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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직선’ 육영수♣(2)

작성자定久|작성시간13.09.06|조회수19 목록 댓글 1

                                      ♣‘부드러운 직선’ 육영수♣(2)

 

 

♣‘부드러운 직선’ 육영수♣(2)

 

5.16혁명 이전에는 절에 다녔다는 기록이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육 여사의 불심은 당시

아프리카 빈국과 같은 수준의 국가적 고난,

거기에 마주선 구국의 염원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국가경영에 고심하는 남편을 내조하는 인자하고

우아한 모습의 이면에는 남모르는 심적 고통도 있었을 것이다.

그늘진 민생을 위로하고 그 호소에 늘 귀를 기울이지만

그 자신도 위로받고 싶고 호소하고 싶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산사(山寺)의 적요(寂寥)와 평안을 찾지 않았을까.

소설 ‘자비의 향기 육영수’는 인간 육영수의 삶을

불교적 시각으로 조명한 것이라 했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 부인의 다정불심과,

국가와 남편에 관한 간절한 기원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육 여사는 대통령 부인이라는 신분에 안주하지 않고,

민생의 그늘진 부분을 쉴새 없이 찾아다녔다.

육 여사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거의 절대적이어서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사람들도 육 여사를

비판하는 말은 없었다.

 

 

이런 육 여사는 다음의 대통령 부인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기도 했다.

대통령 부인들이 TV에 비치면 사람들이

꼭 육 여사와 비교를 하고 이런저런 흉을 보니,

TV에 비치는 것도,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것도

겁이 나지 않겠는가. 그저 ‘방콕’이 최선이라는 안이한

체념상태를 상상키가 어렵지 않다.

 

이런 대통령 부인들과 달리 육 여사는 혁명을 한

남편의 아내라는 자의식이 강했다.

그 시대의 증언 기록을 보면 대통령 내외가

언쟁하는 부분까지 여과 없이 드러나 있는데,

어디선가는 육 여사가 “그럴 려고 혁명하셨어요?”라고

쏘아붙이는 대목도 나온다.

 

 

아마도 이런 말이 국사에 노심초사하던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육 여사는 혁명의 역사적 의미와 결부된

국가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 자기 헌신의 노력을 집중했다.

온화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자기관리와 절제가 무서웠다.

 

국가발전의 성취도에 따라 혁명의 성패가 좌우되고,

거기에 가족의 안위가 달려 있음을

항상 의식하는 이를테면 ‘혁명의 동반자’였다.

결코 평온하지 않은 치열한 삶이었다.

 

 

서민과 애환을 함께 하는 자비의 미소만이

그 삶의 전부가 아니다. 그 미소 뒤에 도사린 것이 있다.

문세광 저격사건에서 보이는 ‘남편을 대신한 죽음’의 의미

또는 국가 위기에 호국(護國)의 순교로 맞서는 비장함이다.

 

온화한 미소와 비장한 모습으로 갈음되는 인간

육영수의 ‘부드러운 직선’이

우리 근현대사를 눈부시게 관통하고 있다.

 

 

[글. 옮김, 編: 定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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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온유한백성 | 작성시간 13.09.0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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