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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미주본부

사면초가의 조경태…친노들, "배신자의 말로 기억하라" 맹공

작성자sunnyoung|작성시간14.03.20|조회수67 목록 댓글 0
입력 : 2014.03.18 09:56  
                     

"매노종북(賣盧從北)"과 "배노종박(背盧從朴)" 공방

“야, 이××야!”
객석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화를 꾹꾹 참고 발언을 계속했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고 말씀하세요.”
그러나 고성과 손가락질은 멈추지 않았다. “건방 떨지마!” “사과해!”

지난 16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장은 일순 고함과 욕설이 난무하는 난리통으로 변해버렸다. 이날은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의 통합 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발기인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의원총회는 신당 발기인대회 관련 설명을 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의 설명이 끝난 뒤 의총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민주당 조경태(오른쪽) 최고위원과 전병헌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민주당 조경태(오른쪽) 최고위원과 전병헌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잔칫날 난리난 민주당 의총

친노(親盧) 성향인 김상희 의원이 발언을 신청했다. 김 의원은 조경태 최고위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조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팔아 패권화하는 세력, 즉 ‘매노(賣盧) 세력’과 종북 세력은 신당에 같이 할 수 없다”고 했었다. 김 의원은 이 발언을 비판하며 조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하든지 신당 발기인 명단에서 빠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발언에 나선 조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해선 안되고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이 조 최고위원에게 욕설과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평소 조 최고위원을 격하게 비난했던 정청래 의원은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 “사과하라” “신당에서 빠져라”는 등의 고함도 나왔다. 조 최고위원은 “제 말에 동의 못하면 내 방으로 찾아와라. 열 시간도 토론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소란은 멈추지 않았다. 조 최고위원과 어느 의원은 멱살잡이 직전까지 갈 뻔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전병헌 원내대표가 나와 “결혼식 가기 전에 한쪽 식구끼리 싸우는 것 같은 모양새는 좋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겨우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신당 발기인 대회를 하는 잔칫날 한바탕 난리가 난 것이다.

조경태 향해 “배신자의 말로 기억하라” 비난

조 최고위원은 요즘 이른바 ‘매노·종북 세력 배제론’을 주장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비단 이날의 소동뿐 아니다. 당 안팎에서 조 최고위원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조경태 배제론’까지 나올 정도다.

조 최고위원과 오랜 갈등 관계인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조 최고위원에게 “사사건건 문재인 공격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 추종하는, 어줍잖게 객기부리는 당신은 배노종박(背盧從朴)인가? 배신자의 말로를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김창호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블로그에서 “친노가 그렇게 싫다면 조 의원은 신당에 참여하지 말고 하루빨리 새누리당으로 전향하라. 그렇지 않으면 옛 동지들로부터 새누리당 프락치란 험한 말까지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박재호 위원장은 “조 최고위원이 친노와 당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하면 자기 혼자 떠나면 된다. 권력 놀음에 빠져 분열을 조장하며 동지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행위는 통합을 저해하는 분열주의 책동”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회장을 했던 이기명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발가락에 박힌 가시 하나도 일찌감치 제거하지 않으면 발을 자르게 된다. 조경태가 가시다. 빨리 뽑아내라”고 말했다.

조경태 “일부 매노(賣盧) 세력들, 신당 자기 색깔에 맞나”

이쯤되면 조 최고위원도 곤혹스러워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그는 오히려 더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17일 전화통화에서 ‘사과하라’는 요구에 대해 “개인 의견을 말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라 마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특히 “신당에서 빠져라”는 비난에 대해서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 요지는 이렇다.
“제가 친노를 배제하자고 한 게 아니다. 저도 친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신들만의 전유물로 삼아서 전매특허인양 행세해온 소위 패권화된 일부 매노세력을 지칭한 것이다. 이석기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고 난 이후에도 민주당이 ‘이석기 징계안’ 처리를 미적거리니 국민들에게 의혹의 시선을 받지 않았나.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이 문제를 먼저 제기했어야 한다. 나는 그런 점을 말한 것이다. 나는 민주당에서 18년을 정치했다. 그것도 부산에서 3선을 했다. 내가 신당에 맞는 사람이다. 일부 친노 인사들은 자신들이 신당 색깔에 맞는지 한번 되돌아보라.”
2013년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끝내고 퇴장할 때 조경태 최고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 김한길 대표 등 다른 민주당 지도부는 자리에 앉아 있다.
2013년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끝내고 퇴장할 때 조경태 최고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 김한길 대표 등 다른 민주당 지도부는 자리에 앉아 있다.
조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비주류 중의 비주류’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는 과거에도 민주당의 대여(對與) 강경 투쟁을 비판하고,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공격하고, 친노 강경파까지 거침 없이 비판했다. 당 방침과 상반된 돌출 발언도 자주 했다. 이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돈키호테’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11월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민주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국가 원수에 대한 예의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 중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은 조 최고위원과 박병석 국회부의장 두 사람 뿐이었다.

조 최고위원은 사실 따져보면 친노가 뿌리다. 그는 2002년 16대 대선 때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정책보좌역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을 지냈다. 일찍부터 친노였던 셈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 당선된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조경태의 성공사례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며, ‘조경태 학습관’을 지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역사가 된 노무현 대통령을 이제 놓아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하고 있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불거진 이번 사단은 사실 조 최고위원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앞으로 만들어질 신당에서의 주도권 다툼, 노선 다툼과 깊은 연관이 있다.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와 비노(非盧)간의 힘겨루기를 예고하는 것이다. 멀게는 문재인과 안철수의 힘싸움까지 예측하게 만든다. 신당이 앞으로 이번 같은 잡음 없이 갈등 요소를 잘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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