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듣고 최근 위산부족증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단순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위산부족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있어서 여러건 투여를 시도해 보았고 해당 사례들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베타인 HCl 관련
1) Case 1. F/52, Seq of Cb-inf(Rt.medulla) & CIDP
* CIDP (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면역억제제 복용 2년 (아지치오프린 계열)
면역억제제 복용 시작 이후 체중증가(2년간 20kg), 부종, 피부발적 및 약화(쉽게 화상), 소양감 지속 유지
부작용 관련하여 3차 상급의료기관 Consult 하였으나 CIDP로 지속 복용하라는 소견
소화기계열 부작용 현저, 위산부족 양상 - 고기 소화 안됨, 역류성 식도염, 식후 잦은 트림, 소양감
아자티오프린이 위장관에 미치는 영향 (73년도 논문)
면역 억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지식은 없지만 아자티오프린이 초창기 면역억제제라는 것과, Cortico-steroid가 오히려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다 (https://www.ncbi.nlm.nih.gov/pubmed/8198853) 는 내용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외에 다른 흔히 쓰이는 면역억제제인 아자티오프린에 대해 만성 위염이 있는 환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5명의 남성과 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대상자중 3명은 표재성 만성위염, 5명은 위축성위염, 6명은 위축이 심해 화생상피가 관찰되는 환자였다고 합니다.
위산 획득을 위해 L-tube를 활용하였고, 위산 분비량을 측정하기 위해 Histamine acid를 Injection 한 후, 1시간이 지난 후에 측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1st visit 후 2달 후 팔로업 했습니다.
해당 환자들은 아자티오프린을 50-100mg을 매일, 2.5-6개월간 복용하였습니다. 측정된 부작용으로는 1명의 환자가 구역과 구토반응이 발생하여 2달 후에 치료를 중단한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결과에서 환자의 상태, 투약량, 기간 등에 따라 다양했지만, 대체적으로 아자티오프린 복용 후 위장상피세포가 호전되었고, 위산 분비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검상으로도 아무 변화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으나, 위장상피세포가 재생된(Regeneration) 사례도 있었다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Case 1환자의 경우에는 현재 2년간 장기 투여를 했고 또 아자티오프린 단일 약제가 아니라 바클란, 듀미록스 등을 포함한 다약제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기때문에 (약의 종류가 10종류가 넘습니다.) 여러 복합 작용이라던지, 다양한 원인으로 위산 부족의 형태가 나타났다고 추정했습니다. 베타인 HCl은 식사중 복용하고, 아침식사량이 적다 하여 점심, 저녁때 BID 복용 지시했습니다. 증상은 3일 단위로 follow up 하였습니다.
이 Case를 통해서 느낀 것은, 일단 위산 부족 자체가 맞다면 효과는 즉각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투약 다음날부터 환자는 소화기 증상 개선과 역류 횟수의 감소에 대해 보고하였습니다. (이때 처음이라 제가 follow up 기준을 세밀히 설정하지 못한것이 아쉽습니다.) 다만, 3일까지 지속 호전을 보이다 그 이후부터는 비슷한 정도로 지속 유지중입니다. 환자 또한 베타인 투약 후 만족하여 현재는 자가구매하여 복용중입니다. 제 생각에는 췌장소화효소등 다른 효소를 같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거기까지는 아직 능력이 미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또한 환자가 위산 복용 후 3-4kg정도의 체중 감량이 있었던 점은 놀라웠습니다.
다만, 다음번에 이런 사례가 있으면 아래와 같은 기준을 두고 증상 측정을 하고자 합니다.
1) 역류 횟수 (오전, 오후, 야간) - 환자 측정이 가능하다면 트림 혹은 역류 횟수 측정 요청
2) 식사 종류에 따른 소화장애의 VAS 척도 - 고기 섭취시와 미 섭취시
3) 식사 후 몇시간 후를 기준으로 소화장애를 판단할 것인지? - 이것은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4) 체중 측정
5) 부종 측정 (Lower calf 둘레 혹은 발목 둘레)
2) Case 2. M/28, Gastritis
평소 식후 트림이 자주 나오고 속이 더부룩하다. 변은 무른 양상 지속.
