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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미주본부

또 '親盧'에게 당한 안철수

작성자sunnyoung|작성시간14.04.11|조회수44 목록 댓글 0
입력 : 2014.04.10 14:08 | 수정 : 2014.04.10 14:10  
                      
또 친노에게 패퇴(敗退)한 안철수


“안철수가 친노(親盧)에게 또 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전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기초선거 불(不)공천 방침을 뒤집자 당내에선 이런 말이 나왔다. 안철수 대표가 통합 명분으로 삼았던 기초선거 불공천을 친노 인사들이 적극 문제 삼아 결국 주저 앉힌 상황을 빗댄 것이다. 지난 대선때에 이어 안 대표는 친노세력 때문에 또 결정적인 패퇴(敗退)를 하게 됐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문재인과 친노가 안철수 눌러

기초선거 불공천을 끝까지 밀고 나갈 기세였던 안 대표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4일 “기초선거 불공천이 필요한 이유를 당원들에게 설득하고 의견을 묻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상대방인 새누리당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려는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야당만 불공천을 할 경우 일방적인 선거결과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 발언은 불공천 재검토 주장에 불을 붙였다.

이후 친노·강경파 세력들 중심으로 기초선거 불공천 철회 주장이 봇물처럼 제기됐다. 불공천 재검토를 강하게 주장한 정청래·박범계·정세균·신경민 의원과 김창호 전 경기지사 예비후보 등은 모두 친노 또는 범친노이거나 강경 성향 인사들이다. 친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안철수는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공천함으로써 자신은 죽고 당과 3000여명의 후보들을 살리라”며 안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신경민 의원은 “불공천을 하려면 차라리 정당을 해산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486세대 대표격인 우상호 의원도 성명을 내고 “기초 무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전당원투표로 다시 의견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원투표 결과 기초공천을 하자는 의견이 다수일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공천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측 “친노와의 싸움에서 또 졌다”

친노 세력 중심으로 한꺼번에 기초선거 불공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안 대표는 견디지 못했다. 안 대표는 8일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묻겠다”며 후퇴했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불공천 유지’쪽 의견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안 대표는 그토록 강조했던 통합의 명분을 지켜내지 못하고 4번째 ‘철수’를 하게됐다.

안 대표 측 한 관계자는 10일 “불공천 철회 요구는 친노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의원과 친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사퇴 한 데 이어 안 대표가 친노와의 싸움에서 또 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기초 불공천 번복으로 안 대표는 정치적 위상에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향후 안 대표의 당내 입지는 줄어드는 반면 친노·강경파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당내 힘싸움에서 안 대표가 친노에게 밀릴 것이라는 얘기다.

뿌리 깊은 안철수와 친노의 악연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뒷모습 보이는 사람은 전병헌 원내대표.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뒷모습 보이는 사람은 전병헌 원내대표.
안 대표와 친노는 구원(舊怨)이 깊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대표는 친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감없이 드러낸 적이 있다.
안 대표는 2012년 11월2일 제주희망콘서트 강연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친노 세력을 겨냥해 “정권교체를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분들,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수많은 정치인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계파를 만들어 계파 이익에 집착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그 분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친노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민주당을 ‘친노 대 비노(非盧)’ 구도로 갈라친 안철수의 이날 발언은 이후 민주당 내 ‘친노 지도부 퇴진론’에 불을 지폈다.

결국 당시 친노의 구심점이었던 이해찬 대표는 11월18일 사퇴했다. 사퇴의 주된 이유는 안철수 측이 이해찬 대표의 퇴진을 지속적으로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이 일로 안 대표와 이해찬 의원은 감정의 앙금이 쌓이게 된다.

안 대표 측이 친노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는 또 있다. 2012년 11월13일 문재인, 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양측 실무 협상팀이 처음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 문재인 후보의 윤건영 보좌관이 실무자로 배석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윤 보좌관은 문재인 캠프의 일정기획팀장을 맡다가 그해 10월 중순 친노 인사 퇴진 논란으로 2선으로 물러났던 인물이다. 당시 안 후보 측은 “선대위에 관여 않겠다던 친노 인사가 단일화 협상장에 왜 다시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문 후보 측은 윤 보좌관을 실무 협상팀에서 빼야 했다.

안 대표 측 한 인사는 “민주당에서 나와 안 대표 측에 합류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친노에 대해 비판적 인식이 강하다. 심한 경우 ‘적개심’까지 갖고 있다”고 했다. 이번 불공천 번복 사태는 안철수 측과 친노 측의 사이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안철수 대표 측과 친노 측은 숙명적으로 세력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다. 첫번째 싸움은 친노가 이겼다. 다음 싸움은 어떻게 될까.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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