱 막히더라니

가슴이 너무 뜨겁더라니

 

바람이 부는 듯

그대와의 어지러운 정사

아프도록 사랑했더라니

 

탁!

번쩍!

천지개벽이었어

 

그대와 함께 한 내 내

설레이던 마음

끝끝내, 알알이 익어버린 석류.

 

 

석 류          /임미숙

 

수수한 겉모습이

누구의 눈길도 받지 않을 것 같은 너

두툼한 껍질속에

아기 입술같은 붉은 알갱이

행여 부딪혀 터질세라

하얀 면사포로 방을 만들었네

 

투명한 유리알에 꽃물을 뿌려놓아

수줍은 새색시의 발그레한 볼같이

은은한 미소속에 터질듯 말듯

붉은 보석같은

은밀한 열정들

 

겹겹이 쌓인

너의 탐스러움은

볼수록 매력적이구나

 

 

석류           /정예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빨간 수정같은 금니빨

들어내어 놓고

어쩌다 웃고 싶어도

그냥 지나쳐버리고

 

간혹 꿈을 구면서도

그대의 얼굴을 그려보았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끝없이 걸어가는 길이 되고 싶었어

 

가을 한 철

뭇서리가 내릴 때까지

어쩌면 길을 내지 못하고

혼자서 마음 다독이며

울고 있었지

 

내 눈이 가리키는 허공 어디메쯤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를 볼 뿐이고

 

 

석류           /이진기

찔레꽃머리 태양 빛에
토담 터앝 시붉게 물든
아스라한 추억들

수줍던 사랑
환희로 영글어 보석 알알이
들어와 박혀
투박한 종구라기 위로
눈부시게 쏟아질 때면

줄밤 지새우며 이윽토록
소년의 가슴을 짓누르던 연정
터질 듯 고동치는 떨림으로

열여섯 숫내기
왜바람에 애살포오시
옷고름 열릴세라
여린 가슴만
조비빈다.

※우리말 주해

찔레꽃머리 : 찔레꽃이 필 무렵. 곧 '초여름'을 말함.

이 때는 보릿고개에 가물까지 겹쳐서 연중 가장 힘든 때이다.
터앝 : 집의 울 안에 있는 작은 밭.'터'와 '밭'의 복합어가 변한 말
시붉다 : 아주 붉다.
종구라기 : [그릇] 조그마한 바가지. 종구락.
줄밤 : 연이은 밤
이윽토록 : 한참동안. 또는, 얼마간 오래도록.
왜바람 : 이리저리 방향이 없이 함부로 부는 바람. 왜풍
애살포오시 : 애틋하게 살포시.
조비비다 :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내다. 말밑은 '조(를) + 비비다',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않아 조급해지며 초조해진다는 데서
          온 말이다. *안 보면 조비비고 보면 시들하다.

 

 

석류 혀끝에 알알이 녹을 때      /성기석 

봄비에 우산 속을 나란히 가다
네 꽃잎 같은 입술 훔쳤을 때
석류 신맛에 처음 놀란 혀처럼
내 입술 절며절며 떨고 있었지 .

가을이라 석류는 붉게 물들고
장미 꽃잎에 머문 이슬처럼
석류 알알이 혀끝에 녹을 때
네 입술에 고운 비늘이 돋더라 .

 

 

석류꽃 사랑        /석옥자

 

앞마당에 석류나무는

다홍색 옷을 입고

곱디고운 웃음으로

활짝 웃고 있다

그대 온다면 반기리라

그대 오지 않아도

석류꽃 따먹고 홀로앉아

고독을 벗 삶아 마시리.

 

 

석류         /이영균
  
그가 걸어온 길은 파란만장했다
열 번째야 눈을 감을 것이다
어떤 생은 삼 개월 만에 끝이 났고
또 다른 생은 30년도 더 살았다
언제나 청춘이었는데
언제 다 타버려 재가 되었는지
 
그의 관 뚜껑을 열자 똑같은 방이 여럿 보인다
탱글탱글 상큼해 보였다
하나를 열어보자 화염 연기 속에서 그가 쓰러진다
그다음을 열어보자 새색시와 함께 꽃마차와 연탄 리어카가 보였다
또 다음은 단독주택을 장만하던 날 금연을 강요당했다
또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가내수공 공장을 차렸다
공단 내에 용지를 마련하고 회사를 건립했다
고층아파트로 이사했다
자녀를 출가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방에는 그의 미래가 잠들어 있었다
그의 파란만장한 생이 실로 장대하다
 
한 여인이 지나간다. 여인의
볼록한 옷깃 속 선홍의 생 하나 불 밝다

 

 

석류          /소산 문재학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울타리 넘어
살며시 얼굴 내민 석류
 
수줍은 아가씨 같이
붉그래 홍조(紅潮) 띠우고
  
파아란 가을 하늘에
풍요(豊饒)의 꿈이
알알이 박혀 영글어간다.
 
수정(水晶)처럼 아름다운
보석을 만든다.
 
수시로 찾아와
맴도는
빨간 고추잠자리 희롱(戱弄)에
부끄러움 견디지 못해
 
끝내
루비 보다 고운
붉은 속살을 터뜨린다.
 
뭇 사람의
눈길.
손길을 유혹(誘惑)하면서
 
달콤한 맛!
깊어가는 가을 따라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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