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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서 살자던 시골의 작은 집♠

작성자定久|작성시간13.01.27|조회수91 목록 댓글 0

                        ♠함께 가서 살자던 시골의 작은 집♠

 

 
♠함께 가서 살자던 시골의 작은 집♠

[1977년 3월 7일(월)]

 

날씨가 완전히 풀려서 봄 날씨다.

역시 경칩이 지나니 추위는 물러가는 모양.

밤 10시 10분 KBS에서 <육영수 여사 전기>

낭독을 침대에서 듣다.

 

1974년 5월14일, 한국자연보호협회 회원들이

청와대에 찾아와서 아내에게 동 협회 총재를

맡아 달라고 청하던 날의 이야기가 나온다.

 

 

오후 4시경 식당에 회원들을 초대,

다과를 대접. 나의 집무실에 아내가 와서 잠깐

나와 회원들을 격려해 달라고 하여 따라 나가 인사를 하고

잠시 동안 환담을 나누는 당시의 이야기다.

 

엊그제 같은 이야기다.

아내가 타계하기 꼭 3개월 전의 이야기다.

아내는 남달리 자연을 좋아하고 아꼈다.

“이 다음에 이 자리 그만두거든 시골에 가서

조그만 집하나 짓고 살아요,

 

 

그리곤 그 뒷산에는 바위가 있고,

바위 밑에는 맑은 물이 나오는 그런 곳에서 살아요.”

아내가 자주 하던 말이다. 아내는 그것이 소원이었다.

그 조그마한 소원을 이루지도 못하고 그이는 갔다.

 

지금도 지방에 다니다가 나무 있고 바위 있는

아담한 산이 있으면 나는 유심히 그 산을 보게 된다.

그이가 저런 곳에서 살기를 원했는데 하고.

그러나 이제는 누구와 같이 그런 곳에 가서 조용히 살까.

 

아내는 또 우리나라 재래식 한옥을 좋아하였다.

지방에 차로 같이 다니다가 재래식 기와집 반듯한 집을 보면

“저 집 참 좋지요! 저런 집하나 짓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하고 처녀시절 옥천 친정집에 살던 때 이야기도 자주 하였다.

 

대청마루에 돗자리 깔고 앉아서

달빛을 바라보면 시골의 풍경을 늘 그리워하였다.

그런 생활을 노후의 유일한 낙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이는 먼저 갔다.

 

 

[글, 옮김, 編: 定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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