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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을 가는 이유♣ /수필 :박근혜.

작성자定久|작성시간13.10.08|조회수40 목록 댓글 0

♣꽃구경을 가는 이유♣ /수필 :박근혜.

 

♣꽃구경을 가는 이유♣ /수필 :박근혜.

 

현대문학 9월호가 ‘꽃구경을 가는 이유’ 등

박근혜 대통령 수필 4편을 수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74·영문학) 비평문

'바른 것이 지혜이다'가 실렸습니다.

 

이 교수는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칭화대 연설에서 자신의 수필집 <결국 한 줌, 결국 한 줌>

(1998)을 언급한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의 수필의

위상과 실체를 알고 싶어서 책을 찾아서 읽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한 줌, 결국 한 줌>과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1993) 등

2권의 수필집을 낸 박 대통령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입니다.

※아래는 현대문학에 실린 '꽃구경을 가는 이유' 수필 전문입니다.

 

 

♣꽃구경을 가는 이유♣

오늘은 내 생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것은 일평생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하는 그의 방편인 셈이다.

 

어쨌든, 어느 날엔가는 그 가정이 실제와 맞아떨어지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오래 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있겠지만,

 

 

꽃다운 나이에 꽃처럼 지는 애처로운 사연도

듣고 보아 온 우리들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정확히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넋두리 같은 쓸데없는 소리일까?

 

그러나 이같이 확실한 진리는 없다.

이 세상에 온 우리 모두는 반드시 언젠가는

이승을 떠나야만 하며 그 때가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이 분명한 진리가

인간의 마음에 큰 경종을 울리면서

과연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길을 제시해준다.

 

그런데, 삶을 애기하기도 바쁜 세상에

지금 왜 죽음을 말하고 있는가.

꽃피는 계절을 기다리고, 피는 꽃을 반가워하며,

꽃구경하러 지방 나들이까지 가게 되는 이유는

그 꽃들이 이제 곧 지기 때문이다.

 

 

계속 영원히 피어 있는 꽃이라면

소중히 감상할 맛도, 아쉬움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기에,

그리고 그 종점은 하루가 지나면 그만큼 가까이,

그러다가 문득 다가오는 것이기에.

낭비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함부로 빈둥빈둥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생의 끝이 있음을 잊지 않음으로 인해,

적어도 때때로 생각해 봄으로써 허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허무하지 않게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jpg

 

‘영원한 것과 순간적인 것을 가려 낼 수 있는 분별력’이야말로

허무하지 않은 삶으로 이끌어주는 등불이 되며,

생의 종착점에서 울려오는 종소리야말로 이 분별력을 일깨워 주고

그 깨달은 바대로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의지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다’는 속담이 있다.

다시 말해서 끝이 만일 나쁘다면

그 전에 좋았던 것이 다 소용없다는 얘기도 된다.

죽음을 맞는 순간은 살아온 일생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이 마감의 순간에

스스로 돌아보는 일평생이 어떠했는가에 따라

그 인생은 값어치 있는 것이 되기도 하고,

완전 실패요 허무한 것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긴 역사의 흐름과 비교해 볼 때,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 -

이것이 우리들의 공통된, 예외 없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만찬에 참석한 뒤 연예단원을 격려하고 있다..jpg

 

그렇다면 이 세상에 이렇게 머물다 가는 나그네가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평화스럽고 행복하고

후회 없는 마음으로 생의 여정을 돌아보며 마감할 수 있도록,

바로 그 심정으로 우리가 인생을 바라보고

그리 되도록 걸어갈 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값있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옮김, 編: 定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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