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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본부 공지사항

[스크랩] 미친 대통령과 눈 먼 국민

작성자아트park|작성시간09.07.03|조회수15 목록 댓글 0

대통령이 미쳤다. 옛말에 노름에 미치면 딸도 팔아 먹는다고 했다. 사람이 사랑에 미치면 처자식이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다. 유산에 눈이 휘까닥 뒤집히면 부모를 죽이는 사람도 있다. 무엇에 미친다는 건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박세리, 이승엽, 김연아처럼 제대로 미치면 큰 성취를 이루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그렇게 미쳤다. 대운하에 미쳐서 국민과 나라와 국토가 온통 뵈는 게 없고, 어떻게 하면 국민을 속여 이를 추진할 것인가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그 미침의 정도가 거의 종교적 순교자에 가깝다. 그러므로 그것의 부당함을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이다.

 

29일자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국민 여러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그건 화려한 말의 성찬에 불과할 뿐 내용은 일방적 교시에 불과하다. 대통령은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이런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구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습니다." 이 말에 담긴 대통령의 마음. 국민들이 이유도 없이 정부를 불신하여 가슴이 답답하다는 것. 국민에게 불신을 받게 된 것을 겸허하게 반성한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어리석음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은 이주일도 흉내낼 수 없는 코메디에 불과하다. 자 똑같은 표현을 몇 개 예로 들어 보자. "사실 성당의 핵심은 성모 마리아상에 있습니다. 내가 주임신부로 있는 동안에는 (성당건물은 다 짓겠지만) 마리아상은 모셔놓지 않겠습니다." "사실 절의 핵심은 불상에 있습니다. 내가 주지로 있는 동안에는 (절은 다 짓겠지만) 불상은 모시지 않겠습니다."

 

"사실 공항의 핵심은 활주로에 있습니다. 제 임기 내에는 (건물 다 짓고 활주로 기초 다 다지겠지만) 활주로 포장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식의 코메디 같은 말을 국민에게 믿으라고 연설한 것이다. 강 전체를 폭 300M - 500M, 수심 4 - 11M로 만든다면 그게 바로 대운하이지 무엇이란 말인가? 4대강 살리기니 하는 것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진실로 목적이 강을 살리는 데 있다면 이런 무모한 그림이 나와서는 안된다. 낙동강같은 긴 강을 수심 4M 이상에 폭 0.5km가 되도록 일률적으로 만든 예가 세계 어디에 있는가?  당초 작년 12월의 그림이 금년 6월의 마스터플랜에서 바뀐 내용을 다시 보자.

 

 

  08년 12월 09년 6월(마스터플랜) 실재
보의 수효 4개 16개 20개
보의 높이 1-2미터 소형 10M 안팎 대형 (낙동강)  
준설 후 수심 2미터 이하 4-11 M (낙동강)  
준설 대상 강측면과 주변 복판 300-500 M(낙동강)  
       
사업비 14조 22조   ?

 

(조선일보 6월 24일자 기사)

 

 

작년 12월의 안은 말 그대로 강 정비의 내용이다. 아마도 이걸 들고 1차 결재를 받으러 청와대에 갔다가 촛대비 까이고 돌아왔을 것이다. "야 너 바보냐? 강 정비하자니까 진짜로 그렇게 알아들었냐?" 이런 핀잔을 들었을 법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말 안되는 마스터플랜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 5년 간 평균으로 보면, 연간 홍수 피해가 2조 7천억원이고, 복구비가 4조 3천억원이나 들었습니다. 물도 풍부하게 확보하고 수질도 개선하고 생태 환경과 문화도 살리면서, 국토의 젖줄인 강의 부가가치도 높이면, 투입되는 예산의 몇 십 배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청계천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복원했습니다. 그렇게 달라진 청계천을 지금은 사업 초기에 그렇게 반대했던 분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즐기고 있지 않습니까?"

