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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비육지탄(髀肉之嘆)

작성자숫골사랑|작성시간13.03.20|조회수28 목록 댓글 0

민주당의 앞날이 가물가물 거린다. 정부조직법 지각 출범에 따른 비난의 덤터기를 덮어 쓴 터라 당 안팎의 시선이 따가운데, 또 노원병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민주당 성토에 온종일 시큰하다. 127석 거대 야당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 한 사람에 끌려 다느냐며 지지자들은 화가 치민 것이다. 민주당이 살아남는 법은 옥쇄(玉碎) 전술 밖에 없는 것인지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 졌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에게 양보를 받았으니 도의상 이번에 그를 밀어줘야 된다는 측과, 후보를 내되 단일화 시키자는 측으로 양분이 된 듯하다. 금주 중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는 하나 ‘항복 선언’ 될 것임이 자명해 졌고, 제1야당의 체면, 체통을 들먹일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친노 주류와 비주류간의 이견과 주도권 쟁탈에 있어 묘한 정치공학이 작동하는 것도 해법에 큰 장애물이다. 민주당 스스로 툭하면 60년 전통을 앞세워 정통성을 강조하는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60일 밖에 안 되는 정당(政黨)같다.

그나마, 여야 상생의 정치라도 펼치면서 그랬다면 비난을 면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사사건건 힘겨루기로 일관 양보, 배려가 실종된 삭막한 정치판에 민주당의 자존심이 이것밖에 안 되었나 맥이 빠질 뿐이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진화된 승부조작 외에 호평을 받기 힘들다. 며칠 전 유명 농구 감독이 저주기 유혹을 떨치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봤을 터인데, 민주당의 행로(行路)가 그렇게 아슬아슬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국회 운영위가 잠시 파행을 겪은 사건이 발생 주위를 또 놀래게 했다. 오늘 있을 정부조직법 개정안 법률을 다루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것이다. 박지원 의원이 느닷없이 '이희호 법'을 발의를 한 것이 이유였다. 현행 경호법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나온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이 여사의 경호 담당은 대통령 경호실에서 경찰청으로 바뀌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 여사 측에서 '10년 동안 같이 지낸 사람들과 헤어지기 어렵다.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식의 부탁을 했고 박 의원이 이를 수용해 법안을 내면서 촉발된 것이다. '이희호 법'에 새누리당 측은 "한 사람을 위해 법을 바꿀 수는 없다"며 맞서 불거진 것이다. 이와 같이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타결 회의를 위한 중요 회의를 앞두고 개인의 경호 법안을 끼어 넣기 하다 말썽이 된 것이다. 도대체 민주당의 당론에는 민의가 없고 국민이 보이지 않는지 꼼수 부리려다 들통 난 꼴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어디 그 뿐인가. 어제 오후 민주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근래 시끌벅적한 고위공직자 성 접대 문제가 마치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라는 듯,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거듭 실패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라며 한강에서 뺌 맞고 여의도에서 분풀이하듯 논평을 했다. 이제 눈이 보이는 게 없고 튀어 나오는 말을 추슬러야 제어 능력도 상실한 모양이다.

성 접대 사건은 2010년경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뜬금없이 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 인 것처럼 부풀려서 논평을 한다. 한마디로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는 시스템 자체가 제 멋 대로다. 항간에 지속적으로 떠도는 공중분해 못해 환장한 거 같이, 잘못 걸리면 죽는다는 식 아닌가. 통진당의 무지막지한 인사들이 걸리기만 해봐라, 모조리 고소, 고발 하고 본다는 것과 너무 닮았다.

얼마 전 까지 국민들의 48% 지지율을 획득한 정당이라고 자긍심이 대단했는데, 지금의 10%대의 지지율, 그들만이 모르고 있는 걸까. 꼼수 정치로 안 된다는 것을 주지했다면 지금 당장, 노원병 선거구에 반듯한 후보를 선정 출마부터 시키는 게 정석이다. 진보정의당, 통합진도당도 이미 후보자를 결정 출사표를 던졌는데, 민주당만 안철수 현상에 바들바들 떨며 오므라들었다. 구덩이 무서워 장을 못 담근다고 난리다. 장수가 전쟁에 나가지 못하여 넓적다리에 살이 피둥피둥 찌는 것을 비육지탄(髀肉之嘆)이라 하여, 뜻을 펴보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낸다는 의미다. 민주당 당사에 걸쳐놓고 싶은 사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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