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명 : 글쓰기 2
담 당 : 이문성 교수님
제출자 : 이정달(정부행정학부, 2019380***)
제출일 : 2019년 10월 30일
과제명 : 지난 여름의 경험담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다
2019년 6월 20일, 나의 지겨웠던 1학년 1학기가 드디어 끝난 날이다. 하지만 내가 이날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느꼈던 기분은 후련함이 아니라 오히려 허무함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왜 지겨웠던 시간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함을 느꼈을까. 우선 나는 중, 고등학생 시절부터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 가서는 이런 가짜 공부가 아니라 내 삶에 진정으로 필요한 진짜 공부를 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러던 나는 대학생이 되었고, 여전히 가짜 공부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지겨워했다. 그 지겨움에 치이던 도중에 1학기가 끝났고, 내 몸은 반년이나 늙었지만 내 시간은 흐르지 않았단 생각에 허무함이 차올랐던 것이다.
인간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인간은 일정한 행동을 취하면 그에 부합되는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 이를 보상심리라고 한다. 나 또한 보상심리를 느껴서 어쨌든 한 학기 동안 수고했던 나에게 여름방학동안에 놀게 해주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거의 1달 동안 낮에는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봤고, 밤에는 친구들과 술을 먹었다. 하지만 이러한 유희로는 내가 애써 잊으려 했던 그 허무함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거의 무의미하게 여름 방학의 절반을 보낸 나에게 엄마가 차라리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 말했다. 나도 차라리 돈이라도 버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엄마가 소개해준 대명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르바이트 첫 날, 우리 알바생들은 대명리조트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 교육의 핵심은 서비스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항상 고객에게 친절한 미소를 짓도록 강요당했다. 나는 일 자체보다 이러한 감정노동이 더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이렇게 힘든 일을 전부터 해오던 직원 형, 누나에게 ‘원래 이 일이 하고 싶었냐’고 물어보았다. 직원 분들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꿈이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형은 세무사가, 누나는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래서 형은 대명리조트 내에서 주로 계산하는 업무를 보았고, 누나는 스튜어디스도 서비스 정신이 기본이라고 하면서 현재의 감정노동을 마냥 힘든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을 위한 연습으로 여기고 있었다. 둘 다 주어진 현실 속에서 꿈을 위해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나는 이 둘을 보고 내 지난 1학기를 다시 회상해 보았다. 그 때의 나는 그저 의미 없다고 생각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한탄하며, 허무함을 느끼기에 바빠서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해 볼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나는 이번 여름방학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돈뿐만이 아니라 주어진 현실 속에서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지혜와 꿈을 포기하지 않을 용기이다. 나는 앞으로 마주하게 될 2학기 동안 이것들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할 것이다. 혹여 끝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할 지라도 이번 2학기는 고장 났던 내 시계를 수리하고, 다시 작동하게 하여 더 이상 허무함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