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타심통이 있는 여자 재가신도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정사에 계실 때, 생각을 다스리기 힘들어하는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35번을 설법하셨다.
한 때 비구 예순 명이 부처님으로부터 수행 주제를 받아 수행하기 적합한 장소를 찾다가 마띠까라는 마을에 이르렀다. 그 마을 촌장은 마띠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띠까의 늙은 어머니(마띠까 마따)는 예순 명의 비구들을 보자 기꺼이 비구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녀는 비구들의 발아래에 절하고 비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쭈었다. 그래서 비구들이 수행할 장소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 마띠까마따는 말했다.
“존자님들, 존자님들께서는 우기 석 달 동안 여기서 수행하기로 결정하시면, 저는 그 동안 삼귀의와 오계를 받들고 초하루 보름의 재일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존자님들이 수행하시는 데 필요한 모든 물품과 음식을 잘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제 마음을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이 마을에 머물러 수행해 주십시오.”
그러자 비구들은 이번 안거를 마띠까 마을에서 보내기로 결정하여, 침묵으로써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비구들이 자기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마띠까마따는 가족을 동원하여 건물을 지어 비구들이 거처할 정사를 짓고 비구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마띠까마따의 열성적인 후원에 감동한 비구들은 한자리에 모여 이렇게 결정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장소에서 이곳 주민들과 마띠까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아무런 불편 없이 수행을 할 수 있게 되었소. 그러니 이런 기회를 낭비하지 맙시다. 우리는 각기 방에 있으면서 열심히 수행만 할 뿐 둘이 모여앉아 이야기하지 맙시다. 수행하는 동안 만약 금한 상황이 생기면 말을 하지 말고 정사의 종을 쳐서 알리기로 하고, 하루 한 번 마을로 탁발 나가는 시간에만 모여서 나가되, 그때에도 침묵을 지킵시다. 우리가 한가하게 놀며 신자의 시주나 받아먹고 지내면서 부처님께서 그 일을 기뻐하시리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직 열심히 수행하여 하루 빨리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부처님과 신자들의 은혜를 갚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둘이서 한 군데 앉지 말고, 혼자서 한 곳에 앉아 수행할 것이며, 높은 경각심을 유지합시다. 그리고 저녁때 한 자리에 모여서 법랍이 높은 비구 선배의 훈계를 듣고, 아침에는 일찍이 탁발을 나갑시다.”
이같이 서로 결정한 뒤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 마띠까마따는 자기의 가족과 이웃 신자들을 데리고 우유, 버터, 치즈 등을 준비하여 정사에 갔는데, 이상하게도 스님들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알아보니 스님들은 각자 자기 방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님들을 만나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종을 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정사의 종을 쳤다. 그러자 비구들은 누가 급한 병이라도 걸렸나 보다고 생각하고 제각기 자기 방으로부터 따로따로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마띠까마따는 스님들이 각각 한 사람씩 따로따로 나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존자님들이 혹시 서로 다투시기라도 한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비구들에게 여쭈어 보았다.
“존자님들, 혹시 서로 다투시기라도 하신 건가요?”
비구들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지난번에 제가 존자님들을 집으로 초청했을 때는 모두들 같이 오시더니, 오늘은 왜 따로따로 모이시는 것입니까?”
“신자님, 우리는 각각 자기 방에서 서로 떨어져 앉아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우리들이 하는 수행은 몸의 서른두 가지 부분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몸이 구성되어 있는 상태와, 늙어가는 과정, 죽어가는 과정, 모든 기능이 일어나고 사라져 가는 현상 등을 예리하게 관찰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자연적 성품을 바르게 보아, 그것들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며, 고통스러운 것이며, 무상한 것이며, 자아가 없는 것임을 깨달아, 모든 집착과 번뇌로부터 벗어나고 생사를 해탈하는 것입니다.”
이런 놀라운 가르침을 들은 마띠까마따는 다급하게 되물었다.
“존자님들, 그렇다면 그런 수행은 스님들만 하실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누구든지 수행하면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건가요?”
“그것은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수행법입니다.”
“그렇다면 제게도 그 수행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래서 비구들은 그녀에게 수행법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부인은 배운 것을 그 자리에서 세 번, 네 번 외더니 곧 수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후부터 열심히 정진했고, 아주 짧은 기간에 아나함과에 도달했으며, 사무애해와 신통력도 갖추었다.
