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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본부 공지사항

[스크랩] 박근혜, 무엇을 고민하나?---얼음공주(펌)

작성자아트park|작성시간09.07.09|조회수13 목록 댓글 0

한겨레는 박근혜를 백조에 비유했었지.

물 위로는 조용하고 우아하기까지 하지만 물밑으로는 발놀림이 바쁘다는 거였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듣는다는 건데 과연 박근혜가 듣고 싶어 하는 의견들은 무엇에 대한 것일까?

 

요즘 몇 사람의 논란을 통해 일부분이나마 그 편린들을 하나씩 볼 수 있었지.

그 편린의 첫 번째가 서청원이 옥중에서 박근혜가 계속 침묵을 지키다가는 그대로 당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충고였어.

물론 여기서의 목소리는 반이명박, 즉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는 주문이지.

 

두 번째는 차명진이 난데없이 박사모를 물고 늘어지면서 마치 자기들만이 진짜 박근혜를 위하고 보호하는 거고 박사모는 박근혜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듯이 말했지.

 

세 번째는 김무성이 친박 좌장이 아니라 한나라당 중진으로서의 독자 노선을 선언하면서 박근혜에게 이명박 도우미를 자처하도록 주문한 거였어.

김무성의 말은 전형적인 친이 논리로 이명박이 성공해야 박근혜의 성공이 담보된다는 거야.

 

이 세 가지 예는 모두 과연 박근혜가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스텐스를 취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주문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 거야.

서청원이 이명박 정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울분이나 불신에 대해서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는 거지만 김무성과는 분명하게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고 보면 될거야.

그런데 정반대로 보이는 서청원이나 김무성 모두 공통된 걱정이 있어.

바로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때 박근혜의 입장은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점이지.

 

예를 들어 민주당이 지방 권력을 장악할 때 박근혜의 대선 가도에 무슨 문제가 없겠냐는 거야.

바로 여기에 박근혜의 고민이 있어.

원래대로라면 지방선거 때까지 박근혜의 침묵이 예정되어 있었을 거야.

문제는 이명박이나 한나라당이 기대 이상으로 죽을 쑤고 있다는 점이지.

따라서 서청원은 반 이명박 쪽에 서서 보다 선명하게 투쟁하라는 것이고 김무성은 그래도 이명박을 도와서 완전히 망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거야.

 

현실적으로는 두 사람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에 박근혜의 선택이 어렵지.

그래서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의견들을 듣고 있었을 거야.

더욱이 친이 쪽에서 끊임없이 박근혜 역할론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 효력이 있더란 거야.

 틀린 말도 자꾸 하다보면 어느 새 기정사실이 돼 버리듯이 박근혜 역할론이 자꾸 나오니까 국민들은 어느 새 박근혜가 정말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최면에 걸리게 됐단 말이지.

박근혜 자신도 자꾸 총리니 뭐니 하는 말이 나오고 그럴 때마다 기자들이 확인하니 안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지겨울 정도가 돼버렸지.

오죽하면 총리론 같은 얘기는 한두번 나온 거 아니니 그냥 흘려버리라고 했겠어.

 

친이들은 끊임없는 박근혜 역할론으로 박근혜를 묶어 놓고 슬며시 이재오 당대표론을 흘리고 있지.

그러자 박사모에서 이재오가 무슨 실세냐며 이재오는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부터 받고 난 후 당권에 도전하라고 했지.

이 얘기는 친이들이 역할론으로 박근혜의 운신을 묶어 놓았듯 박사모가 실세론으로 이재오의 운신을 묶어 놓은 의미가 있었어.

 

이재오가 무슨 실세냐? 하는 말의 근거는 우선 이재오가 지역구에서 떨어졌으니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거야.

지역구에서도 떨어진 사람이 무슨 당대표냐는 말이지.

또 최근에는 내가 지난 글에서 밝혔듯이 수도권에서 이재오의 경쟁력을 인정하는 국민이 불과 0.8% 였다는 경인일보 여론 조사 결과야.

 0.8%란 건 사실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지.

그런 인물이 권력에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실세라고 한다면 과연 실세란 국민지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권력의 친소에 의해서 결정되느냐는 물음이 들어 있는거야.

