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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아내 모습/ 박정희

작성자닉슨|작성시간11.06.23|조회수46 목록 댓글 0

잠자는 아내 모습/ 박정희


밤은 깊어만 갈수록 고요해지는군

대리석과도 같이 하이얀 피부

복욱(馥郁)한 백합과도 같이 향훈을 뿜는 듯한 그 얼굴

 

숨소리 가늘게, 멀리 행복의 꿈나라를 거니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 잠든 얼굴 더욱 예쁘고

평화의 상징! 사랑의 권화(權化)!

아! 그대의 그 눈, 그 귀, 그 코, 그 입

 

그대는 인(仁)과 자(慈)와 선(善)의 세 가닥 실로써 엮은

한 폭의 위대한 예술일진저

옥과도 같이 금과도 같이

아무리 혼탁한 세속에 젖을지언정

 

길이 빛나고 길이 아름다워라

나의 모든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착하고 어질고 위대한 그대의 여성다운 인격에

흡수되어 동화되고 정착되어

 

한 개 사나이의 개성으로 세련되고 완성하리

행복에 도취한 이 한밤 이 찰나가

무한한 그대의 인력으로써 인생코스가 되어주오

 

그대 편히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이 밤이 다가도록 새날이 오도록

나는 그대 옆에서 그대를 보고 앉아 행복한 이 시간을

영원히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 1952.7.2 밤 잠자는 아내 영수의 모습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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