마른체형이나 아랫배는 복부 비만 있음. 최근 검진에서 위내시경상 위염 초기 소견
꼭 식후가 아니더라도 (식후에 심해지기는 하나) 평소에 계속 나도모르게 트림을 유발하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최근들어서 술 먹고나면 머리가 더 깨질 것 처럼 아프다
고기, 술(특히 막걸리) 먹고나면 위 증상들이 심해진다.
이 케이스 같은 경우 단회 투여해 보았는데, 바로 그날 식후 트림하는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본인도 신기해했습니다.
(제 친구입니다;)
다만, 옆에 있던 친구가 본인도 복용해보고싶다 해서 줬는데 이 친구는 20분 후 쯤 한번 강한 속쓰림이 5분정도 지속 되었습니다.
(위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Case 3. M/27, 일반인
고기 먹으면 소화가 안된다. 요즘 피부 소양감, 발적 등 호소 (초진시 주소증은 피부 관련이었습니다.)
기타 증상 : 두통, 머리 멍함, 집중력 저하
소화기능 부터 정상화 시키자 해서 베타인 HCl 자가구매 지시하였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follow up이 쉽지 않았는데
피부소양감과 발적은 NRS10->7~8 정도로 약한 호전, 식후 두통, 멍한증상 NRS10->5정도로 호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3주째 복용중)
그 외에도 3-4건의 비슷한 사례들이 있는데 중복되는 듯 하여 대표 사례만 소개해 보았습니다.
향후 추가로 공부해보았으면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베타인 HCl을 장기 복용해도 괜찮은 환자 들과 단기간만 주면 될 환자 구분 (결국은 내시경이나 위산 측정을 통해 정상화를 확인 해야 기준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정도 생각중입니다.)
- 위산 부족 장기화로 인한 제반 증상의 탐구 : 두통이나 피부 쪽이 충분히 연관성 있을 것 같습니다.
- 위산 부족 상태가 장기화되면 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혹은 그 영향이 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특히 뇌까지)
- 위산 부족 환자에게 한약 병용 가능성
-> 이것이 제가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베타인HCl에 방향성 한약소화제를 병용했을때 효과가 상당히 놀랐습니다.
-> 제 가설은 방향성 한약재(위장운동성 촉진)+베타인HCl(위장내 환경 개선)으로 일석이조 효과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 이것은 제 가설이고 근거를 붙일 공부를 좀 더 해봐야할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문형철 작성시간 20.03.20 굿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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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경태 작성시간 20.03.20 저도 베타인 HCI에 대한 효과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추홍민 선생님께서 사례정리 감사드립니다.
내용중 제가 고민했던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최근 겪었던 사례 첨부합니다.
같이 고민해봅시다 ㅎ
M/16
C/C : 더부룩함, 식사량 감소와 이로 인한 단기간 급격한 체중감소
평소 식사량 1RDx3 이상으로 오히려 주변에서 너무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 들었음
작년 겨울 한번 체한이후로 소화불량 증상이 생겨 1/2RDx3 이하로 복용하며 3개월간 체중 7kg빠짐
local 내과에서는 Gastritis 진단하에 위장약 5일분 처방받아 복용했으나 별무차도
-> 이후 약국에서 필요시마다 소화제 구입하여 복용, 소화제 먹으면 시원한 느낌이나 곧 증상 지속 -
작성자박경태 작성시간 20.03.20 어머님이 상기 내용으로 고민상담하여
진료실에 있던 베타인 HCI 3일분(tid 복용지도) 줌
-> 당일 저녁 식사부터 복용했고, 바로 더부룩함 해소되었다고 함
-> 3일 복용후부터는 식사량 예전처럼 1RD x 3으로 회복되고, 간식생각까지 난다고 함
-> 증상은 쾌차되었으나 현재 10일정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음
고민) 추홍민선생님과 같은고민으로
노년의 환자들의 경우 지속적으로 보조제를 복용할수도 있겠으나, 소화기능이 일시적으로만 무너진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환자드의 경우 얼마나 복용을 해야할지, HCI 복용기간을 증상으로만 판단해야 할지,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지 등에 대한 궁금증이 남았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홍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3.20 결국은 내시경 혹은 위산을 측정할수있는 간단한 도구(이것도 찾아봐야겠네요..)를 활용해야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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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문형철 작성시간 20.03.20 좋은 discussion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