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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야花夜(2)
- 여강 최재효
봄꽃이 나를 향해 웃음 지으니
내 어찌 모르는 척 할 수 있으리
꽃비가 소리 없이 내리는 밤
뒷산에 산새들 어찌 잠들지 못할까
이 밤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터
독배獨杯라도 들어야 마땅하리
빈 잔에 달빛을 반쯤 따르고
나머지는 낙화落花로 가득 채우네
계절은 때가 되면 번갈아 찾아오고
백화百花는 난만爛漫한데
흩어진 추억들 무상無常하여
나그네 취하면 별루別淚의 늪에 잠기네
천지신명의 속은 알기 어려워
내일일 장담할 수 없어라
겨우 고개를 넘으니 저쪽 사람 언뜻 보이고
제석帝釋의 망網에 자주 걸리네
여로旅路에 항하사恒河沙 같은 인연들
거친 세파世波에 흩어졌다가
바람 잦아지면 하늘을 탓하는데
무언無言의 사람 봄밤에 취해 잠을 청하네
- 창작일 : 2014.04.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