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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에 대한 경례(펌)

작성자숫골사랑|작성시간13.03.16|조회수20 목록 댓글 0

선거 날 투표하러 가던 사람이 열차에 치어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팔십대 노인이었다, 이 노인에게는 병들고 지친 노구를 이끌고 춥고 힘든 길을 헤치며 꼭 투표장으로 가야만 할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죽기 전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꼭 해야 할 마지막 무언가가 남아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조갑제닷컴에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투표장에 간 70代 할머니의 이야기'의 기사가 있었다, 혼자 사시는 70대 할머니에게 투표장에 모셔드리겠다고 전화했더니, 할머니는 벌써 투표장에 다녀왔다, 몸도 성치 않은 할머니가 날이 새자마자 영하 10도의 새벽길을 걸어서 혼자 투표를 하고 온 것이다, 맞다! 이것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박근혜를 향하여 '유신의 퍼스트레이디'로 칭하며 박정희 독재를 공격의 빌미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억척스럽게 박근혜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그 유신시대를 살았던 주인공들이었다, 유신시대를 구경도 못해 본 인간들은 유신 심판 운운하고, 그 유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그 유신의 공주에게 악착같이 표를 몰아준 것이다,


선거 며칠 전 아내가 장모님 댁을 다녀왔다, 팔십을 넘어 구십을 바라보는 장모님은 혼자 살고 계시지만, 아직은 정정하시다, 장모님 댁에는 장모님 친구 분들이 놀러와 계셨다, 친구 분들도 아직은 정정하여, 일손이 달린 농촌에서는 친히 모시러 오기까지 하는 귀한 대접을 받는 분들이다,


이번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하십니까? 잡담하다 나온 아내의 물음에 할머니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박근혜 찍어야지, 대체 이 할머니들은 무슨 연유로 박근혜를 찍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일까, 이유는 없었다, 단지 할머니들에게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투표율과, 연령대가 높아갈 수록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70%를 조금 넘었다면 박근혜는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투표율은 70%대 초반을 넘어 중반에 이르렀다, 이것은 이기다가 역전 당해 박근혜가 패배한 것을 다시 재역전 시켰다는 의미이다, 그렇다, 이번 선거에는 재역전의 용사들이 있었다,


이번 선거의 재역전의 용사들은 단연 노년층이었다, 60대 이상의 노년층 투표율은 50대에 이어 2위였다, 이들 60~70대는 박정희 시대에 젊음을 불살랐던 세대들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박정희 시대가 독재시대였다면 이들은 유신공주에게 반대표를 던져야 할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영하 10도의 날씨에, 목숨을 걸고 투표장으로 갔다, 그것도 박근혜에게 표를 던지기 위해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오죽 간절했으면 지만원 박사의 꿈에는 주먹만한 별들이 하늘에 가득하고, 맑은 물이 힘차게 내려와 오물을 쓸어가는 꿈을 꾸었을까, 그 오물들은 박정희 시대를 폄하하고 비난하는 종북에 젖은 자들이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일구었던 박정희 시대, 그 시대를 폄훼한 민주당은 박정희 세대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아버지도 살아계셨으면 박정희 딸에게 한 표를 던지겠다고 오밤중에 넥타이를 메고 나섰을까, 내가 코흘리개 적에, 아버지는 어디서 구했는지 박정희 사진이 든 액자를 초가집 방 벽에 걸었다, 평생 흙속에서 살았던 아버지는 박정희를 볼 일이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지도자의 뜻을 알아듣고 그 길을 묵묵히 따라가는 민초였다, 박정희와 아버지는 '잘 살아보세'라는 혁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당신 스스로 쇠지렛대처럼 살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억척같이 쇠지렛대로 돌밭의 돌을 일구었고 쇠지렛대는 아버지의 일상용품이었다, 아버지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고 늙으셨을 때 그 강철의 쇠지렛대는 아버지를 닮아 휘어 있었다, 아버지도 박정희를 닮아 자식들이 살만 해졌을 때 눈을 감으셨다,


박정희 시대는 그런 것이다, 자긍심에 가득 찬 시대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애틋한 시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언덕 위의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는 시대, 혁명의 지도자 박정희와 시골 농군이였던 아버지는 혁명의 전우이자 동지이자 형제였다, 그래서 나와 박근혜는 사촌 간이다, 박근혜에게서는 가끔 그런 그리움 같은 것이 묻어난다,


아버지의 말년에 치매가 아버지를 방문했다, 모두가 잠 든 한밤중에 아버지는 정장 차림에 중절모를 쓰고 구두를 딱고 나가시다 들키곤 하셨다, 아버지는 젊었을 적 같이 고생했던 친구의 조문을 가야 한다고 했다, 치매가 온 아버지의 뇌리에는 예전에 미처 못 했던 한 가지 일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에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숙제였다, 아 오늘밤 꿈에는, 한평생 흙투성이셨던 아버지, 때빼고 광내어 구두딱고 넥타이 매어, 박근혜 찍으러 간다면서 깊은 밤에 현관문을 밀고 나서실까,


한 번도 박근혜를 본 적도 없으면서, 당연히 박근혜를 찍어야 한다고 했던 장모님의 친구 분들, 눈을 뜨자마자 새벽 얼음길을 걸어 투표장으로 간 할머니, 80 노령에도 불구하고 투표장으로 가다가 변을 당한 할아버지, 그들에게 박근혜는 혁명 동지의 딸이고 형제의 딸이었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 아니라 조카였다, 혈육 같은 조카에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표를 주는 것은 그들에게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숙제 같은 것이었다,


이번 대선은 박정희 시대의 찬양 같은 것이었다, 보라, 박정희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박근혜에게 표를 던지는 것을, 낡은 허리띠를 맨 지도자와 허리띠를 졸라맨 무명의 민초들이 똘똘 뭉쳐 살았던 그 어렵던 시대를 향하여 오천년 역사를 뒤집었던 그 역전의 용사들이 꼬부라진 허리로 그 시대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간절하게 그것도 아주 간절하게 밤마다 승리하는 꿈을 꾸는 것을,


이번 선거는 박정희 시대의 폄훼에 대한 박정희 시대의 저항 같은 것이었다, 박정희 시대를 살아보지 못했으면서 그 시대를 비난하는 자들에 대한 조롱 같은 것이었다, 어느 누구든지 박정희 시대를 폄하하는 자들은 절대 정권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 같은 것이었다,


길을 가다가 음악이 울려오면 모두가 길을 멈추고 태극기에 경의를 표하던 태극기 하강식, 태극기를 올려다보면서 느끼던 어떤 뿌듯한 의무감과 자긍심 같은 것을 느꼈던 세대들이, 숨 가쁘게 달려가던 생의 골목길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들이 살아왔던 생애에 대한 경례를 올리고 경의를 표했던 것이 12월 19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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