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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영 출판국장 | |
얼마전 차관급 6명의 인사를 할때 일화입니다.
어느 청(廳)의 청장실에 직속 후배이자 부하간부가 들어섰습니다.
"청장님 이번에 K차관보님이 승진하셨답니다.
" 이런 보고에 서류를 읽던 그 청장은 "정말 잘됐네...
승진할때가 됐지...근데 어디로 간대?"고 되물었습니다.
K 차관보가 승진해 자기자리로 오는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된지 모른채 후배 승진을 축하했던 셈이죠.
저번에 다른 청장은 인사가 발표되던 시기에 연설중이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함께 있었던 2인자인 차장이 행사도중
전화를 받으러 나갔습니다.
행사도중, 그것도 청장님 연설중 차장이 전화를 받는 일은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지만,
전화 발신지가 청와대라는 통에 급히 받았다고 합니다.
전갈 내용은 당신이 청장으로 승진했다는 것이었죠. 청장은 그것도 모른채 연설중이었죠.
나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통보조차 없고, 승진하는 사람에게만 통보하는 인사방식을
보면서 몇달전 참담하기 그지 없었던 광경을 연상했다면 지나친 상상일까요.
백수가 되는 고위 공무원들에게 싸늘하고 냉혹하게 대하는 인사방식은 기득권층에
대한 현정권의 적대감을 감안할때 어쩌면 놀랄 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 정도로 오랜기간동안 고위직을 즐겼으면 비켜달라는 메시지라고 할수 있습니다.
한 자리 더하려고 더 이상 얼씬거리지 말라며 싹둑 인연을 끊겠다는 각오인지도 모릅니다.
반면 챙겨줄 사람은 확실히 챙겨주는 것인가요.
대통령 측근들이 선거에서 낙선한후 속속 청와대에 들어가고 있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많은 신문에 보도됐으니까요.
다만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대통령주재로 정부와 공기업의 혁신사례를
보고하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KOTRA 오영교 사장님이 최고로 떴답니다.
대통령께서 반드시 더 큰 일을 맡기겠다는 것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다지 일을 잘하는 줄 몰랐으나, 알고 보니 숨은 인재를 찾았다는 식의
인물평을한 다음 중용을 공개 약속했다는 겁니다.
그후 오사장님은 다음번 장관직을 보장받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이미 산업자원부 차관직을 거쳤기 때문에 중용한다면
이제 장관직 이상 밖에 없기 때문이죠.
물론 오사장님은 이제부터 시달릴 것입니다. 온갖 투서와 악성 루머로 그의 중용을
막기위한 공작이 동시에 누군가에 의해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직사회란 겉으론 젊잖은 척하지만 내부에선 별의별 치시한 공작과 음모가
난무하는 무대입니다. 앞으로 과연 대통령이 소신대로 그를 중용할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별하는 사람과는 찬바람, 칼바람나게 헤어지는 만큼, 새로 자기 품에 안을
사람과는 과연 화끈하고 감격스러운 포옹을 할 것인지.