그렇게 성취한 그녀는 신통력으로써 비구들의 수행 정도를 가늠해 보았다. 그랬더니 비구들이 아직도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비구들은 아직 삼매와 위빳사나 지혜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다시 비구들에게 아라한과를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어떤지를 살펴보았다. 그 잠재력은 충분했다. 다시 그녀는 그렇다면 비구들이 지금 적합한 장소에서 수행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역시 장소도 적합하였다. 그렇다면 벗은 좋은가? 역시 벗도 좋았다. 음식은? 그녀는 바로 음식이 문제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마띠까마따는 그날부터 비구들 각자에게 맞는 음식을 공양했다. 그녀는 각종 쌀죽과 여러 가지 견고하고 부드러운 음식에 향미를 넣어서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렸다. 그러자 비구들의 마음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그 안정된 마음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바르게 관찰했으며, 결국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 비구들은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마띠까마따 같은 위대한 신자의 도움으로 수행의 궁극적인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부인은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자, 이제 우리는 우기가 끝나는 대로 부처님을 찾아뵙고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기로 하자.”
마침내 우기가 끝나 비구들은 마띠까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마띠까마따는 비구들을 배웅하여 떠나보냈다.
비구들은 제따와나 정사에 도착하여 부처님을 뵙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올린 다음 부처님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수행과 생활에 모두 만족했던 것으로 보이는구나. 그런데 혹 음식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었느냐?”
비구들이 사뢰었다.
“부처님, 저희들은 마띠까 촌장의 어머니로부터 넉넉하게 음식을 공양 받았습니다. 음식에 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또한 다른 필요한 물품도 잘 공급해 주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과 비구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한 비구가 있었다. 그는 마띠까마따가 비구들을 잘 공양한다는 말에 자기도 그곳에 가서 수행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수행 주제를 받아 마띠까 마을로 떠났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듣기로는 그 여자 신자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아는 신통력을 지녔다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먼 길을 가느라고 피곤하니 정사와 방을 미리 청소해 놓았으면 좋겠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마띠까마따는 그의 마음을 읽고 곧 심부름꾼을 보내어, 정사를 청소하여 도착하는 스님에게 인계해 드리라고 지시했다. 정사에 도착한 비구는 이번에는 마실 물과 일용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띠까마따는 그것들을 정사에 보냈다. 그리고 비구가 죽과 버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그녀는 착오 없이 죽과 버터를 보냈다. 그때 비구는 또 생각했다.
‘마띠까마따는 과연 듣던 대로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보내 주는구나. 이제는 나는 그 신자를 보고 싶다. 마띠까마따가 여러 가지 양념으로 부드럽고 맛있게 만든 음식을 가지고 직접 와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은 마띠까마따에게 전해졌으므로 그녀는 곧 비구가 필요로 하는 음식을 준비하여 정사로 갔다. 비구는 공양이 끝나자 물었다.
“신자님이 마띠까 촌장의 모친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어떻습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나요?”
마띠까마따는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곤란하여 되물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요?”
“당신은 내가 원했던 것을 차질 없이 다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같이 묻는 것입니다.”
“존자님, 저는 어쨌건 간에, 많은 다른 스님들도 남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는 줄로 아는데요.”
“나는 다른 비구들의 경우를 묻는 게 아니오. 단지 당신이 남이 생각하는 바를 아는지 모르는지를 묻고 있소.”
그러자 마띠까마따는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뭣해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알지 못하더라도 그 같은 일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자 비구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으로 보아 마띠까마따가 타심통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하여, ‘나는 이제 매우 난처한 상황에 빠져 버렸구나. 생각이란 쉽게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어서 남에 대해 좋은 생각도 하고 나쁜 생각을 다 알 게 아닌가? 그러니 이 여자는 도적을 붙잡아 돈주머니와 멱살을 꽉 쥐어 잡는 사람처럼 나를 쥐어 잡을 것이다. 얼른 이곳을 피해 떠나는 것이 상책이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신자님, 나는 이곳을 떠나겠소이다.”
“어디로 가시고자 하는지요?”
“나는 부처님께 갈 것이오.”
“존자님, 그러지 마시고 이곳에서 더 수행하도록 하시지요.”
“나는 이곳에 더 머무를 수가 없소이다.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오.”
비구는 이렇게 말하고 그곳을 떠나 다시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가 정사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물으셨다.
“비구여, 너는 왜 그곳에 있지 않고 떠나왔느냐?”
“부처님, 저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가?”
“부처님, 그 여자 신자는 제가 무슨 생각을 하든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곳을 떠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그곳이야말로 네가 꼭 머물러 수행해야 할 장소이니라.”
“부처님,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에게 다짐하셨다.
“비구여, 그렇다면 너는 한 가지를 꼭 지킬 수 있겠느냐?”