 

여기서 차명진이 견디지 못하고 튀어 나오고 말았지.

사실 차명진은 돌출 발언과 돌발 행동을 자주 했었어.

그래서 으레 그려려니 했지만 이번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이란 냄새가 났지.

 

과거에 차명진은 금강산에서 북한 주민들 아궁이 만들어 주는 공장 준공식에서 그런 말을 했었어.

정권은 국민을 등따시고 배부르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맞는 말인데 이 말이 북한의 신경을 거슬리고 말았지.

초병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넸다는 이유로 2시간 동안 북한 군인들이 얼차려를 시킨 건 그런 내력 때문이었고 그 후 행사에서도 차명진은 헤드 테이블에 앉지도 못했지.

 

그렇게 옳은 말을 했던 차명진이 과연 지금 경제난으로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등따시고 배부르냐고 물을 수 있을까?

 

차명진은 또 이런 말도 했었지.

한나라당은 부자 정당이 아니라 웰빙 정당이고 의원들은 뱃지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기가 막힌 말인데 차명진 역시 뱃지 외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야.

박사모에게 찍혀서 뱃지 못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다니 말야.

아마 박사모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게 소원인 모양인데 그런 소원 정도야 못 들어 줄 이유가 뭐 있겠어.

 

차명진은 운동권에다 민중당 출신이니 김문수나 이재오와는 잘 맞는 편이지.

그러나 차명진이 이재오의 출마에 대해 얘기 하긴 했지만 정작 노리는 건 다른 쪽이었을거야.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재오는 출마 못해.

은평구 사정도 있고 설사 출마할 여건이 되더라도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

 

박사모와 노사모가 협공해서 이재오 낙선운동을 벌인다는 기사가 뜬 적이 있는데 박사모는 박사모 혼자서도 충분하다며 일축해 버렸지.

아마 박사모와 이재오의 한판 승부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거야.

이걸 잘 아는 차명진으로서는 이재오의 출마 여부 보다는 오히려 박희태의 당선 여부가 더 궁금했을거야.

과연 이번에도 박사모가 박희태의 낙선을 주도할 것이냐를 놓고 선제공격을 가했다고 봐야지.

 

박희태의 당선 여부는 한나라당에게는 큰 의미가 있지.

그나마 박희태라는 관리인이 있었기에 친박과 친이가 직접 맞부닥치는 일이 별로 없었어.

일종의 중간 지대인 셈이지.

박희태가 낙선하면 이재오는 당권을 접수하려고 세력을 모으는 데 온 힘을 다 할거고 불가피하게 친박과 부딪히게 될거야.

그러나 박근혜 입장에서는 이렇듯 조기에 이재오와 부딪히기는 싫지.

언젠가 손을 봐주긴 해야 하지만 너무 빨리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든가 전선을 형성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니까.

 

친박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박희태 체제로 가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

그래서 지난번 당내에서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나왔을 때 친박은 이에 반대했었지.

결국 박희태가 그대로 끌고 가라는 거지.

그게 못마땅했던 정두언이 당이 다 망한 후 땡처리 해서 당을 접수하려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던 거고.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차명진이 엉뚱하게 화살을 박사모로 돌렸어.

박사모에게 박희태를 낙선 시킬거냐고 묻고 있는 거야.

차명진은 이적행위란 말로 명분을 삼았지.

 

박희태 문제로 넘어가면 박사모도 고민이 없는 게 아니야.

엄호성이 출마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미 엄호성은 출마를 접었어.

친박 연대에서 출마를 결정한 모양인데 박사모 입장에서야 당연히 친박 연대를 밀어야겠지.

그런데 상대는 박희태야.

이 영감을 죽여 버리면 한나라당 내부에 회오리가 몰아칠 수밖에 없지.

딜레마야.

 

물론 박희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자격 없음으로 해서 출마조차도 못했지.

그때 나이가 많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박희태가 다시 젊어 진 것도 아니고 사실 출마할 명분이 없어.

이재오 역시 한번 낙선했으니 재공천 받는 건 명분이 없지.

