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노래
설란 백덕순
흔적없이 달려온
파도 소리 음표 달고
어부 가를 불러주는 갯마을에서
해변의 바람 아래
둥지를 틀지 못하는 오늘이
고향 하늘로 멀어져 갈 때
태우다 황홀한
제 몸만 태우다가
쪽빛 바다 끝자락에 노을이 질 때
타다남은 구름 한 조각 살아나
바닷바람에 몸을 식힌다
꿀 향기 따라와
유채 꽃 속에 머무는 동안
꽃이 되는 노랑나비처럼
자유로운 사람으로 태어나
다시 한 번
바람 아래 머무는 동안
달콤하고도 행복한 해변의 시간
참으로 고마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