“부처님, 그것은 무엇을 두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비구여, 너는 이제부터 네 마음 하나만을 잘 보호하도록 하여라. 마음은 매우 보호하기 어렵고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니라. 비구여, 너는 이제부터 너 자신에 관한 일이 아니면 상관하지 말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그 비구는 부처님의 이 같은 설법을 듣고 다시 마띠까 마을의 정사로 돌아가 마띠까마따의 도움을 받으며 수행을 했고, 머지않아 아라한이 되었다.
35.
다스리기 어렵고 재빠르고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내려앉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길들여진 마음이 행복을 가져온다.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일아 옮김, 『빠알리 원전 번역 담마빠다』, 불광출판사, 2018.
3. 김서리 옮김, 『담마빠다 빠알리어 문법과 함께 읽는 법구경』, 소명출판, 2016.
4.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佛사리탑, 2008.
5.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1, 2, 3』, 옛길, 2008.
6. 거해 스님 편역, 『법구경 1, 2』, 샘이 깊은 물, 2003.
7. Ācharya Buddharahhhita, 『Dhammapada』, Buddha Vacana Trust, Maha Bodhi Society, Bangalore, India, 1986.
8. http://blog.daum.net/gikoship/15780902
9. https://www.accesstoinsight.org/tipitaka/sltp/Dhp_utf8.html#v.1
11. https://tipitaka.fandom.com/wiki/Dhammapada_Verse_35_-_Annatarabhikkhu_Vat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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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 35 - Annatarabhikkhu Vatthu
Dunniggahassa lahuno
yatthakamanipatino(1)
cittassa damatho sadhu
cittam dantam sukhavaham(2).
Verse 35: The mind is difficult to control; swiftly and lightly, it moves and lands wherever it pleases. It is good to tame the mind, for a well-tamed mind brings happiness.
1. yatthakamanipatino: moving about wherever it pleases, landing on any sense object without any control. 2. sukhavaham: brings happiness, fortune, satisfaction, etc., and also, Maggas, Phalas and Nibbana. (The Commentary)
The Story of A Certain Bhikkhu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 (35)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a certain bhikkhu.
On one occasion, sixty bhikkhus, after obtaining a subject of meditation from the Buddha, went to Matika village, at the foot of a mountain. There, Matikamata, mother of the village headman, offered them alms-food; she also built a monastery for them, so that they could stay in the village during the rainy season. One day she asked the group of bhikkhus to teach her the practice of meditation. They taught her how to meditate on the thirty-two constituents of the body leading to the awareness of the decay and dissolution of the body. Matikamata practised with diligence and attained the three Maggas and Phalas together with Analytical Insight and mundane supernormal powers, even before the bhikkhus did.
Rising from the bliss of the Magga and Phala she looked with the Divine Power of Sight (Dibbacakkhu) and saw that the bhikkhus had not attained any of the Maggas yet. She also learnt that those bhikkhus had enough potentiality for the attainment of arahatship, but that they needed proper food. So, she prepared good, choice food for them. With proper food and right effort, the bhikkhus developed right concentration and eventually attained arahatship.
At the end of the rainy season, the bhikkhus returned to the Jetavana monastery, where the Buddha was in residence. They reported to the Buddha that all of them were in good health and in comfortable circumstances and that they did not have to worry about food. They also mentioned about Matikamata who was aware of their thoughts and prepared and offered them the very food they wished for.
A certain bhikkhu, hearing them talking about Matikamata, decided that he, too, would go to that village. So, taking a subject of meditation from the Buddha he arrived at the village monastery. There, he found that everything he wished for was sent to him by Matikamata, the lay-devotee. When he wished her to come she personally came to the monastery, bringing along choice food with her. After taking the food, he asked her if she knew the thoughts of others, but she evaded his question and replied, "People who can read the thoughts of others behave in such and such a way." Then, the bhikkhu thought, "Should I, like an ordinary worldling, entertain any impure thought, she is sure to find out." He therefore got scared of the lay-devotee and decided to return to the Jetavana monastery. He told the Buddha that he could not stay in Matika village because he was afraid that the lay-devotee might detect impure thoughts in him. The Buddha then asked him to observe just one thing; that is, to control his mind. The Buddha also told the bhikkhu to return to Matika village monastery, and not to think of anything else, but the object of his meditation only. The bhikkhu went back. The lay-devotee offered him good food as she had done to others before, so that he might able to practise meditation without worry. Within a short time, he, too, attained arahatship.
With reference to this bhikkhu,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Verse 35: The mind is difficult to control; swiftly and lightly, it moves and lands wherever it pleases. It is good to tame the mind, for a well-tamed mind brings happiness.
At the end of the discourse, many of those assembled attained Sotapatti Fru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