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포항 송도 바닷가에는 평화의 여상이 서 있습니다

작성자수요반|작성시간17.08.25|조회수456 목록 댓글 0
후덥지근한 오후입니다만 오늘도 길걷기를 나섰습니다. 
지난 겨울을 생각하며 걷습니다.
누구도 만날 약속은 없습니다. 
혹시 나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정신나간 생각을 하며 걷습니다.

끈적한 땀이 달라 붙습니다. 
발이 아프면 길가에 앉았다가, 
입이 마르면 물 한모금 넘기고 또 걷습니다.
북부해수욕장을 지나고 동빈 내항을 거쳐 동빈큰다리를 건넙니다. 
다리 중간에서 돌아보니 수도산 너머로 해가 집니다.

오늘도 송도 바닷가의 평화의 여상을 보러 갑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양팔을 쳐든 여인상이 거기 있습니다.
영일만을 배경 삼아 수영복 차림의 아름다운 여인이 
두 팔을 높이 든 채 반듯하게 서 있습니다.

어느날, 이 여인상에 
대통령님의 모습이 비치어 보였습니다. 

얼굴도 체형도 전혀 닮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겠지요. 

그래도 나는 내 생각을 바꾸려 들지 않습니다. 


가서 볼 뿐입니다. 
근처에 앉아 쉬었다가 올 뿐입니다. 
혹 정신이 맑은 날에는 
무슨 말이라도 들릴까 귀를 기울이다 올 것입니다.
아무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다시 갈 것입니다. 
또 모르니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받쳐 들고 갈 것입니다. 

하루 삼십리 길걷기를 쉽사리 그만 두지 못하는 까닭은 
저 여인 만큼이나 나도 외롭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