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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투데이 기자수첩] 화천 실격 파문이 드러낸 민낯…

작성자한정식|작성시간26.06.22|조회수43 목록 댓글 0

[파크골프투데이 기자수첩] 화천 실격 파문이 드러낸 민낯…

파크골프, 아직 룰보다 감정이? -  해저드 판정에서

시작된 갈등, 타수 기록 문제로 번지며 결국 실격까지...


- “그냥 넘어가자”와 “규정대로 하자” 충돌… 정당한 이의제기조차 눈치
- 전국대회 규모와 위상 따라가지 못하는 룰 의식·심판 운영·스포츠맨십

 

해저드 판정에서 시작된 균열이 오후 경기에서 결국 터졌다. (이미지 출처=AI 생성 이미지)

 

전국대회는 친선 라운드가 아니다. 한 타가 예선을 가르고, 한 번의 기록 오류가 순위를

바꾸며, 한 번의 판정이 상금과 명예를 뒤흔든다. 그런데도 파크골프 현장에는 아직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자”는 정서가 남아 있다.

 

최근 화천에서 열린 부부(가족) 전국파크골프대회에서 벌어진 실격 사건은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번 일의 핵심은 누가 실격됐느냐가 아니다. 규정에 따른 문제

제기가 왜 불편한 일이 되고, 왜 기록 확인 요구가 감정싸움으로 번져야 했는지, 바로

그 지점이 지금 파크골프가 돌아봐야 할 현주소다.

 

 

해저드 판정에서 시작된 균열, 오후 경기에서 결국 터졌다

 

이번 논란은 경기 중 해저드 판정에서 비롯됐다. 한 선수의 공이 해저드 말뚝을 벗어난

상황이 발생했지만 현장 심판은 이를 즉시 확인하지 못했고, 같은 조 선수가 이를 지적

하면서 판정이 이뤄졌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판정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고, 오전

경기는 마무리됐지만 현장 분위기는 이미 거칠어져 있었다.

 

갈등은 오후 경기에서 더 크게 번졌다. 심판이 타수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3타와 4타를

혼동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본 선수가 기록 확인을 요구했다. 전국대회에서 타수

확인은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기본 절차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대 측이 강하게 반발

했고, 결국 양측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고성과 언쟁으로 이어졌다. 운영진이 중재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한쪽 선수 측이 실격 처리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지만, 현장에 남은 건 단순한 실격 하나가 아니었다. 문제를 제기한

선수가 과연 ‘과민하게 반응한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규정을 지키려 했던 선수였는지에

대한 시선이 갈리기 시작했고, 그 순간 이 사건은 단순한 경기장 해프닝이 아니라 파크

골프 문화 자체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그냥 넘어가자'는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무너뜨리는 말이다. (이미지 출처=AI 생성 이미지)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그냥 넘어가자”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기록 확인을 요구한

선수가 오히려 눈치를 봐야 하는가. 전국대회는 한 타 차로 순위가 갈리고, 상금과

명예가 달라지는 무대다. 그렇다면 기록이 맞는지 확인하고, 판정이 정확한지 따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지, 문제 제기

자체가 아니다.

 

파크골프는 기록 경기다. 공이 어디에 멈췄는지, 해저드가 맞는지, 몇 타를 쳤는지

하나하나가 모두 결과가 된다. 심판도 사람이고 선수도 사람인 만큼 실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규정이 있고, 이의제기 절차가 있으며, 확인 과정이 존재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과정을 ‘괜히 시비를 거는 일’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은 얼핏 보면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말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정한 경기의 토대를 가장 먼저

허무는 말이다.

 

만약 기록이 잘못됐는데도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혹은 분위기가 험악해질까 봐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잘못된 기록은 그대로 남고, 그

피해는 결국 다른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이의제기는 대회를 망치는 행위가 아니라

대회를 제대로 굴러가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다. 규정에 따른 확인 요구가 불편한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회 규모나 위상에 따라가지 못하는 룰 의식·심판 운영·스포츠맨십 (이미지 출처=AI 생성 이미지)

 

커지는 대회 규모, 따라가지 못하는 룰 의식과 스포츠맨십

 

파크골프는 이미 예전의 ‘동호인 친목 운동’ 수준을 넘어섰다. 전국대회는 해마다 늘고

있고, 참가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예선 통과 자체가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입상 여부가

선수 개인의 명예는 물론 지역과 클럽의 자존심으로 이어지는 시대다. 그런데 대회의

외형이 이렇게 커진 만큼 선수들의 룰 의식과 현장의 스포츠맨십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이번 화천 실격 사건은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의제기는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상대를 향한 고성이나 언쟁, 감정적 충돌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규칙은 정확해야 하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

파크골프가 진짜 스포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 선수는

룰을 정확히 알고, 문제가 생기면 규정 안에서 차분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심판은 기록과 판정에 더욱 엄정해야 하고, 운영진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감정싸움이 아닌 절차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번 화천 실격 사건의 본질은 결국 여기에 있다. 누가 이겼고 누가 실격됐는지

보다 더 중요한 건, 파크골프가 전국 스포츠로 커진 지금도 현장 곳곳에서 룰보다

감정이 앞서는 순간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력은 스코어카드에 남지만, 스포츠의 품격은 태도에 남는다. 파크골프가 더

큰 스포츠로 가기 위해 지금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것은 비거리도, 장비도 아닌

룰 의식과 스포츠맨십일지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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