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아빠 잘 부탁드려요”♠
2009-09-12 이동원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ㆍ제12대 외무부장관)
62년 4월 청와대 비서실장에 취임한 뒤
나는 장충동 공관으로 인사를 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R400x0/?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1968-09-15%2520%E2%91%A1%EB%B0%95%EC%A0%95%ED%9D%AC%EB%8C%80%ED%86%B5%EB%A0%B9%EB%82%B4%EC%99%B8%EB%B6%84%ED%98%B8%EC%A3%BC%EB%B0%8F%EB%89%B4%EC%A7%88%EB%9E%9C%EB%93%9C%EB%A1%9C%EC%B6%9C%EB%B0%9C%EC%A0%84%ED%99%98%EC%86%A1%EA%B0%9D%EA%B3%BC%EC%95%85%EC%88%985.jpg)
취임 인사도 인사려니와 무엇보다 육영수 여사를 만나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로 들어가 집무해주도록
권유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편집자 주 :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장충동 공관에서 집무하고 있었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박 대통령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의 청와대 집무를 꺼려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R400x0/?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E2%91%A3%EA%B0%9C%ED%86%B5%EC%8B%9D%EC%B0%B8%EC%84%9D%28%EC%97%B0%EC%84%A4%2520%EB%B0%95%EA%B7%BC%ED%98%9C%29.jpg)
우선 자신이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과
청와대에 들어가기 위해 쿠데타를 한 게
아니라는 점 등이 그것이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나는 마지막 방편으로
육 여사를 움직여 볼 생각이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R400x0/?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11.%2520%EA%B0%9C%EC%9B%90%EC%8B%9D%2520%ED%9B%84%2520%EA%B0%81%EC%A2%85%2520%EC%8B%9C%EC%84%A4%EC%9D%84%2520%EB%8F%8C%EC%95%84%EB%B3%B4%EB%8A%94%2520%EB%B0%95%2520%EB%8C%80%ED%86%B5%EB%A0%B9%2520%EB%82%B4%EC%99%B8.jpg)
내가 “각하를 설득하셔서
청와대로 들어오시도록 하는 게 좋겠다.”며
말문을 열자 육 여사는 한마디로
“애기 아빠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뜻 대답했다.
그리고는 “안에서 내조하는 사람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우선 사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R400x0/?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1968-04-05%2520%E2%91%A2%EB%B0%95%EC%A0%95%ED%9D%AC%EB%8C%80%ED%86%B5%EB%A0%B9%EA%B0%80%EC%A1%B1%EC%82%AC%EC%A7%84.jpg)
육 여사는 또 “민선(民選) 대통령이 아닌 것도 사실이고,
그런 의미에서 애기 아빠가 청와대에
안가겠다고 한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육 여사는 나에게
“애기 아빠 잘 부탁드려요”하는 것이었다.
‘애기 아빠’라는 호칭이 내겐 사뭇 인상적이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R400x0/?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1974-01-18%2520%EC%96%B4%EA%B9%A8%EB%8F%99%EB%AC%B4%2520%EC%84%A0%EC%A0%95%2520%EC%A0%84%EA%B5%AD%EC%84%A0%EC%83%9D%EC%95%84%EB%8F%99%2520%EC%A0%91%EA%B2%AC2%28%EC%A0%84%EC%9E%90%EB%8F%84%EC%84%9C%EA%B4%80%29%280%29.jpg)
[글, 옮김, 編: 定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