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동행이란

작성자늘푸른 금수강산|작성시간15.04.29|조회수15 목록 댓글 0

동행이란...

네팔의 눈 덮인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살을 애리는 추위에 눈보라까지 심하게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고
둘은 자연스럽게 동행이 됐습니다.

동행이 생겨 든든하긴 했지만
말 한마디 하는 에너지라도 아끼려고 묵묵히 걸어가는데,
눈길에 웬 노인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눈에 묻히고 추위에 얼어 죽을 게 분명했습니다.

동행자에게 제안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이봐요,
조금만 도와줘요."
하지만 동행자는 이런 악천후엔
내 몸 추스르기도 힘겹다며 화를 내고는 혼자서 가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노인을 업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더운 기운에 노인의 얼었던 몸까지

녹아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 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춥지 않게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얼마쯤 가자,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으아, 살았다. 다 왔습니다.
할아버지."

그런데 두 사람이 도착한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그는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에워싼 눈길 모퉁이엔 한 남자가 꽁꽁 언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시신을 자세히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을을 코앞에 두고 눈밭에 쓰러져 죽어간 남자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도 잘 살수 있다고 우리는 가끔 착각할 때가 있지요.

혼자보다 둘이 좋고, 둘보다 셋이 좋은...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인데 말입니다.

힘들 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