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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다 죽어도 좋을 그 산을 향해

작성자松花|작성시간14.02.27|조회수142 목록 댓글 5

넘다 죽어도 좋을 그 산을 향해~~~~

 

이 이야기는 왕년의 여배우 윤정희 씨 남편 백건우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백건우라는 이름은 윤정희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아내 윤정희로 뒤바뀌어져 불릴 정도가 되었지 않는가 싶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지난 2007년 12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 동안 8회의 연주회를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에 성공하며 세계 연주사에 새 장을 썼기 때문입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대장정의 매 순간순간은 놀랄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다 하늘이 갈라지며 한 줄기 햇살이 대지로 내리 꽂히는 듯한 강렬함과 고요함의 극적인 대비,

촛불이 꺼질 듯 말 듯 하다가 다시 마지막 불꽃을 일으키며 타오르다가 갑자기 사그라지는 듯한 극적인 반전과 결말.

“역시 베토벤이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정도의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백건우는 8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여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나옴버그 콩쿠르와 부조니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는 등 촉망받는 연주자로 급부상하게 되었고,

1972년 26세 나이에 평생의 연인이자 동반자인 윤정희를 만났습니다.

35년 가까이 함께 해온 두 부부의 삶은 한마디로 심플 라이프였다 합니다.

두 사람은 프랑스 파리 동남쪽 외곽의 뱅센 숲 근처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에서 28년째 살고 있으면서

그 흔한 자가용도 없이 늘 지하철을 이용하며,

화려한 것보다는 들꽃 같은 삶을 좋아하는 그들이 일관된 삶의 자세가 그들의 삶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백건우는 오직 피아노 건반과의 고독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는 레슨을 통해 가르치지도 않았고,

교수직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연주에만 몰입을 하며 살아왔던 그 프로 정신 덕분에

1992년과 1993년에 연달아 디아파종 상과 프랑스 3대 음반 상을 수상하였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기사훈장을 수여받기도 하였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32곡 중 가장 거대하고 웅장한 교향곡 같은 소나타는

 제29번 곡 ‘함머클라비어’라는 별칭이 붙은 곡입니다.

‘함머 클라비어’의 뜻은 ‘쇠망치 피아노’라는 뜻입니다.

특히 이 곡은 소나타라고 하기 보다는 오케스트라가 동원 되어야 할 만큼 거대하고 웅장한

교향곡과 같은 소나타로서 세계 그 어떤 피아니스트라도 결코 쉽게 넘볼 수 없는

거대하고 위험천만한 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히말라야의 8,000미터 고봉들 중에서도 죽음의 산으로 불리는 K2 같다고 할 만큼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그러한 거대한 산처럼 보였던 베토벤의 소나타 제 29번곡인

‘함머 클라비어’를 투혼으로 올랐습니다.

마침내 마른 잔기침마저 참고 누르며 숨죽이던 청중들은 그의 처절한 투혼에 박수를 그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 박수에는 넘어야 할 산만 바라보고 안주하던 자신들을 향한 질책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누구나 삶에는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평생 그 산을 쳐다만 보고 죽습니다.

그 산에서 죽더라도 올라야 진짜 삶이 펼쳐짐을 모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두렵고 겁나서 바라만 봅니다.

그러다 결국 인생의 막을 내리기 일쑤입니다.

“자, 나의 산은 어디에 있나. 내가 넘다 죽어도 좋을 산은 과연 어디에 있나.

 아직도 그 산을 발견조차 못했나.

 아니면 눈앞에 두고도 오르지 못하나.

진짜 행복은 내가 넘다 죽어도 좋을 그 산을 발견하고

그 산을 오르고 또 오르다 거기서 죽는 것이 아닐까요?”

 

백건우의 기적 같은 투혼으로 이룩한 역사의 새 장을 연 그의 열정을 보면서 한 번 되돌아봅니다.

내가 넘어야 할 산을 지금부터라도 찾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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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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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쁜새 | 작성시간 14.02.27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 답댓글 작성자松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28 역시!!
    있는 그대로 봐라보는게 중요합니다~
    불금되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쁜새 | 작성시간 14.02.28 松花 부끄러운데~~~~~요. 고맙습니다!
    향기나는 나날들되소서! ♡.
  • 작성자다보 | 작성시간 14.02.28 나도 피아노를 전공했으면 아마도 백건우씨처럼 이쁜 아짐씨 하고 .......ㅎㅎㅎ
    저는요...겨우 그 산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따박따박 오르고 있습니다. ^* 좋은 글.^^
  • 답댓글 작성자松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03 와우~
    성공하셨네요~
    한걸음 한걸음 빛을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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