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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원 방문 수행 비서관의 이야기♣

작성자定久|작성시간13.11.28|조회수34 목록 댓글 0

                       ♣상지원 방문 수행 비서관의 이야기♣

 

♣상지원 방문 수행 비서관의 이야기♣

<1991-08-01 김두영(전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육 여사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돕는 일에 지성이었다.

성장기에 후덕했던 어머니 이경령 여사로부터

영향을 받은 탓도 있겠지만 남편이 거사한 혁명에 대한

공동의 무한 책임감이 더 크게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남편이 사랑하는 처자식을 두고 황천의 객이 될지도 모를

혁명에 뛰어든 것은 누가 무어라고 하 든

이 민족의 가난 때문이었다고 육 여사는 믿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이 나라 백성을 구해내는 일은 박 대통령과

육 여사의 사고와 행동의 시작이요 끝이었다.

 

 

1972년 9월6일, 날씨도 맑은 수요일이었다.

육 여사는 이날 전북 익산군 함열면에 있는

음성 나환자촌인 상지원을 방문했다.

그 전부터 육 여사는 전국에 있는 나환자촌을

여러 곳 방문했으며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71년 6월 경, 상지원 대표자의 부인이 그곳에

“부모 때문에 사회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자라는 미감아들이 60여명 살고 있다”는 소개와 함께

한번 방문해 달라는 편지를 육 여사에게 보냈다.

육 여사는 시간을 내어 꼭 한번 가보겠다는 친서를 그에게 보냈다.

 

 

그러나 청와대의 여러 가지 행사와 바쁜 일 때문에

차일피일하다가 몇 달이 지나가고 말았다.

육 여사가 오신다는 친서를 받은 상지원에서는

그 소문을 자랑삼아 이웃마을과 군청, 면사무소 등에 알렸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 육 여사가 오지 않자

인근 부락에서는 공연한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비웃기까지 했다.

 

상지원에서 다시 육 여사에게 편지가 왔다.

“여사님께서 이곳에 오신다는 것을

이웃 마을 사람들이 믿지 않습니다.

대통령 부인이 나환자촌에 어떻게 오시겠느냐며

우리들을 놀려대기까지 합니다.”

 

 

육 여사는 그 편지를 받은 이튿날 떠나기로 하였다.

극작가 이서구씨, 나협회장 차윤근씨, 양지회 총무 권옥순 여사

그리고 나 이렇게 가기로 되었다.

박 대통령의 배려로 헬리콥터를 타게 되었다.

상지원에도 급히 연락을 했다.

 

상지원에서는 국경일도 아닌데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고

학생들은 학교 마당에 줄을 서서

새마을 노래를 부르며 육 여사를 환영했다.

아마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로서는 최대의 환영과

애정의 표시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환영 대열 속에는 아기를 들쳐 업은 아낙네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새마을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있었다.

 

 

육 여사는 환영 나온 사람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었다.

비록 얼굴 모습과 손이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순수하고 진실하다는 것을 육 여사는 믿고 있었다.

육 여사는 상지원의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부엌 안까지 살펴가며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었다.

 

1971년 12월 전국의 나환자 정착촌 가운데서

37개 정착촌을 골라 양지회 회원들이 4백70여마리의

새끼 돼지를 사서 나누어준 일이 있었다.

상지원도 그 중의 하나였다.

 

▲1972년 9월 6일 상지원에서

돼지우리를 살펴보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육 여사는 한센씨병 환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그들의 정착마을에 씨돼지를 보내준 바 있다.

ⓒ 국가기록원

 

육 여사에게 오는 편지 가운데는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의 것이 많았는데 취직 부탁을 하거나

은행융자를 받도록 도와달라는 편지 같은 것은

육 여사에게 보여드리지 않고 대개 비서실에서

잘 타이르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그 이외의 편지는 내용을 불문하고

모두 육 여사가 직접 보았으며 일일이 편지마다

처리 지침을 적어 부속실로 내려 보냈다.

 

[글, 옮김, 編: 定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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