 

온갖 좋은 말은 다 모아다 놓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하나하나 짚어보자. 첫째, 홍수피해와 복구비. 한번 정비해 놓기만 하면 무슨 마법사라도 되는 양 홍수피해도 없고 복구비도 안들어 가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만일 그런 기술이 있다면 그건 획기적인 세계 특허감이고 두고두고 우리를 먹여살릴 보물이다. 좀 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홍수 생기고 복구비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진짜로 피해가 줄어들기는 할까? 이것은 진짜로 심각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낙동강에 들어설 높이 10M의 보는 정부의 말을 빌면 가동보이다. 이건 한강에 있는 보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한강의 보는 물이 차면 자연적으로 넘치는 물막이 시설이고 그 높이도 높지 않지만, 가동보는 높이 10M에 물을 내보내는 수문을 따로 갖춘, 사실상 댐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몇 년에 한번씩 마치 하늘이 열린 것처럼 며칠간 쏟아붓는 큰 집중호우가 내린다. 그런 일을 당하면 각 방송사에서는 모든 일을 전폐하고 물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류의 댐 수문을 언제 어떻게 열어 주느냐 하는 것이다. 만일 강원도에도 큰비가 내리고 서울에도 큰비가 사흘간 계속 내렸다고 가정해보자. 서울이 침수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소양강댐과 팔당댐의 수문은 열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댐이 물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여 파괴될 위험에 처하고 그렇게 되면 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낙동강에 10 개의 댐 비슷한 보가 들어서면 어떻게 될 것인가? 큰 비가 올 때마다 경상도 사람들은 가슴 졸이며 보의 수문이 언제 어떻게 열리는지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항상 고지대로 대피할 준비와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비가 사람의 예측대로 내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과연 홍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인지 아닌지는 꼭 전문가가 아니어도, 바보가 아니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둘째, 수질개선. 흐르는 물보다 가둬놓는 물이 수질이 좋아진다는 말은 상식 밖의 말이다. 정비한 후 몇 년은 수질이 개선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질은 악화되게 될 것이다.

 

셋째, 생태환경과 문화를 살린다는 것. 청계천처럼 즐긴다는 것. 도시생활에 찌든 1천만 서울 시민과  지천으로 깔린 하천을 끼고 사는 얼마 안되는 농촌사람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발상이다. 만들어 놓으면 처음에는 호기심에 몇번 가겠지만 일부러 차에 기름 써가며 갈 사람 이내 없어지게 된다. 청계천처럼 즐길 사람 없다는 말이다. 생태환경은 말하면 입만 아프고.

 

필자는 지난 글에서 예산의 허위성을 지적한 바 있다. 다시 간략히 요약하면 당초의 계획과 마스터 플랜을 비교할 때, 그 성격과 규모의 변화폭에 비해 예산의 증가폭이 터무니 없이 작다는 것이다. 수심 2M는 강바닥을 포크레인으로 긁어내는 것이지만, 수심 4-11M는 강바닥의 암반을 착암기로 때리고 폭약으로 터트려야 하는 작업으로 시간과 비용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1-2M높이의 보는 단순한 물막이지만, 10M 높이의 보는 댐과 비슷한 것으로 물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하여야 하기에 그 차원이 다른 것이다. 당연히 공사비가 몇 곱절 들어간다. 그런 보의 수가 4 개에서 16 개(사실은 22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애초에 강 가장자리를 준설하고자 하였으나 강 중앙을 폭 300-500M로 준설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공사중에 물길을 바꾸어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다.

 

그럼에도 예산은 14조에서 22조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초딩의 산수 지식만으로도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다. 과연 40조가 들지, 50조가 들지 공사를 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강바닥을 파내어야 하는데 암반이 얼마고 무른 흙이 얼마인지 사전 지질조사조차 안되어 있기에 얼마나 돈이 들지는 해 봐야 아는 것이다.

 

나라돈은 써도써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아니다. 그게 박정희 시대의 포철이나 정유시설 같은 생산적인 곳이 아닌 헛된 곳에 쓰여지면 고스란히 빚으로 남는 돈이다. 더욱이 얼마나 들어갈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착공하고 보겠다는 것이다. "일단 한번 해 보자니깐요" 정부의 일이 뭐 그런 이주일식 코메디라 아니할 수 없지 않은가?

 

대통령이 순교자적 자세로 엄청난 돈을 들여 국토를 한 번 절단 내고야 말겠다고 한다. 이건 4.19 혁명을 부른 3.15 부정선거와 6.10 항쟁을 촉발한 전두환 정권의 호헌관철보다 몇 배 중대한 일이다. 국민들이시여! 잠에서 깨어 진실을 보소서! 역사와 후손에 부끄러워 질 눈 먼 국민이 되지 마소서!

 

외람되지만 부탁 드립니다. 저의 글에 공감하시는 모든 분들은 이 글을 퍼 날라 주소서. 일상에 바빠 4대강 정비의 실상을 파악할 겨를이 없는 분들께 널리널리 알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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