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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럭키맨”♤
♤“박 대통령은 럭키맨”♤
74년 8월 6일 나의 주선으로 (필리핀) 로물로 장관이 서울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명예박사 학위가 80여 개 된다).
수상식이 끝나자 박정희 대통령이 그를 위해 청와대에서 오찬을 베풀었다. 오찬을 위해 로물로 장관을 수행, 청와대로 들어가는데 로물로 장관이 불쑥 “박 대통령은 럭키맨이야”하고 말했다.
“왜 럭키맨입니까.” “부인 육영수 여사를 두었기 때문이야. 조용히 뒤에서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모습을 보면 박 대통령은 정말 럭키맨이야.”
▲필리핀의 유명 외교관이자 정치가인 로물로가 1974년 8월 6일 청와대를 예방,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 국가기록원
이 말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를 빗대고 한 말이었다. 박 대통령과 육 여사를 칭찬하는 동시에 매사에 설쳐대는 이멜다 여사와 이를 방관하는 마르코스를 비판하는 외교적 수사인 것이다.
8월12일 출국 보고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께 로물로 장관의 얘기를 꺼냈다. “각하, 로물로 장관이 각하더러 럭키맨 이라고 합니다.” “왜 내가 럭키맨 이야.”
“네. 육영수 여사 같은 영부인을 두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내 칭찬은 아니구먼.” 이렇게 말하면서도 박 대통령은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야말로 럭키맨이야.”
“왜 그렇습니까.” “생각해 봐. 로물로 같은 인물을 외무장관으로 두었으니 럭키맨이지.” 그 무렵 미국·영국·프랑스·독일 조야에서는 마르코스가 독재를 하고 있다고 여론이 들끓었다.
이때 로물로가 이들 나라를 한번 순방하고 돌아오면 마르코스 비난의 목소리들이 한동안 잠잠해졌다. 이런 것을 박 대통령은 잘 알고 있었다.
로물로 장관이 그토록 칭찬해 마지않던 육 여사는 그러나 사흘 후 8.15 경축식장에서 문세광의 저격을 받고 사망하는 비운을 맞는다.
[글, 옮김, 編: 定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