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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본부 8월25일~8월31일까지출석부입니다.

작성자큰 바우 [하만옥]|작성시간13.08.24|조회수73 목록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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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 문정희


부부란
무더운 여름밤 멀찍이 잠을 청하다가
어둠 속에서 앵하고 모기 소리가 들리면
... 순식간에 둘이 합세하여 모기를 잡는 사이이다.

너무 많이 짜진 연고를 나누어 바르는 사이이다
남편이 턱에 바르고 남은 밥풀 꽃만 한 연고를
손끝에 들고
어디 나머지를 바를 만한 곳이 없나 찾고 있을 때

아내가 주저 없이 치마를 걷고
배꼽 부근을 내어 미는 사이이다
그 자리를 문지르며 이달에 너무 많이 사용한
신용카드와 전기세를 문득 떠올리는 사이이다

결혼은 사랑을 무효화시키는 긴 과정이지만
결혼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지만

부부란 어떤 이름으로도 잴 수 없는
백 년이 지나도 남는 암각화처럼
그것이 풍화하는 긴 과정과
그 곁에 가뭇없이 피고 지는 풀꽃 더미를
풍경으로 거느린다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네가 쥐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내 손을 한번 쓸쓸히 쥐었다 펴보는 그런 사이이다

부부란 서로를 묶는 것이 쇠사슬인지
거미줄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묶여 있는 것만이 확실하다고 느끼며
어린 새끼들을 유정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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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큰 바우 [하만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8.27 반가워요~ 부산본부님들 더위가 한풀꺽인듯 합니다.
    하지만 여전한 떠거움입니다.
    건강하셔서 즐거운 날 되세요~~~
  • 작성자용하 | 작성시간 13.08.28 9월 산행은 어디로 가나요.....
  • 답댓글 작성자큰 바우 [하만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8.31 구월 산행은 벌초등등 의 이유로 미뤘습니다. 개별 산행 합니다.
  • 작성자미미엔바비 | 작성시간 13.08.29 어제는 평통행사때문에 인사를 못했네요 ㅋㅋ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작성자미미엔바비 | 작성시간 13.08.30 한주 마무리 8월 마무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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