그렇다고 입각하자니 이재오의 꿈인 당대표를 포기하기는 억울할거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재오를 당대표로 할 수도 없고 박근혜를 시키자니 캥기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

그래저래 역시 박희태 밖에 없기 때문에 공천을 안 할 도리가 없지.

 

 박희태 역시 박사모가 무섭기 때문에 서청원 특사설을 흘리며 아부 중이지.

과연 서청원이 8.15 특사로 나오느냐가 관건이 될거야.

사실 박희태에게 그럴만한 힘이 있느냐도 의문이지.

청와대 태도를 보면 특사는 없다는 쪽 인 것 같으니까.

 

아뭏튼 서청원이 나오기만 한다면 박사모로서도 마냥 박희태를 죽일 수만은 없는 입장이 돼버릴거야.

 어찌 생각하면 이방호 잡느라고 강기갑까지 당선 시켜 줬는데 서청원만 나올 수 있다면 박희태 정도는 눈감아 줄 수도 있겠지.

 

이것은 박근혜 차원의 전략적인 결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박사모 차원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야.

박근혜는 대국을 넓게 보면서 일단 서청원을 살리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서청원이 나온다면 좌장을 반납한 김무성의 위상은 한풀 꺾이게 될거고 서청원은 아마 강공으로 몰아가려 할거야.

한나라당으로서는 서청원이 몹시 부담스럽지만 이재오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박희태를 버리기 어렵기 때문에 서청원 특사라는 모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어.

서청원이 나온다면 박희태의 진정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줄 수도 있는거고.

 

서청원과 김무성의 차이점은 서청원은 분당의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지만 김무성은 오로지 한나라당이지.

이 차이가 이명박 도우미냐 반이명박이냐를 가르고 있어.

박근혜는 심정적으로는 서청원과 그 궤를 같이하지만 아마도 탈당은 안할 거야.

논객들이 탈당을 주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

 

그런 면에서는 김무성과 비슷한데 그렇다고 김무성의 주장대로 이명박을 돕는 길을 가지도 않을테고.

강온 양 극단 사이 그 가운데 어느 지점이 박근혜의 선택이 될텐데 박근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박사모의 선택도 달라질거야.

박희태의 운명도 전적으로 박근혜의 선택에 달려 있는 거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박희태와 박사모의 한판 승부를 기대하고 있을텐데 박희태 하는 거 봐서 그런 승부는 없을 수도 있어.

이런 상황 자체를 견디기 어려웠던 차명진이 참지를 못하고 박사모에게 어떡할거냐고 묻고 말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박희태에게 어떡할거냐고 묻는 게 순서지.

 

차명진의 돌출행동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정치판의 고민을 잘 보여줬다고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만큼 차명진의 발언에는 함축된 뜻이 많고 박근혜의 고민도 어느 정도 녹아 있다고 봐야지.

 

결국 이대로 침묵을 지켜 갈 것인가 아니면 반이명박 노선을 가면서 보다 분명한 노선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김무성의 주장대로 이명박을 도와서 일단 살려 놓고 볼 것인가 하는 고민이지.

그러나 이명박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이명박을 돕는다는 계획은 없을거야.

 

그렇다면 과연 이대로 한나라당이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걸 두고 봐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지.

여기에 고민이 있어.

지방선거를 참패하면 대선의 토양 자체가 틀려 지기 때문에 박근혜로서도 힘든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

서청원이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거고.

 

지방선거를 돕는다면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까지 돕느냐  하는 문제가 있어.

도울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친이나 이명박은 그런 명분을 전혀 주지 않고 있으니까.

물론 친이들은 같은 한나라당이니 무조건 도와라 할테지만 그건 안 돕느니만 못한 거고.

뒷통수가 예정돼 있는 거니까.

이 문제는 지방선거의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

 

박희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시금석이 될거야.

박희태를 살리느냐 죽이느냐로 앞으로의 박근혜 행보를 유추해 볼 수 있을테고.

반대로 박근혜의 도움을 바라는 박희태의 책임도 무겁지.

 

박희태,

입맛에 맞는 멋진 카드 한 장 뽑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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