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니
풍림 현태섭
저물어 가니 슬프고 평온해간다
모두가 새롭고 다정스럽다
못다 함이 많아 아쉬움을 남기니
여울만 거셀 뿐 남은 것은 없어
처량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꿈을 이루고 사랑을 남기려했으나
모두가 사라져 허공뿐이니
삶이 아니라 인고의 세월이었다.
아픔을 겪었기에 인내를 배웠고
극기할 수 있어 빈 공간은 외롭지 않았다
삶은 늘 기쁨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며
화려함도 아니며 초라함도 아니었다.
흐르는 물처럼 흘러만 갔다면 어디에 다다랐을까
슬픔과 고통을 겪었기에 눈물을 흘릴 수 있었고
진정한 삶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래서 버릴 수 있었고 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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