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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미주본부

"야당이 선거 국면에서 두려워하는 건 박 대통령의 눈물"?

작성자sunnyoung|작성시간14.05.01|조회수71 목록 댓글 0
입력 : 2014.04.30 08:50

 

                      
“야당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박근혜의 눈물”?

2004년 3월3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정당대표 TV연설을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逆風)으로 참패의 위기에 빠져 있는 때였다. 18분여의 연설 막바지에 박근혜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국민여러분께 큰 빚이 있습니다. 그 빚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국민여러분께서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되어주셨기 때문에 고난을 딛고 일어설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목소리에 울먹임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제가 바른 정치를 해서 여러분께 그 빚을 갚고 싶습니다.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려고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한층 더 젖었다. “저는 절망에 빠진 가정의 어머니가 된 심정으로 해나가겠습니다. 어머니가 강한 것처럼 무슨 어려운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고통스럽지만 꼭 이겨내서 여러분 앞에 당당히 서겠습니다. 한나라당과 저에게 기회를 한번만 더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2004년 총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TV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방송화면 캡쳐
2004년 총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TV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방송화면 캡쳐
박근혜 대표의 이때 눈물은 국민 마음을 움직였다. 존립이 위태롭던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을 뚫고 121석을 얻어 제1야당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때 ‘박근혜의 눈물’은 여의도 강변의 한나라당 ‘천막 당사’와 함께 유권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장면이 됐다.

“여성 대통령이 아픔을 공감하는 눈물 흘리면 선거에 어떤 영향 줄지 알수 없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한 관계자는 “야당이 앞으로 지방선거 국면에서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박근혜의 눈물’”이라고 했다. 무슨 소린가 했다. 그는 10년전 그때 일을 들며 이런 말을 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선거 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도 없다. 야당은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해야 한다. 정권심판론을 제기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어느 순간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눈물을 흘리게 되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그는 “희생자 영결식 등에서 박 대통령이 진심어린 눈물을 흘린다면 국민 정서를 건드리게 될 것”이라며 “현직 여성 대통령의 눈물은 그 영향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우왕좌왕과 무능함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크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6·4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에 본격 불을 붙일 태세다. 야권이 다소 밀리는 듯했던 지방선거 국면은 여권이 불리한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여권 내부에선 ‘수도권 전패론’이 나올 정도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야권 관계자는 비록 가정(假定)이긴 하지만 ‘박근혜의 눈물’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 것이다.

선거 분위기 바꾼 ‘대전은요?’ 한마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 대통령이 선거 기류를 바꾼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그 유명한 ‘대전은요?’ 발언이다.
2006년 5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서울 신촌에서 지방선거 지원유세 도중 ‘커터칼 테러’를 당했다.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하게 수술을 받았다. 목숨이 위험할 뻔했다. 수술이 끝난 뒤 병상의 박 대표에게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이 지방선거 판세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에 박 대표는 대뜸 “대전은요?”라고 물었다. 이는 유 비서실장을 통해 언론에 전해졌다.

당시 대전시장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염홍철 열린우리당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었고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가 추격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9일간의 입원 치료가 끝나자마자 대전으로 내려가 지원유세를 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열세이던 판세를 뒤집고 대전시장 선거에서 이겼다. ‘눈물’은 아니었지만 상징적인 ‘한마디’로 선거 분위기를 바꾼 것이다.

천안함 폭침 때 울었던 박근혜
2010년 4월 천안함 폭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유가족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방송화면 캡쳐
2010년 4월 천안함 폭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유가족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방송화면 캡쳐
박 대통령이 실제 눈물을 흘린 경우도 꽤 있다. 물론 그 상황과 시점은 제각각이다.

2010년 4월27일 천안함 폭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을 때 박 대통령(당시 국회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분향을 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하던 박 대통령은 “아들이 19살이다. 너무 착하다. 원통하다”며 오열하는 고(故) 김동진 중사 모친의 손을 잡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릴게 없다”며 함께 울었다.

대선전이 한창이던 2012년 12월 유세를 수행하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 빈소에서도 박 대통령은 울었다. 이 보좌관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빈소를 찾은 박 대통령은 유족의 손을 잡고 “정말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울먹였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눈물을 보였다. 독일을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공대에서 20분간 통일구상을 밝히는 연설을 했다. 연설이 끝나고 현악 4중주단이 우리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하자 박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치는듯 눈물을 훔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연설을 마친 후 '그리운 금강산'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연설을 마친 후 '그리운 금강산'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서 대통령의 눈물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지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사고 수습과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이 정부 여당이 할 일”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한 친박 의원도 “국가 최고지도자가 된 박 대통령이 슬픔이 크다 하더라도 드러나게 눈물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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