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이 처음 발견된 시점에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이하이고, 이 경우는 항암치료를 하든 안 하든 일단 수술을 하는 것이 생존기간을 연장한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수술을 하게 된 분들은 수술을 받은 병원의 치료에 따라갈 수밖에 없으므로 과천한의원의 한의학 단독치료의 대상이 아닙니다. 수술 대상이 아닌 경우면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만이 적극적 치료수단인데, 이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려는 분들께는 병원에서 해줄 것이 없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유일하게 가능성 있는 치료법은 한의학 단독치료입니다.
현대인은 치료라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항상 양의학적 치료를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한의학조차도 양의학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항암치료를 포함한 현대 양의학의 약물치료는 근래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독특한 의술이고, 따라서 독특한 특성과 그에 따른 장단점이 분명한 의술입니다. 양의학 약물치료의 특징을 간략히 말해보자면 첫째, 같은 병명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투여해서 효과가 있는 단일 약품을 개발하려 합니다. 둘째, 이와 같은 약품이 임상시험을 일단 거쳐 사용이 허가되고 나면 같은 병명의 사람이면 같은 약품을 씁니다. 그런데 실제 임상에 있어서는 같은 약품이라도 환자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일단 통계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난 약품이 치료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것은 그 환자만의 문제이고 약품의 문제는 아니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 내에서 제약회사는 표준화된 약품을 대량 생산해서 돈을 벌 수 있지만, 그 약과 맞지 않는 환자가 약을 투여받았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과 효과 없음은 환자의 특수한 문제로 돌려지고, 의료인도 제약회사도 책임이 없게 됩니다.
의료의 이러한 태도는 약물치료에 그치지 않고 현대의료 전반에 퍼져있습니다. 췌장암 치료도 예외가 아닙니다. 예를 들기 위해 한국에서 췌장암환자가 평균적으로 겪는 일을 그려봅시다.
“어떤 50대 남자가 가벼운 소화장애가 지속되어 병원을 찾습니다. 동네병원에서 소화제를 처방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이자 상급병원으로 진료의뢰를 받습니다. 상급병원에서 방사선검사와 조직검사를 하고 췌장암 확진판정을 받습니다. 췌장 주위 조직에 암의 침범이 있지만 수술이 가능한 경우라서 수술을 합니다. 힘든 수술을 견뎌내고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을 들은 데다, 수술 후 완치판정을 받은 사례들을 병원에서 제공하니, 이제 겨우 안심을 합니다. 이후 병원의 말을 열심히 따라서 수술 후의 제반 치료까지 마치고 일상에 복귀합니다. 그러다 1년 후에 정기검진에서 수술주위에 재발이 발견됩니다. 어떤 암이든 재발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수술했던 주치의가 항암치료를 열심히 받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하니 믿고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표준적 항암치료를 하는 중, 처음엔 암종이 작아지는 듯하다가 점차 변화가 없고, 항암치료의 부담으로 몸은 점차 쇠약해집니다. 급기야 마지막 수단으로 고가의 최신 면역치료제를 투여하고서도 반응이 없자, 주치의는 이제 쓸 치료수단이 없다며 여명이 몇 개월 남지 않았음을 선고합니다.”
이 예시는 췌장암의 이미 알려진 평균 예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참고 : 미국 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췌장암의 근치적 절제술 후 5년 생존율을 보자면, 암종이 췌장 내에 완전히 국한된 경우라면 44%나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15%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한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75~80%가 결국 재발하고 재발하면 말기로 여겨져 생존확률이 급히 떨어집니다). 또한 이 예시는 췌장암뿐만 아니라 모든 말기까지 진행된 암의 환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면입니다. 이때 환자도 보호자도 말 못 할 억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통계적으로 인정된 치료법을 시행했으니, 치료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그 치료로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 뿐입니다. 이것은 현대 약물치료의 당연시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의학의 역사에서는 매우 특이한 것입니다. 의사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만 하면 개개의 환자들에게 그 치료가 적합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문제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형태의 임상의학은 근대 100여년간 생겨난 것으로서, 장점이 없지는 않지만 결국 환자보다는 제약회사와 의사의 입장에 유리한 형태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위 사례를 좀 더 생각해봅시다. 이 환자가 모든 치료를 힘들게 끝까지 버텼음에도 실패한 것은, 환자가 그 치료로 살려낼 수 있는 통계적으로 소수의 사람들 속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일 뿐입니다. 환자는 호소할 데 없는 억울함을 느끼더라도 병원의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습니다. 원래 췌장암은 통계적으로 치료가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은 알려진 사실이고, 굳이 투병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점을 처음부터 강조해서 환자의 투병의지를 꺾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환자입장에서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완치사례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지만, 사실 그것도 통계적 소수의 예일 뿐이라 큰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도 완치되는 소수의 환자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 사례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였는데, 사실 이것도 소수에 속합니다. 80%의 췌장암 환자는 수술할 수 없는 경우로서 곧장 항암치료의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췌장암 환자의 대부분이 속하는 이러한 경우는, 췌장암 진단 후 6개월내에 세 분중 두 분이 돌아가실 정도로 생존기간이 짧습니다. 바로 이 경우에 처하신 분들 중에 항암치료에 동의하지 않는, 그리고 진단 초기라서 위중한 증상이 아직 없는 경우가 바로 한의학 단독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한의학 단독치료를 논하기 전에, 췌장암의 항암치료는 효과가 왜 적을까를 좀 더 생각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