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아내 모습/ 박정희
밤은 깊어만 갈수록 고요해지는군
대리석과도 같이 하이얀 피부
복욱(馥郁)한 백합과도 같이 향훈을 뿜는 듯한 그 얼굴
숨소리 가늘게, 멀리 행복의 꿈나라를 거니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 잠든 얼굴 더욱 예쁘고
평화의 상징! 사랑의 권화(權化)!
아! 그대의 그 눈, 그 귀, 그 코, 그 입
그대는 인(仁)과 자(慈)와 선(善)의 세 가닥 실로써 엮은
한 폭의 위대한 예술일진저
옥과도 같이 금과도 같이
아무리 혼탁한 세속에 젖을지언정
길이 빛나고 길이 아름다워라
나의 모든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착하고 어질고 위대한 그대의 여성다운 인격에
흡수되어 동화되고 정착되어
한 개 사나이의 개성으로 세련되고 완성하리
행복에 도취한 이 한밤 이 찰나가
무한한 그대의 인력으로써 인생코스가 되어주오
그대 편히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이 밤이 다가도록 새날이 오도록
나는 그대 옆에서 그대를 보고 앉아 행복한 이 시간을
영원히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 1952.7.2 밤 잠자는 아내 영수의 모습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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