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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만 들키고 싶다

작성자복돌이(獲天下之福)|작성시간18.10.31|조회수54 목록 댓글 0

우리는

처음 얼마나 작게 시작 했던가

날아오르는 저 종이연을 
지탱해주는 가느다란 실처럼 


우리는 
얼마나 가늘게 매달려 살아왔던가 
얼마나 가늘게 시작했던가

막 지어낸 밥알이 맞붙어 있는 것처럼 

서로 놓지 못한 손목을 저 종이연에 매달고 
얼마나 함께하고 싶었던가 

얼마나 영원하길 바랬던가

 

이제 당신은 나에게 
꺼지지 않는 허기진 사랑이요 
차오르지 않는 공복이요 

내 생애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뼛속의 문신이라지만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긴 시간 너에게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내 그리움  당신에게만 들키고 싶은 
그 마음 때문에 내 그리움을 

당신에게만 들키고 싶다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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