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심은 사람한테 왜?…”♠
<2013-04-16>
박 대통령은 ‘나무 대통령’이라 할 만큼
나무를 사랑했고 직접 나무도 많이 심었다.
나무 중에서 특히 박 대통령이 애환의 사연을
간직한 나무가 밤나무다.
당시 박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청와대 측근들은
밤나무 이야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국에 밤나무 같은 유실수를 심도록 독려했다.
그는 밤나무에 대해 이런 사무치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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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2월 14일 강원도를 연두순시하고 돌아오는 길에 경기도 양주군 화도면 재석리에 있는 밤나무 단지를 시찰했다.
ⓒ 국가기록원 | |
“국민학생 때 수업을 마치고 20리길을 걸어
집에 오면 배가 무척 고팠어요.
어린 마음에 먹을 것을 찾아 부엌에 가서
솥뚜껑을 여는데 아무 것도 없는 거예요.
하다못해 무말랭이나 장아찌 같은 것도 없고….
할 수 없이 간장을 손가락에 찍어 먹곤 했지요.
그때 뒷산에 밤나무라도 있었으면
밤을 쪄서 먹을 수 있었을 텐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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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체구가 작은 줄 알아요.
어렸을 때 잘 못 먹어서 그래요.”
박 대통령은 밤나무가 많이 심어지고
가을에 밤이 많이 열렸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제는 어린이들이 허기는
면할 수 있게 됐다”며 무척 흐뭇해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원에 지시해
밤을 쉽게 깔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도록 했고
기술원은 훌륭한 기계를 만들어 보급했다.
(김정렴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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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대용식량의 하나로서 밤나무 등
유실수 심기를 독려하고 있을 때였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뜰에 밤나무를 심도록 했다.
물과 비료를 어떻게 주라는 식으로
자세한 지침서를 써 총무비서실에 내려 보냈다.
밤이 1년쯤 일찍 열리자 다섯 개의 밤알을
김현옥 내무장관에게 내려 보내면서
메모지에다가 그동안 가꾼 요령을 적어 보냈다.
김 장관은 이 밤알을 알콜병에 넣어놓고
그 옆에 대통령의 메모를 표구해 걸어두고는 관계
공무원들이 오면 베껴가라고 했다고 한다.
(김두영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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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1975년 4월 7일
경부고속도로 입구 주변의 야산에
밤나무 등을 심으면서 “나무는 어린아이 키우듯
정성들여 가꾸어야 한다.”고 말하고,
손수익 산림청장에게 “몇년전에 판교(板橋)에
밤나무를 심었는데 밤이 열렸느냐”고 물었다.
손 청장이 “작년에 밤이 열렸습니다”라고 답변하자
박 대통령은 “왜 밤나무 심은 사람한테는
밤을 안 보내주느냐”고 말해 주위를 웃겼다.
그렇게 웃고 말았지만,
박 대통령에겐 사무치는 한이 서려 있는 밤나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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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옮김, 編: 定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